아시아대륙, 4번째 나라, 4번째 도시
옴의 갑작스러운 제안으로 시작된 데이투어.
처음 만나는 옴의 홍콩 친구들과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그건 기우였다.
이 친구들은 옴의 홍콩 버전으로 옴처럼 넉살이 좋아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우리 일행은 옴이 이끄는 대로 방콕의 수상 가옥이 있는 지역으로 이동했다.
일행 7명이 딱 맞게 탈 수 있는 작은 나무배가 강을 가르며, 강가로 이어진 집들을 뒤로하고 멀리 높고 화려한 빌딩 숲을 향해 달렸다.
배에서 내려 태국에서도 오래된 동네들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수상가옥들의 이층에 올라가서 강가를 내려다보기도 하고 중국계 태국인들이 모여 만들어진 동네도 구경했는데 더운 날씨에 골목 사이사이를 돌아다니다 지칠 때 즈음 할머니가 운영하고 손님들 대부분이 노인이던 100년 된 카페에서 시원한 커피와 음료도 마셨다.
관광객들 하나 없이 현지인들만 있는 지역을 한참 구경하고 나서 이동하기 전에 옴이 우리를 이 지역으로 데려온 이유를 말해줬다.
태국에서는 나름 여유 있게 살아가는 태국의 중산층으로서, 방콕의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들, 특히 낙후된 지역에 대한 관광상품을 개발해서 이 지역 현지인들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했다.
우리에게 투어를 해준 것이 그 시작이었고, 우리를 통해서 이것이 외국인들에게 매력이 있을지를 확인해 보는 시간이라 좋았다고 했다.
지금도 옴은 본인과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함께 "히든 방콕 보트 투어"라는 이름의 투어를 진행하며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어들일 만한데 알려지지 않은 장소들을 찾아 스토리텔링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오래된 동네 투어를 마친 후 일몰을 볼 수 있는 경치 좋은 카페로 이동을 하기로 했다.
이날 카페에서의 일몰도 정말 멋지고 좋았지만, 이동하는 과정이 더 신기해서 기억에 남는다.
툭툭을 타고 이동하기로 결정했는데, 네비가 없는 툭툭 기사님에게 태국어로 카페의 위치를 알려줄 수 있는 사람도, 바가지요금을 피하게 해 줄 수 있는 사람도 옴 한 명뿐이었다.
그 순간부터 옴이 갑자기 현지인 포스를 발휘하기 시작했는데, 약간의 비용을 더 드릴 테니 보통은 3-4명 탈 수 있는 툭툭에 7명을 모두 태워달라고 기사님한테 요청한 것이다.
탈 수만 있다면 태워준다는 기사님의 수락에 갑자기 툭툭 테트리스를 시작했다.
일행 대부분 남자여서 나는 가장 가장자리 남편 옆으로 자리했다.
(사실 말이 옆자리였지, 거의 남편의 무릎에 앉는 자세였다.)
이게 될까? 생각했는데 정말 됐다!
지금 생각하면 사고가 나거나 했으면 정말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때는 마냥 신기했던 거 같다.
"남편, 이게 된다고?? 우리 기네스북 올라야 하는 거 아냐?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