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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썬 Dec 03. 2024

스리랑카, 콜롬보 1

아시아대륙, 8번째 나라, 5번째 도시

탕갈레에서 콜롬보로 이동하였다.

마타라에서 갈아탄 고속버스는 좌석 컨디션이 좋았고, 에어컨이 잘 나와 시원했고, 고속도로를 달려 이동시간도 짧았다.

두 사람이 합쳐서 8천 원이 안 되는 저렴한 버스 요금임에도 일반버스가 몇백 원대로 비교가 안되게 저렴하다 보니 고속버스에 사람도 별로 없어 원하는 좌석을 골라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우리도 평소 같으면 비용을 아끼려고 일반버스를 탔겠지만, 여행기간이 길어지면서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비용을 더 들여서라도 일정을 변경하거나, 편안한 교통수단을 찾자는 게 원칙이 되었고, 그래서 이용한 고속버스가 부담이 전혀 없는 금액이라 더 좋았다.


콜롬보에 도착해서는 숙소에 짐만 풀고 바로 저녁식사를 위해 한식당을 찾아갔다.

오랜만에 얼큰한 국물이 먹고 싶어서 김치찌개와 육개장을 시켰는데 한국에서나 다른 한인들이 많은 나라만큼 음식이 맛있진 않아 다소 실망했다.


그래도 이미 시킨 음식, 한참 식사를 하던 중 반찬으로 나온 콩자반을 먹던 남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퉤."


입에서 뭔갈 뱉어냈는데 당황스럽게도 콩자반이 너무 딱딱해서 어금니가 깨졌다.

뎅기열 병치레 끝낸 지가 얼마나 됐다고 또 병원을 찾게 생긴 우리는 오래간만에 찾은 한식을 속상한 마음으로 꾸역꾸역 삼켰다.

겨우 식사를 마치고 늦은 시간에 주변에  문 연 치과가 있는지 검색을 했고, 우리가 갔던 한식당이 나름 번화한 곳에 있어서 다행히 한 곳을 찾을 수 있었다.


치과 정보를 찾자마자 지체하지 않고 계산을 한 후 바로 치과로 이동했다.

(이 한식당은 메뉴판 금액에 10% 부가세와 10% 서비스 비용을 추가 청구한 것과 이까지 깨진 일로 최악의 식당 중 하나로 우리 기억에 남아있다.)


치과가 문 닫기 직전에 도착해서 원래대로면 진료를 못 받았을 텐데 우리의 상황이 안쓰러웠는지 다른 치료는 못해주더라도 급한 대로 입안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깨져서 조각난 이는 부드럽게 갈아주었다. 그리고 약국을 찾아 또 헤맬 필요 없게 항생제와 진통제도 바로 처방해 줬다.



숙소로 돌아가려고 툭툭 기사를 찾아 걷는데 길가에 있는 농구 코트에서 농구하는 사람들을 보게 됐다. 

프로선수들의 경기였는지 나름 카메라 촬영까지 하고 있었는데 외국인인 우리가 코트의 철조망에 붙어서 농구를 구경하고 있으니 눈에 띄었는지 관계자가 출입문을 열어주고 안쪽 관람석에 앉아서 볼 수 있게 해 줬다.

계속된 병원 방문에 기분이 많이 다운되어 있던 남편이었는데 우연히 보게 된 농구 시합으로 기분이 좀 전환된 거 같아서 얼마나 다행이던지...


나중에 남편이 말해줬는데 뎅기열까지는 너무 큰 병이라 실감이 안 가고 여행하는 중 한 번은 병원에 갈 수 있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이가 깨지니 간신히 잡고 있던 멘탈이 같이 깨졌다고, 그래서 왜 집 놔두고 밖에서 사서 고생인가 싶고 여행을 멈추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나 고민을 했었다고 한다.


휴.. 우리 남편 흔들리는 멘탈 잡는데 농구가 큰 일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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