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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썬 Nov 28. 2024

스리랑카, 탕갈레 5

아시아대륙, 8번째 나라, 4번째 도시

다행히 남편은 많이 건강했던 사람이라 일주일간의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회복했다.

병원에 있는 동안 제대로 된 음식을 먹지 못한 채 링거를 통해서만 영양이 공급되어서 일주일 사이에 몸의 근육까지 빠지며 엄청 말랐지만, 죽을 수도 있는 병을 이겨내고 회복된 것만으로도 너무 다행이라 여겼고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양가 부모님께도 남편의 회복 소식을 전해 안심시켜 드렸다.

처음 양가 부모님께 소식을 전할 때 순간 너무 막막해서 울면서 소식을 전했다.

걱정되는 마음에 당장 오고 싶어도 한국에서 가까운 나라도 아니고 스리랑카에서도 시골 동네인지라 찾아올 수 없어서 한국에서 마음만 조리며 걱정하던 부모님들은 그 와중에 남편 옆에서 더 패닉 상태일 나를 진정시키기 위해서 괜찮아질 거라고 말씀하시고 조용히 기다리고 계셨다.



퇴원한 남편과 함께 숙소로 돌아가 에어비앤비 숙소 가족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했다.

이 가족이 없었으면 우리는 아무 준비도 못 한 채로 병원에 입원했어야 했을 것이고, 남편에게 먹을 걸 준비해 줄 수도 없었을 것이고, 한 번씩 숙소랑 병원을 왔다 갔다 해야 할 때 도움을 주시는 툭툭 기사님을 소개받지도 못했을 거라 정말 너무 감사했다. 식사 비용 등을 정산해 드린 것과 별개로 감사의 마음을 담은 사례금도 추가로 전달해 드렸다.


당장 다른 도시로 이동하기엔 남편의 체력이 조금 더 회복돼야 할 듯해서 숙박을 좀 더 연장하고, 남편이 먹고 싶어 하는 한국 음식 중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닭, 양파, 마늘로 해줄 수 있는 닭곰탕을 끓였다.

음식을 하는 취미가 없어서 할 줄 아는 음식이 한정적인데 낯선 주방에서 어떤 음식을 해야 하나 고만이 됐지만, 닭곰탕은 재료를 넣고 푹 끓이기만 해도 어느 정도 맛이 보장되는 음식이라 도전했다.

다행히 그동안 음식을 잘 못 먹었고, 특히나 아플 때 한국 음식을 너무 먹고 싶어 하던 남편인지라 굉장히 맛있어하며 남기지 않고 잘 먹었다.


처음 남편이 아프고, 입원해 있는 동안엔 너무나 끔찍하고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 시간 가운데서도 우리를 본인들의 일처럼 돕던 숙소 가족들과 툭툭 기사님 덕분에 마음이 따뜻해졌던 탕갈레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할 때가 되었다.


원래는 탕갈레 이후로도 스리랑카 내에 더 많은 도시를 여행하려 했지만 한식을 먹고 싶어 하는 남편을 위해서 큰 도시, 스리랑카의 수도인 콜롬보로 이동하기로 했다.


컨디션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특히 고열로 시달렸던 남편이 에어컨이 없는 스리랑카의 일반버스를 장시간 타는 것은 무리가 될 거 같아서 에어컨 버스를 알아보았고, 마타라라고 하는 큰 버스터미널이 있는 지역에서 콜롬보까지 가는 고속버스를 타기로 했다.


스리랑카에서 처음 타보는 고속버스가 어떤 컨디션일지, 마타라에서 버스 환승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을지 다시 이동의 긴장감을 안은 채로 새 도시로의 이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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