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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썬 Dec 10. 2024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

아프리카대륙, 1번째 나라, 1번째 도시

아프리카 대륙을 처음 간 건 남편과 내가 같이 다니던 교회에서 선교로 갔던 탄자니아였다. 

워낙 멀고 다른 여행지에 비해서 항공료도 비싸다 보니 다시 오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세계 일주를 하면서 다시 탄자니아 땅을 밟게 되었다.


아프리카 나라를 갈 때 꼭 맞아야 하는 황열병 예방접종은 한번 맞으면 10년이 유효한데, 우리가 여행할 때쯤엔 평생 유효한 것으로 바뀌었다. 바뀌지 않았다 해도 우린 5년 전 선교를 준비하며 받았던 노란색 예방접종 확인증을 제출하면 돼서 예방 접종을 다시 할 필요가 없었다.(아프기도 엄청 아픈데 잘됐다)


많은 아프리카 나라에서 받고 있는 도착비자(aka 입국허가비) 비용 1인당 50달러를 내기 위해 줄을 서느라 입국 시간이 좀 오래 걸렸지만 절차 자체는 큰 문제없이 탄자니아의 수도 다르에스살람에 도착했다. 

다르에스살람 시내와는 떨어져 있는 선교사님의 집으로 가기 위해서 공항으로 픽업 나와주신 선교사님의 차를 타고 이동했다. 오랜만에 만난 선교사님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 차 안에서 근황을 나눴다.


탄자니아의 여행 기간 중 다르에스살람에 있는 동안엔 자유 여행보다는 전에 우리가 선교로 왔던 곳과 선교사님이 직접 설립하고 또 교장선생님으로 계시는 비전스쿨에서 손이 필요한 일을 돕기로 했다.



다음날 찾은 킹스 비전스쿨은 5년 동안 굉장히 많이 변해있었다.

우리가 다녀간 이후에도 많은 도움의 손길이 있었다고 하는데 건물의 틀만 있던 곳들에 교실이 갖춰져 있었고, 건물과 벽면도 벽화마을처럼 예쁘게 칠해져 있었다. 

화장실도 식당으로 쓰던 공간 옆에 남녀 한 칸씩, 문 대신 천이 달려있었는데 이제는 제대로 된 문과 시설이 갖추어져 있었다.



탄자니아는 중학교만 졸업해도 교육 수준이 높은 편이고 영어도 잘할 수 있어서 취업의 기회를 충분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경제적인 이유로, 그리고 여학생 같은 경우는 이른 나이에 임신을 하게 되면서 교육의 기회를 잃곤 한다. 

탄자니아의 발전을 위해서는 기부금을 통한 돈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국민들이 무지를 벗어내야 하기 때문에 어린 세대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낯선 아프리카 땅에 학교를 세우자 결심하고, 아무것도 없던 곳에 건물 틀을 쌓고 학생들에게 저렴하거나 무상으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선교사님의 모습이 또다시 대단하게 느껴졌다.


우리는 선교사님을 따라 매일 학교에 함께 등교해서 그때그때 선교사님이 부탁하신 자잘한 일들을 하고, 현지 선생님들과 학생들을 만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또 선교사님을 따라다니며 같은 뜻을 가지고 함께 탄자니아에 대학을 세우고 계신 다른 선교사님들도 만났는데, 학교 설립이라는 비전 하나를 갖고 결혼하자마자 아무것도 없고 말도 잘 통하지 않는 탄자니아에 와서 아이들이 다 자라서 본인들의 삶을 향해 떠나기까지 한 곳에서 그 자리를 지키고 계신 분들이었다.


길에서 물건을 팔고 있는 어린아이들을 보면서 안쓰러워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 일요일 아침 새벽 날이 더워지기 전에 바다 옆에서 드려지는 바다 예배에 온 어린아이들에게 빵과 우유를 나눠주면서 한 명씩 꼬옥 안아주시던 모습, 여전히 청년처럼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논쟁을 하고 직접 몸으로 움직이는 모습, 자녀들 얘기하실 땐 얼굴에 웃음기를 띠고 행복해하시면서도 그리워하시는 모습들을 보았다.


삶의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그 방향을 향해서 여전히 나아가고 계신 그분들을 보면서 이제 결혼한 지 1년 차였던 우리도 어떤 방향으로 결혼생활을 해나가고 삶을 살아갈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시 찾아오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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