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대륙, 1번째 나라, 2번째 도시
잔지바르 섬으로 들어가기 위해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우리가 머물던 동네, 키캄보니에서 다르에스살람 시내를 수차례 왕복하면서 출퇴근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페리가 있는데 금액이 두 사람 합쳐서 한국 돈 200원밖에 되지 않으면서 차 타고 시내를 이동하는 것보다 시간은 짧게 걸려서 우리는 페리를 타고 일단 시내로 이동하기로 했다.
키캄보니의 페리 선착장까지 우리를 데려다주신 선교사님과 작별 인사를 하고 다시 우리 둘만의 여정을 시작했다.
다르에스살람 시내 선착장에서 잔지바르로 가는 페리 티켓을 구매하려고 하니 회사 종류도 많고, 걸리는 시간에 따라 금액이 달랐다.
그리고 현지인, 외국인 금액도 달랐는데 외국인 금액이 더 비싼 데다가 탄자니아 돈인 실링이 아닌 달러로 티켓을 구매해야 했다.
남아있는 티켓 중에서 좀 저렴한 페리가 3시간 30분에 1인당 20불이고 비싼 페리가 2시간에 1인당 35불이었는데 뱃멀미로 고생해서 기운이 빠지면 말라리아에 걸리기가 더 쉽다는 선교사님들의 조언을 기억하고 조금 비싸더라도 소요시간이 덜 걸리는 킬리만자로 패스트 페리 티켓을 구매했고 일반석도 에어컨이 있어 시원하게 잔지바르로 이동했다.
잔지바르는 탄자니아에 속해 있으면서도 출입국 신고를 따로 해야 해서 신고서를 작성하고 입국 절차를 밟아야 한다.
잔지바르도 예전에 왔었던 선교 때 다르에스살람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이곳 선교사님 댁에 잠시 방문해서 1박 2일을 지냈는데 그때 정말 아름다웠던 기억에 다시 한번 방문했고 이번엔 아쉽지 않게 4박 5일을 지내면서 섬 곳곳을 샅샅이 구경하고 다니기로 했다.
우리 숙소는 잔지바르의 스톤타운에 있어 페리 터미널에서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였다. 배낭 메고 걷기엔 좀 힘들었지만 어차피 골목길이라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서 들어가기도 애매했고, 다시 찾은 잔지바르의 반가움에 둘 다 약간 신나 있던 상태라 한껏 들뜬 기분으로 열심히 걸었다.
숙소의 체크인 시간까지 시간이 남아 숙소 가는 길목의 카페에 들어가서 시간을 보내려던 우리는 한 카페의 메뉴를 확인하고 다른 곳을 둘러볼 필요도 없이 거기로 정했는데 그 카페는 바로 해리포터 버터비어 라떼를 판매하는 후룸지니 무비 카페(Hurumzini movie cafe)였다.
해리포터 덕후인 나는 당연히 좋았고, 남편도 잔지바르에 이런 컨셉의 카페가 있는 게 재밌다며 좋아했다.
드디어 도착한 우리의 잔지바르 숙소는 스톤타운의 상가들 사이, 한 출입문을 통해서 들어가면 좁은 3층짜리 건물 구조가 나오는 에어비앤비 숙소였다.
우리 방은 3층에 있었는데 계단이 생각보다 가파르고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잔지바르다 보니 집이 많이 어두워서 배낭을 메고 뒤로 넘어가지 않도록 조심해서 걸어야 했다.
또 우리는 집전체를 예약했는데 막상 가보니 아래층은 다른 집주인이 있는지 다른 여행객이 이용 중이었고, 2층의 화장실과 욕실을 함께 써야 해서 당황했지만 워낙 저렴하게 예매했고 공용 욕실인걸 제외하면 방은 꽤 넓고 위치도 좋아서 컴플레인 없이 그냥 이용하기로 했다.
세련된 호텔보단 불편하지만 그래도 방의 조명과 천장의 모습이 멋져 남편의 촬영욕심을 불렀고, 2층의 화장실과 욕실은 건물이 'ㅁ'자 모양의 중앙처럼 비워져 있는 구조여서 그런지 실내인데 실외인 거 같고 현지의 느낌이 많이 나서 재밌었다.
화장실 갈 때마다 무서워서 남편을 데리고 갔지만...
새로운 여행지를 찾아가는 것도 좋아하지만 호주편(호주, 멜버른 1)에서 얘기한 것처럼 이전에 갔던 여행지에 다시 방문하는 추억여행도 좋아하기 때문에 우리의 잔지바르 여행은 선교 때 가봤던 스톤타운의 장소들을 한 곳 씩 다시 가보는 것으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