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대륙, 9번째 나라, 3번째 도시
드디어 페트라를 가는 날!
전날 예약했던 숙소의 셔틀 서비스를 이용해서 페트라 앞에 도착했다.
우리는 1인당 50 디나르(=약 8만 원)를 주고 페트라 1일 입장권을 구매했다.
현지인의 입장료에 비해서 50배나 되는 외국인 입장료를 내면서 속이 쓰렸지만 "요르단도 돈 벌어야지, 신비로운 고대 유적을 보는 대가니 아까워하지 말자"라고 남편과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페트라에 들어서자 협곡까지 공짜로 말을 태워준다는 사람들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티켓에도 말탑승이 무료라고 적혀있어서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우리는 이미 블로그를 통해서 말 탑승비는 무료지만 팁을 요구하고 본인들이 요구하는 액수의 팁을 주지 않으면 말에서 내려주지 않는 상술이라는 정보를 알고 있었기에 앞만 보고 걸었다.
입구부터 협곡과 인디아나 존스의 촬영지인 알 카즈네까지 걷는데 돌의 모양과 색이 굉장히 신비로웠고, 거대한 바위 사이를 걷다 보니 그늘이 있어 더위도 느껴지지 않았다.
페트라 걸을만하다고 거만해지던 우리가 작아진 건 알 카즈네를 지나고 나서부터였는데 끝이 없어 보이는 사막 같은 광활한 평지에 중간중간 저걸 고대에 어떻게 만들었을까 싶은 건축물들이 이어져있었다.
우리가 언제 페트라를 다시 올까 싶고, 다시 오더라도 지금처럼 젊을 때가 아닐 거라는 생각에 페트라의 주요 포인트만 볼 수 있는 왕복 8km의 천천히 구경하면서 이동하면 3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메인 코스 대신 중간중간 샛길로 나있는 코스들까지 모두 돌아보기로 했다.
무덤들, 희생의 제단(High Place of Sacrifice) 등을 지나 충분한 시간을 들여 구석구석을 구경하다 보니 페트라 입구에서 가장 멀면서 동시에 큰 건축물 중 하나인 수도원까지 4시간 30분이 걸려 도착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메인 길로만 왔는데도 한낮의 더위에 지쳐서 그늘을 찾아 쉬면서 이동하다 보니 3시간이 걸려 입구까지 돌아올 수 있었다.
2일권을 끊어서 보기도 하는 페트라를 총 7시간 반에 걸쳐서 하루 만에 보다니!
원래도 운동을 좋아하고 체력관리를 잘하는 남편은 말할 것도 없고, 여행할 때면 상황에 따라 적게 먹어도 넘치는 힘으로 지치지 않고 돌아다녀서 남편이 "저비용 고효율"이라고 별명까지 붙여준 나까지 지금이라면 절대 못할 거 같은 강행군이 그땐 다 가능했다.
심지어 숙소로 돌아와 바로 뻗지도 않고 또 동네를 돌아다니며 저녁까지 밖에서 사 먹었다.
아직도 페인트 냄새가 진동을 하는 숙소로 돌아와서 남편과 종일 찍은 사진과 영상들을 정리하면서 암만으로 떠날 준비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