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이스탄불 4

아시아대륙, 11번째 나라, 1번째 도시

by 해피썬

튀르키예 일주를 시작하기 위해서 야간 버스를 타고 이스탄불을 떠나는 날이 되었다.

이 날은 오머의 집이 있는 아시아 지역을 구경하기로 했다.


오머에게 근처에 가볼 만한 곳을 추천해 달라 하니 이스탄불 장난감 박물관(Toy Museum)을 추천해 주길래 이때만 해도 그냥 농담인 줄 알았는데 집에서 굉장히 가까운 위치, 주택가 중간에 커다란 장난감 병정이 세워진 박물관이 있었다.


튀르키예의 유명한 시인인 수나이아킨(Sunay Akin)이 세운 튀르키예 최초이자 유일한 개인 장난감 박물관에는 그가 수집하고 관리한 다양한 나라의 장난감 1,800개 이상이 전시되어 있고, 각 방마다 다른 테마가 있어서 구경하면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처음에 들어갈 때만 해도 1인당 터키현지돈 12리라(원화 4,000원) 정도를 내고 들어가야 한다는 게 아깝게 느껴졌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거 내가 어릴 때 갖고 놀았던 거다, 이런 것까지 있다고?' 등의 감탄사가 나왔다. 학교에서 단체 관람을 온 것으로 추정되는 학생들 무리보다 나와 남편이 더 푹 빠져서 전시된 장난감들을 구경했다.



구경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 장을 보러 마트에 들렀다.

튀르키예 일주를 시작하기 전에 고마운 오머 가족을 위해서 저녁을 대접하기로 했고, 그 해에 방영됐던 티브이예능 "윤식당(시즌1)"의 메뉴 불고기덮밥과 남편표 계란말이를 메뉴로 정했다.

동네 식료품 가게에서 야채와 계란을 사는 것까지는 어렵지 않았는데 정육점에 가서 고기를 사려갔다가 난관을 맞았다.


그날의 메뉴는 비밀이었기 때문에 오머의 도움 없이 고기를 구매하려 했는데 현지인 동네에 있는 정육점이어서 영어를 하는 직원이 없었다. 고기마다 표시도 모두 튀르키예어로 되어있었는데 내가 생고기를 보면서 이건 어느 고기의 무슨 부위라는 것을 바로 알아볼 수 있는 요리의 고수도 아닌 데다가 정육점의 고기들이 대부분 큰 덩어리로 되어 있어서 불고기용으로 얇게 잘라달라는 말을 하는 게 쉽지가 않았다.

다행히 튀르키예의 정육점엔 소고기, 양고기, 닭고기 정도만 있어 소고기를 고른 후 불고기 사진을 검색해서 보여주고, 손짓발짓을 한 후에야 우리가 원하는 만큼의 불고기용 고기를 구매할 수 있었다.


그렇게 사온 재료를 손질해서 나는 불고기 덮밥을 만들고, 남편은 계란말이를 만들어 저녁을 대접했다. 다행히 오머와 그 아내 모두 우리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잘 먹고, 불고기의 경우 레시피를 물어볼 정도로 반응이 좋아서 음식을 준비한 보람이 느껴졌다.



버스 타러 가기 전까지 튀르키예 일주를 위해서 가져갈 짐과, 오머네 맡기고 갈 짐을 나눠서 정리한 후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이 나라의 교통편에 대해서는 많은 정보를 알아본 게 아니고, 앞으로의 유럽여행에서는 야간버스를 이용할 상황이 많을 예정이라 야간 버스의 컨디션이 어떨까 싶었는데 워낙 땅이 넓은 나라인지라 튀르키예 내 장거리 여행을 위한 버스는 우리나라 우등버스랑 비슷한 컨디션으로 좌석이 꽤 넓은 편이었고, 좌석마다 작은 모니터 화면이 있었다. 11시간이 걸리는 여정이다 보니 간단한 스낵과 물도 제공했다.

버스에 탑승한 지 30분 만에 다음 도시에 대한 설레는 마음은 사라지고 어느새 잠이 들어 휴게소를 들린 두 번을 제외하고는 푹 잘 자고 다음 도시인 카파도키아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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