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화나게 하는 사람들 19.
(재업)
소리는 작다.
그래서 처음엔 잘 안 들린다.
딱딱—
금속이 튀는 소리.
고개를 들면
사무실이다.
책상, 모니터, 서류.
일하는 공간에 있어야 할 것들이
다 있다.
그런데 발이 보인다.
신발은 벗겨져 있고
의자는 살짝 뒤로 빠져 있다.
자세는 꽤 편안하다.
딱.
딱.
손톱이 아니라
발톱이라는 걸
소리로 먼저 알게 된다.
조금 더 둔하고
조금 더 확실하다.
그 사람은 집중하고 있다.
회의도 아니고
통화도 아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발톱의 모서리다.
조각이 튄다.
어디로 갔는지는 모른다.
바닥일 수도 있고
책상 아래일 수도 있다.
아무도 확인하지 않는다.
사무실은
공용 공간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일은
집에 두고 온다.
신발, 양치,
그리고 이런 것들.
하지만 그 사람은
경계를 잘 느끼지 못한다.
여기가 집인지
회사인지
굳이 나누지 않는다.
주변은 조용하다.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발톱을 깎지 말라고 말하는 순간
이상한 사람이 되는 건
늘 지적하는 쪽이다.
나는 키보드를 친다.
괜히 소리를 낸다.
딱—
딱—
방금의 소리를
덮어보려는 것처럼.
발톱은 정리됐을 것이다.
업무는 그대로 남아 있고
공기는 조금 달라졌다.
사무실에서
발톱을 깎는다는 건
시간이 없어서라기보다
같이 일하고 있다는 감각이
조금 없는 쪽에 가깝다.
그걸 굳이 말하지 않아도
딱딱거리는 소리가
이미 다 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