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을 질질 끌고 다니는 사람들

나를 화나게 하는 사람들 3.

by 소년의 초상

걸음이 먼저가 아니라
소리가 먼저 나온다.


찍찍.




발을 드는 대신
바닥을 밀고 걷는 방식이다.
신발은 보호구가 아니라
도구처럼 쓰인다.


찍찍.


속도는 늘 비슷하다.
앞지르기도 애매하고
뒤로 빠지기도 애매하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멈춰도

최소 한 번은 더 끈다.


찍.


걷는 습관이 아니라
마무리 동작처럼.


찍.


뒤축은 이미 평평하다.
새 신발이 그렇게 되는 데
얼마나 걸렸는지는
궁금하지 않다.


사람들은 딱히 별말이 없다.
나처럼 모르는 척하는 걸까.

아님 둔한 걸까.


다시 확인해 본다.

잘 걷는다는 건
타인을 의식하는 문제라는 걸.
나처럼.

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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