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세계 최고의 스타트업 강국

by 임 윤

스타트업의 성지, 실리콘밸리는 어떻게 형성되었나


실리콘밸리는 구글, 애플, 엔비디아 등 내로라하는 빅테크는 물론 유수의 스타트업들이 몰려 있으면서 전 세계의 첨단기술과 산업을 선도하는 곳이다. 자연히 전 세계 많은 인재들이 원대한 꿈과 비전을 안고 이곳으로 몰려든다. 실리콘밸리는 스타트업의 성지와 같은 곳이다. 실리콘밸리 빅테크의 거의 대부분은 이곳에서 조그만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세계적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금도 실리콘밸리 도시나 스탠퍼드 대학의 카페테리아에서는 사업 아이디어에 대해 열심히 토론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 1호 스타트업’인 휴렛 팩커드(HP)가 설립된 1930년대 말의 상황은 지금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당시 미국 서부에는 우수 인력들이 일할 만한 데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에 서부 소재 대학의 학생들은 졸업하면 직장을 찾아 기업이 많은 동부로 떠나곤 했다. HP의 공동 창업자인 데이비드 팩커드(David Packard)도 스탠퍼드를 졸업한 후 제너럴 일렉트릭(GE)에 취직해 뉴욕주에 있는 스키넥터디(Schenectady)로 이주했다. 그러니까 당시 미국 서부는 동부에 비해 일자리가 부족하고 소득 수준도 낮았던 것이다. 앞서 기업가정신은 일반적으로 소득 수준이 낮은 국가에서 높게 나타난다는 것을 살펴봤다. 어떻게 보면 1930년대 미국 서부는 동부보다 기업가정신이 더 높게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동부 대기업에 취직하는 선택지가 있었기 때문에 서부의 인력들이 동부로 계속 빠져나가기만 할 뿐 서부의 일자리나 경제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스탠퍼드 공과대학의 프레더릭 터먼(Frederic Terman)[1] 교수는 이런 현실이 안타까웠다. 터먼 교수는 동부 지역과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첫째, 당시 MIT 등 동부 대학에 비해 경쟁력이 낮았던 스탠퍼드를 발전시키기 위해 소수 학문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는 이른바 ‘첨탑 건설(steeple building)’에 주력했다. 한정된 자원으로 모든 학문 분야를 고루 발전시킬 수 없으니 적어도 몇몇 분야만큼은 첨탑처럼 뛰어나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둘째, 터먼 교수는 늘 학생들에게 동부로 가서 취업하지 말고 서부에서 창업할 것을 권유했다. 학생들에게 기업가정신을 고취했던 것이다. 터먼 교수의 이런 열정은 두 제자인 빌 휴렛(Bill Hewlett)과 데이비드 팩커드의 HP 창업으로 이어졌다. 당시 HP가 창업됐던 차고 앞에는 ‘실리콘밸리의 발상지(Birthplace of “Silicon Valley”)’라는 명판이 서 있다. 셋째, 스탠퍼드 대학과 지역 기업 간 산학협력을 강화했다. 대학 교수들의 기업 자문 혹은 이사회 참여를 촉구하고 기업으로의 기술 이전을 제도적으로 용이하게 했다. 대학의 연구 성과가 지역 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게 한 것이다. 넷째, 스탠퍼드 대학 내에 ‘스탠퍼드 산업단지(Stanford Industrial Park)’를 조성해 첨단 기업들을 유치했다. 산업단지로는 미국에서 최초로 시도한 것이었으며, 당시 스탠퍼드 대학이 제시한 조건은 99년의 임대 기간과 토지세에도 못 미치는 헐값 임대료였다[2]. 이런 좋은 조건 때문에 이내 수십 개의 산업체가 입주했다. 터먼 교수의 이러한 열정과 노력은 실리콘밸리 형성의 밑거름이 되었다. 그래서 오늘날 터먼 교수는 ‘실리콘밸리의 아버지(father of Silicon Valley)’라 불린다.

‘실리콘밸리의 아버지’라 불리는 인물이 한 명 더 있는데, 진공관을 대체하는 트랜지스터(transistor)를 발명한 공로로 1956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윌리엄 쇼클리(William Shockley)이다. 쇼클리는 1947년 뉴저지주에 있는 AT&T의 중앙연구소인 벨 연구소(Bell Laboratories)에서 월터 브래튼(Walter Brattain), 존 바딘(John Bardeen)과 함께 세계 최초의 트랜지스터를 개발했지만, 독단적이고 편집증적인 성격 때문에 회사에 적응하지 못했다. 결국 그는 퇴사한 후 그가 자란 캘리포니아주로 돌아와 1955년 마운틴 뷰(Mountain View)에 ‘쇼클리 반도체 연구소(Shockley Semiconductor Laboratory)’를 설립했다. 그는 반도체 연구를 위해 젊고 유능한 인재들을 고용했지만 그의 성격이 문제였다. 마침내 1957년 그의 성격과 경영방식에 반감을 가진 8명이 회사를 뛰쳐나가 페어차일드 반도체(Fairchild Semiconductor)를 설립했다. 페어차일드 반도체는 1959년 상업적으로 생산 가능한 실리콘 기반의 집적회로(Integrated Circuit, IC)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3] 등 아날로그 집적회로 기술을 선도하며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쇼클리는 이들을 ‘8명의 배신자(Traitorous eight)’라고 비난했지만, 이들이 만든 페어차일드 반도체는 훗날 인텔[4], AMD 등 많은 반도체 회사의 창업자들을 배출해 실리콘밸리의 창업 사관학교와 같은 역할을 했다. 하나의 모세포에서 많은 세포들이 생겨나는 세포분열처럼 쇼클리 반도체 연구소에서 떨어져 나온 페어차일드 반도체로부터 많은 반도체 회사들이 생겨난 것이다.

그러니까 터먼 교수는 첨단 산업의 불모지였던 샌프란시스코만 일대(Bay Area)를 스타트업 창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토양으로 만들었고, 쇼클리는 당시 동부와 텍사스가 중심이었던 반도체 산업이 이곳에서도 뿌리내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듦으로써 오늘날 이 지역이 실리콘밸리라는 이름으로 불려지게 된 것이다.



실리콘밸리는 왜 복제될 수 없나


전 세계 많은 국가와 도시들이 실리콘밸리를 벤치마킹하고 자신들의 국가와 도시에 실리콘밸리를 복제하려고 노력해 왔지만 아직까지 뚜렷하게 성공한 사례는 없다. 저마다의 국가와 도시에서 ‘실리콘밸리의 아버지’인 터만 교수가 쏟았던 열정과 노력을 따라 해 보았지만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인재 육성, 창업 자금 지원, 산학 협력 강화, 혁신 단지 조성 등 전 세계 국가와 도시들이 시행하는 스타트업 창업 활성화 정책과 방안은 서로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는 자금, 기술, 인프라 등과 같이 눈에 보이는 물리적 방안에만 초점을 맞춘 것일지도 모른다.

터먼 교수의 많은 노력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것은 학생들에게 기업가정신을 일깨워준 것이었다. ‘실리콘밸리의 발상지’라는 명판이 터먼 교수의 연구실이나 스탠퍼드 산업단지, 쇼클리 반도체 연구소[5]가 아닌 HP가 창업됐던 차고 앞에 서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HP의 창업 차고는 1987년 캘리포니아주 사적지(California Registered Historical Landmark No.976)로 지정된데 이어, 2007년에는 미국의 국가 사적지(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로 등재됐다. 미국의 국가 사적을 지정하고 관리하는 국립공원관리청(National Park Service)[6]의 역사학자인 폴 루시그난(Paul Lusignan)은 “이 차고가 상징하는 것은 기업가정신(What this building represents is entrepreneurship)”이라고 등재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7]. HP의 역사에는 이 차고처럼 의미 있고 중요한 건물들이 많지만, 기업가정신을 상징하는 것은 이 차고 하나라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발상지’라는 명판이 서 있는 HP의 창업 차고가 기업가정신을 상징한다면, 실리콘밸리는 곧 기업가정신에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큰 강들이 마르지 않는 저마다의 발원지가 있는 것처럼 실리콘밸리는 기업가정신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성장해 왔다. 기업가정신이 마르지 않는다면 실리콘밸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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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2.1) HP의 창업 차고에 있는 ‘실리콘밸리의 발상지’라는 명판[8]


사실 엄밀히 말하면 HP는 ‘실리콘밸리 1호 스타트업’이라고 할 수는 없다. HP 창업(1939년)보다 30년 앞선 1909년 스탠퍼드 졸업생인 시릴 엘웰(Cyril Elwell)에 의해 팰로앨토(Palo Alto)에서 ‘페더럴 텔레그래프 컴퍼니(Federal Telegraph Company, FTC)'가 창업되었기 때문이다. FTC의 연구소가 있던 자리도 캘리포니아주 사적지(California Registered Historical Landmark No.836)로 지정되었으며, 그 자리에는 당시의 연구소 이름(Electronics Research Laboratory)을 새긴 명판이 서 있다. 명판에는 3극 진공관[9]의 발명가인 리 드 포리스트(Lee de Forest)가 1911~1913년 이곳에 재직하면서 세계 최초로 진공관 증폭기(vacuum tube amplifier)와 발진기(oscillator)를 고안함으로써 ‘전자공학의 시대(electronics age)’를 열었다고 적혀 있다. FTC 연구소 자리에 있는 명판은 전자공학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리 드 포리스트의 업적을 조명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2018년 미국전기전자학회(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 IEEE)가 쇼클리 반도체 연구소 자리에 만들어 붙인 명판(Birthplace of Silicon Valley, 1956)은 ‘실리콘밸리의 아버지’라 불리는 쇼클리를 기리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HP의 창업 차고 앞에 있는 ‘실리콘밸리의 발상지’라는 명판은 HP의 두 창업자를 기리는 것도 아니고, HP의 역사성을 나타내는 것도 아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HP 차고 앞 명판을 찾아가지만, 그들은 그 앞에서 HP 창업자의 일대기나 HP에 대해 생각하기보다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들의 회사를 일군 기업가정신에 대해 생각할 것이다.

한편 ‘실리콘밸리의 발상지’라는 명판이 HP의 창업 차고 앞에 서 있는 것은 차고 창업이라는 극적인 이야기와 기업가정신이 딱 맞아떨어진 것도 있지만, 차고에서 미약하게 시작했던 HP가 나중에 창대하게 성공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대공황(Great Depression)의 막바지였던 1939년 차고에서 시작한 HP는 이듬해 바로 제대로 된 건물을 임대해 옮겨 갔고 1942년에는 자체 건물을 짓기 시작했다. 1940년 1명이었던 전일제(full time) 정규직은 1945년 144명으로 늘어났다. 2차 세계대전으로 군용 전자장비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었다[10]. 이런 초창기 빠른 성공을 기반으로 HP는 실리콘밸리의 대표 기업이 되었다.

만약 HP가 차고 창업 이후 별다른 성과 없이 폐업했다면 ‘실리콘밸리의 발상지’라는 명판은 HP 차고 앞에 없었을 것이다. HP가 실리콘밸리의 대표 기업으로 성공했기 때문에 HP의 창업 차고는 ‘실리콘밸리의 발상지’가 될 수 있었다. HP의 차고 창업이 기업가정신을 대변한다면, HP의 성공은 실리콘밸리의 후배 창업가들이 목표로 하는 성공 모델 역할을 했다. 1960~1970년대 HP는 실리콘밸리 인재들이 선망하는 기업이었다. 애플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고등학생 시절 HP의 창업자 중 한 사람인 빌 휴렛의 전화번호를 전화번호부에서 찾아 무작정 전화를 했던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11]. 당시 스티브 잡스는 ‘주파수 카운터’라는 전자 회로를 만들고 있었는데 부품이 없어 빌 휴렛에게 HP에서 남는 부품을 좀 달라고 할 심산이었다. 전화를 받은 휴렛은 처음에는 놀랐지만, 이내 잡스와 진지하게 20여 분간 통화하였고 부품을 주는 것은 물론 인턴으로 일할 기회까지 주었다. 훗날 잡스는 당시의 인턴 경험이 꿈만 같았다고 술회했다. 그런데, 애플의 또 다른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Steve Gary Wozniak)도 HP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으니 HP가 애플의 창업에 크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겠다.

결국 실리콘밸리는 터먼 교수가 기업가정신을 고취시킨 두 제자가 HP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해 지역의 대표 기업으로 키운 성공 신화를 만들어 냄으로써 형성되기 시작했다. 다른 국가나 도시가 실리콘밸리를 온전히 복제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런 동적 메커니즘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실리콘밸리처럼 스타트업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자금, 기술, 인프라 등 창업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의 인재들이 적극적으로 창업에 나설 수 있도록 기업가정신을 고취하는 것과 잠재적 창업가들이 뒤따를 수 있는 성공 신화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기업가정신을 고취하고 성공 신화를 만드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고소득 국가임에도 스타트업 창업이 활발한 이유


앞서 국민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기업가정신이 약화되는 것은 거의 모든 국가에서 발생하는 일반적 현상임을 살펴봤다. 미국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기업가정신의 지표인 자영업자 비율의 경우, 미국도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한 이래 지속적으로 감소하다가 1970년대 들어 감소세가 반전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글로벌 기업가정신 모니터(GEM)의 총초기기업가활동(TEA) 비율에서 알 수 있듯이 다른 고소득 국가들에 비해 스타트업 창업이 활발하다. 또한 유니콘 기업 수에서도 미국은 압도적인 세계 1위이다.

2024년 9월 말 기준 미국의 인구 백만 명 당 유니콘 기업 수는 1.96개로 영국(0.79개), 캐나다(0.51개), 프랑스(0.41개), 독일(0.37개), 일본(0.07개) 등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월등히 많다. 유니콘 기업 수가 많다는 것은 스타트업 창업이 활발하다는 것이 전제가 돼야 한다. 그렇다면 왜 미국은 고소득 국가임에도 스타트업 창업이 활발하고 유니콘 기업이 많은 것일까?

이에 대한 대답으로 어렵지 않게 미국의 우수한 창업 생태계를 떠올릴 것이다. 스타트업 관련 조사기관들이 매긴 창업 생태계 순위를 보면 국가 단위로는 미국이, 도시 단위로는 실리콘밸리의 거점인 샌프란시스코가 항상 1 위거나 최상위권에 있기 때문이다. 흔히 조사기관들은 투자 자금, 인력, 기술 등 평가 항목별로 점수를 산정하고 이들을 종합한 총점으로 창업 생태계의 순위를 매긴다. 그런데 평가 항목에는 창업 건수, 유니콘 기업 수 등 성과(결과) 지표들도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이런 성과 지표들이 반영된 창업 생태계 순위로 스타트업 창업이 활발한 이유를 설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고소득 국가임에도 미국에서 스타트업 창업이 활발한 이유는 다른 고소득 국가들에 비해 독특한 미국의 환경적 특수성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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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유니콘 기업 수는 2004년 9월 CB Insights, 인구는 2024년 UN 추계

(표 3.2.1) 유니콘 기업 보유 국가별 순위


① 기업가정신을 장려하는 사회문화적 규범


인간은 자신이 속한 사회와 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인간이 어떤 행동을 하거나 무엇을 판단할 때 마땅히 고려하고 따라야 할 준거 기준을 규범(norm)이라 한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이 사회문화적 규범의 영향 하에 살고 있다. 즉, 사회 속에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한 인간은 다른 사회 구성원들의 시선이나 평가를 의식하며 판단하고 행동한다. 인간이 지구상에 사는 한 지구 중력의 영향을 받고 살 수밖에 없는 것과 같다. 그런데, 규범은 전 세계적으로 똑같지 않고 사회마다, 문화마다 다르며, 고정불변하지 않고 시대에 따라 변화한다.

스타트업 창업도 인간의 행위이므로 사회문화적 규범의 영향을 받는다. 앞서 기업가정신은 소득에 반비례하는 것을 보았다. 이는 일반적으로 사회가 부유해질수록 진취성보다는 안정성을 더 추구하게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부유한 사회일지라도 사회문화적 규범이 안정지향적이기보다는 성취지향적이라면 스타트업 창업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런 사회에서는 개인의 진취성, 창의성, 위험 감수 성향을 높이 사며, 개인의 자주적 노력에 의한 성취에 큰 박수를 보낸다. 고소득 국가임에도 스타트업 창업이 활발한 미국이 그런 경우일 것이다.

이는 글로벌 기업가정신 모니터(GEM)의 조사 연구에서 확인할 수 있다. GEM 조사는 일반성인조사(Adult Population Survey, APS)와 국가전문가조사(National Expert Survey, NES)로 구성된다. 일반성인조사는 18세~64세 성인 대상으로 창업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창업 동기, 기업가정신에 대한 일반인 인식 등을 조사하며, 국가전문가조사는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기업가적 활동과 관련된 제반 여건(entrepreneurial conditions)에 대해 조사한다. 각국의 전문가들은 투자 자금, 정부 정책, 정부 프로그램, 기업가정신 교육, 기술 이전, 전문 서비스(회계, 법률 등), 시장 진입 용이성, 물리적 인프라(인터넷 등), 사회문화적 규범 등 자국의 제반 여건을 0점~10점 척도로 평가한다. 이렇게 조사된 결과를 방사형 그래프에 표시해 보면 그 나라가 어떤 항목에서 강하고, 어떤 항목에서 약하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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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2.2) GEM의 기업가적 활동 관련 제반 여건의 조사 항목


미국과 다른 고소득 국가의 2023년 조사 결과를 같이 표시한 방사형 그래프를 보면 한 항목을 제외한 미국의 제반 여건들은 다른 고소득 국가들의 평균과 비슷하거나 낮았다. 그러니까 전문가들이 평가한 미국의 기업가적 활동 여건은 한 항목을 제외하면 다른 고소득 국가들 대비 결코 우수하다고 할 수 없다. 유일하게 우수한 항목이 바로 ‘사회문화적 규범’이었다.

이는 창업 생태계 혹은 창업 환경 순위에서 미국이 세계 1위라는 기존의 통념과 다른 결과이다. 하지만 미국 내 전문가들이 자국의 제반 여건을 평가한 것이므로 근거가 없다고 할 수 없다. GEM의 국가전문가조사 결과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면 미국 역시 창업 생태계 혹은 창업 환경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뛰어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재무적 환경’과 ‘재무적 환경에 대한 접근 용이성’의 점수가 고소득 국가들 평균보다 낮다는 것은 비록 미국이 스타트업 투자 규모에서 세계 1위이지만, 초기 창업가들은 높은 부동산 가격 등으로 재무적 환경이 좋지 않다고 느끼거나 초기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해석할 수 있다.

GEM의 국가전문가조사에서 미국의 점수가 가장 높은 항목은 물리적 인프라(6.8점), 사회문화적 규범(6.7점) 순이었다. 그러나 순위가 가장 높은 항목은 사회문화적 규범(16개 고소득 국가 중 4위), 물리적 인프라(9위) 순이다. 사회문화적 규범 순위에서 미국보다 앞선 고소득 국가는 아랍에미리트(1위), 사우디아라비아(2위), 카타르(3위) 등 ‘오일 머니’가 풍부한 중동 국가들뿐이다. 반면, 영국(9위), 캐나다(10위), 이탈리아(13위), 프랑스(14위), 독일(16위) 등 선진국들의 사회문화적 규범 순위는 낮았다[12].

결국 GEM의 조사 연구는 미국이 다른 고소득 국가들에 비해 개인의 진취성 및 위험 감수 성향을 더 고취하고 기업가적 활동을 더 장려하는 사회문화적 규범을 갖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런 사회문화적 규범은 어느 일순간이나 혹은 최근에 형성된 것이 아니고, 아마도 페어차일드, 인텔, 애플, 야후, 구글 등 스타트업 성공 신화가 축적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돼 왔을 것이다. 미국이 고소득 국가임에도 스타트업 창업 활동이 활발한 이유는 바로 이러한 사회문화적 규범이 사람들 내면에 잠재해 있는 기업가정신을 자극하기 때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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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2.2) GEM의 기업가적 활동 관련 미국의 제반 여건 조사 결과[13]


② 이민자의 활발한 유입


미국은 세계에서 이민자가 가장 많은 나라이다. 2022년 기준 미국의 해외출생인구(foreign-born population)[14]는 4,700만 명으로 독일, 영국, 프랑스 등 다른 선진국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외국국적인구(foreign population)도 세계에서 가장 많은 2,300만 명으로 그다음으로 많은 독일의 두 배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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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는 2021년 기준
자료: OECD. International Migration Database.

(그림 3.2.3) 2022년 기준 주요국의 해외출생인구


이렇게 이민자들이 많기 때문에 이민자에 의한 창업도 당연히 많다. 우리가 잘 아는 테슬라(일론 머스크, 남아공), 엔비디아(젠슨 황, 대만), 모더나(누바르 아페얀, 레바논), 구글(세르게이 브린, 러시아), 인텔(앤디 그로브, 헝가리) 등이 이민자에 의해, 애플(스티브 잡스, 시리아계), 아마존(제프 베이조스, 쿠바계[15]) 등은 이민자의 자녀에 의해 창업 혹은 공동 창업됐다. 미국이민협의회(American Immigration Council, AIC)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포춘 500대 미국 기업의 46%인 231개가 이민자(108개) 혹은 이민자의 자녀(123개)에 의해 창업 혹은 공동 창업됐다[16].

또한 미국정책재단(National Foundation for American Policy, NFAP)에 따르면 2022년 5월 기준 582개 미국 유니콘 기업의 64%인 370개가 이민자(319개) 혹은 이민자의 자녀(51개)에 의해 창업(공동창업 포함)됐다[17]. 이민자 창업자들의 출신 국가는 인도(66명), 이스라엘(54명), 영국(27명), 캐나다(22명), 중국(21명), 프랑스(18명), 독일(15명), 러시아(11명) 순으로 총 57개국에 달했으며, 한국 출신도 5명이었다.

이민자들은 스타트업 창업뿐만 아니라 미국의 과학기술 발전과 기술 혁신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전미경제연구소(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NBER)의 보고서에[18] 의하면 2016년 기준 미국 전체 인구에서 이민자의 비율은 13.5%이지만,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 직종 종사자의 이민자 비율은 이보다 훨씬 많은 23%였다. 더구나 이민자들은 미국 출생자들보다 더 많은 특허와 발명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의성은 물론 생산성 측면에서 이민자들이 더 뛰어난 성취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노벨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 수상자의 이민자 비율에서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2000년~2023년 미국의 노벨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 수상자의 40%가 이민자였다. 2016년에는 경제학상까지 포함해 미국의 노벨상 수상자 6명(경제학상 2명, 화학상 1명, 물리학상 3명) 전원이 이민자였다. 이민자들이 미국의 과학기술 발전 및 혁신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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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미국정책재단(NFAP)

(표 3.2.3) 2000년~2023년 미국의 과학기술 분야 노벨상 수상자 현황


이민자들 대부분은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서 이민을 왔거나 유학생으로 미국에 건너왔다. 이민자들의 출신 국가는 미국보다 경제적으로 못 사는 나라들이 대부분이다. 이민자들은 대부분 잘 살아보겠다는 일념을 갖고 미국에 건너왔을 것이다. 앞에서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기업가정신이 더 강하다는 것을 살펴봤다. 따라서 미국보다 못 사는 나라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은 미국 출생자들보다 기업가정신이 더 강하다고 유추해 볼 수 있다. 어쩌면 낯선 미국 땅으로 건너오는 것 자체가 기업가정신의 발로일 수 있다. 실제로 기업가정신의 지표인 자영업자 비율을 보면 이민자의 자영업자 비율이 미국 출생자의 자영업자 비율보다 더 높다. 따라서 미국이 고소득 국가임에도 스타트업 창업 활동이 활발한 데에는 기업가정신이 충만한 이민자들의 활발한 유입이 한몫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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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미국 이민정책연구소(Migration Policy Institute)

(그림 3.2.4) 미국 출생자 및 이민자의 자영업자 비율 추이


③ 혁신의 최첨단을 유지


트랜지스터와 집적회로(IC) 발명이 전자산업을 태동시키고 인터넷 개발이 IT산업 발전으로 이어진 것처럼 기술 혁신은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출하고 새로운 기업의 등장을 촉진한다. 미국이 고소득 국가임에도 스타트업 창업이 활발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미국이 기술 혁신의 최전선(frontier)에서 전 세계의 기술 발전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세기 초 형성되기 시작한 실리콘밸리가 21세기에도 여전히 전 세계 스타트업의 성지인 이유도 실리콘밸리가 기술 혁신의 최전선에서 첨단 기술을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혁신 역량이 감소해 혁신의 최전선에서 밀려난 국가나 지역은 역동성이 줄어들고 정체될 수밖에 없다. 미국의 러스트 벨트(Rust Belt) 지역이 대표적이다. 2차 산업혁명으로 획기적 생산 방식이 도입되면서 미국의 철강, 자동차 등 중후장대 제조업은 대량 생산 능력으로 세계를 압도했다. 1901년 여러 철강 회사 간 합병으로 설립된 US 스틸(United States Steel Corporation)은 당시 세계 최대 철강 회사였고, 자동차 기업인 제너럴 모터스(GM)는 1955년 처음으로 발표된 ‘포춘 500대 기업’[19] 순위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이런 철강,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가 미국 동북부 오대호와 애팔래치아 산맥 사이에 있는 중공업 지대였다. 하지만 압도적 생산 능력만 믿고 기술 혁신에 소홀한 결과 미국의 철강, 자동차 산업은 경쟁력이 약화되었고 영광의 중심지였던 공업지대는 지금의 별칭처럼 쇄락하고 녹슨(rust) 지역이 되고 말았다.

‘러스트 벨트’가 주는 교훈은 기술 혁신의 최전선에서 밀려난 국가나 지역은 쇄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바다에서 새로운 파도가 계속 밀려오는 것처럼 새로운 혁신도 계속해서 발생한다. 새로운 혁신이 일어나면 기존 혁신에 기반한 경쟁 우위는 그 힘을 상실한다. <경쟁우위의 종말(The End of Competitive Advantage)>을 쓴 콜롬비아 경영대학원의 리타 맥그래스(Rita McGrath) 교수는 영원히 지속되는 경쟁 우위는 없고, ‘일시적 경쟁 우위(transient competitive advantage)’만 있을 뿐이라고 했다. 따라서 지금 당장의 경쟁 우위에 집착하지 말고 새로운 경쟁 우위를 계속해서 찾아서 만들어야 한다. 파도타기를 잘하는 훌륭한 서퍼가 끊임없이 새로운 파도를 갈아타는 것처럼 끊임없이 변신을 해야 하는 것이다.

러스트 벨트와 달리 실리콘밸리는 새로운 혁신의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새로운 파도로 갈아타며 지금까지 혁신의 최전선을 유지해 왔다. 실리콘밸리에 밀려온 첫 번째 혁신의 파도는 전파공학이었다. HP가 창업된 1939년 발발한 2차 세계대전에는 다양한 무기가 동원됐지만 연합국 승리에 결정적 기여를 한 것은 적의 항공기와 선박을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는 레이더였다. 당시 스타트업이었던 HP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전시에 수요가 급증한 전파 관련 계측 및 시험 장비 때문이었다[20]. 다음으로 집적회로(IC)라는 혁신의 파도가 밀려왔다. 쇼클리 반도체 연구소를 나온 ‘8명의 배신자’에 의해 설립된 페어차일드 반도체가 세계 최초로 실용적인 집적회로를 개발함으로써 ‘무어의 법칙(Moore’s Law)[21]’이 지배하는 집적회로의 시대를 연 것이다. 집적회로의 혁신은 칩의 고성능화 및 저가격화로 이어졌고, 그 결과 개인용 컴퓨터(PC)라는 새로운 혁신의 파도가 발생했다. 개인용 컴퓨터 보급이 확산되면서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파도가 밀려왔고, 인터넷에 연결된 이용자와 기기의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이제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이라는 새로운 혁신의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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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2.5) 실리콘밸리가 선도하는 혁신의 파도


그동안 많은 기업들이 명멸해 갔지만 실리콘밸리가 여전히 역동적이고 스타트업 창업이 활발한 이유는 실리콘밸리가 새로운 혁신이 발생하는 혁신의 최전선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미국 정부가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미국 정부는 1970년대까지 기업보다 더 많은 R&D 예산을 투입하며 리스크가 큰 첨단기술 연구를 지원하였다. 스푸트니크 쇼크(Sputnik Shock)가 닥쳤을 때는 미국 전체 R&D 투자액의 70% 가까이를 연방 정부가 부담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첨단기술의 패권을 유지한 것이 고소득 국가임에도 미국에서 스타트업 창업이 활발한 배경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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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그림 3.2.6) 미국의 R&D 투자액 추이





< 참고 자료 >


[1] 터먼 교수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그는 1970년 KAIST(한국과학기술원) 설립의 토대가 된 ‘터먼 보고서(Terman Report)’를 작성했다. KAIST에는 터먼 교수를 기리는 뜻에서 ‘터먼홀(Terman Hall)’이라고 명명된 대강당이 있다.

[2] 홍성욱, 이두갑, 신동민, 이은경(2002). 선진국 대학연구체계의 발전과 현황에 관한 연구.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3] 세계 최초의 집적회로(IC)는 1958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의 잭 킬비(Jack Kilby, 1923~2005)가 개발했지만 상업적으로 실용성이 크게 떨어졌다.

[4] 인텔의 창업자인 고든 무어(Gordon Moore), 로버트 노이스(Robert Noyce)는 8명의 배신자의 일원이었다. 특히 로버트 노이스는 페어차일드 반도체에서 세계 최초로 상업적으로 생산 가능한 집적회로(IC)를 개발했다.

[5] 쇼클리 반도체 연구소 자리에도 2018년 미국전기전자학회(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 IEEE)가 ‘실리콘밸리의 발상지(Birthplace of Silicon Valley, 1956)’라는 명판을 붙였다.

[6] 미국 내 국립공원은 물론 각종 문화유산, 보호구역 등이 총망라된 ‘국립공원 시스템’을 관리하는 내무부(Department of the Interior, DOI) 산하 기관.

[7] The Mercury News(2007.5.18). HP garage named U.S. landmark. https://www.mercurynews.com/2007/05/18/hp-garage-named-u-s-landmark/.

[8] https://en.m.wikipedia.org/wiki/File:HP_garage_nat%27l_historic_landmark_plaque.JPG.

[9] 1907년 리 디 포리스트(Lee de Forest)가 기존 2극 진공관에 전극을 하나 추가해 만든 것으로 전기 신호를 증폭 혹은 특정 주파수 신호를 발생(발진)할 수 있었다. 반도체 트랜지스터가 상용화되기 전까지 라디오에서 전자계산기(에니악(ENIAC)이 대표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자기기에 사용되었다.

[10] HP Memory Project. https://www.hpmemoryproject.org.

[11] CNBC(2018.7.26). How a cold call helped a young Steve Jobs score his first internship at Hewlett-Packard. https://www.cnbc.com/2018/07/25/how-steve-jobs-cold-called-his-way-to-an-internship-at-hewlett- packard.html.

[12] 한국은 인당 GDP(구매력평가 기준)가 50,000달러 넘는 16개국 중에서 6위였으며, 일본은 25,000~50,000달러인 19개국 중에서 17위였다.

[13] GEM(2023). Global Entrepreneurship Monitor 2023/2024 Global Report.

[14] 미국, 호주, 캐나다 등은 해외 출생 여부로 이민자(immigrant)를 정의한다. 이 경우 이민자는 해외에서 출생한 외국 국적 보유자는 물론 귀화 등을 통해 해당 국가의 국적을 취득한 사람까지 모두 포함된다.

[15] 미혼모의 아들인 제프 베이조스는 네 살 때 어머니가 쿠바 출신 이민자인 미겔 베이조스와 결혼하면서 의붓아버지의 성을 물려받았다.

[16] American Immigration Council(2024.9.9). New American Fortune 500 in 2024. https://www.americanimmigrationcouncil.org/research/new-american-fortune-500-2024.

[17] Anderson, S.(2022.7). Immigrant Entrepreneurs and U.S. Billion-Dollar Companies. National Foundation for American Policy.

[18] Bernstein, S. et al.(2022.12). The Contribution of High-skilled Immigrants to Innovation in the United States. NBER.

[19] 포춘은 1955년부터 미국 기업 대상으로 매출액 기준 ‘포춘 500대 기업’을 선정해 발표해 오고 있다. 1989년부터는 전 세계 기업 대상으로 한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도 함께 발표하고 있다.

[20] HP의 계측기 사업부는 1999년 애질런트(Agilent Technologies)로 분사했다.

[21] 8명의 배신자 중 한 명이자 인텔의 공동 창업자인 고든 무어가 1965년 집적회로의 성능이 24개월마다 2배 증가한다고 발표한 내용으로 2000년대 들어서면서 공정 기술의 한계로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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