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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언자 May 20. 2016

여성 혐오, 괜찮지 않아요

강남 여성 혐오 살인 사건에 분노합니다

요즘 들어 인간의 인식 한계는 피부라는 장벽이 둘러싸고 있는 경계선, 딱 거기까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불쑥 올라온다.

인간은 쉽게 누구나 자기 수준에서 '옳다', '그르다'를 성급하게 결론 내릴 수 있는 존재다. 그래서 내가 주장하는 것에 대하여 스스로 맹신하고, 확신하는 순간 어느것보다 무서운 전가의 보도가 탄생하는게 아닐까.

내가 겪어보지 않았다고, 내가 만난 여성들은 그런 혐오 겪어본적 없다고 한다고, 이번 강남 살인 사건을 여성혐오로 보는 문제의식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글쎄 난 모르겠다.

도대체 어느 누구가 '피부의 장벽'을 뚫고 나가 소수자들이, 약자들이 겪는 고통과 아픔에 오롯이 공감할 수 있을까. 수전 손택이 꼬집는 것 처럼 대부분 연민에서 그치면서 난 공감하고 있다고 그래서 '난 잘 알고있다'고 착각하는건 아닐까. 그래서 공감은 의식적인 자각과 노력이 필요한게 아닐까.

이번 사건을 놓고, 정말 많은 여성들이 공포에 떨었다. '앞으로 조심 해야겠다'라고 안위하는게 아니라 '그 시간, 내가 그 자리에 없어서 살았다'고 공포에 떨었다. 왜 여성은 공포에 떨었어야만 했을까.

나는 남성이라서, 단순히 여성이 아니라서 느껴보지 못한... 아니, 아니다. '피부의 장벽'에서 벗어나지 못해 내가 느끼지 못한 여성들을 향한 시선과 모욕감, 공공연히 일어나는 성차별 때문은 아니었을까.

"통계는 거짓말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이 사회의 성폭행 범죄율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고, 단순 범죄든 강력 범죄든 그 피해자는 남성에 비해 여성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증언하는 통계적 수치는 무엇을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걸까?

너무 분명한 사실을 못보고 있는건 아닐까. 아니면 애써 외면하는 것일지도 모르지. "인간은 만물의 척도"라고 주장했던 프로타고라스가 우리 사회를 보면서 웃고있을 것만 같아 슬프다. 이 사회엔 갈수록 궤변론자들만 늘어나는 것 같아 슬프다. 물론 나도 그 중 한사람일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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