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하 Jul 24. 2023

#14. 뜨거운 태양도 시원하게 식혀주는 초록 공원

싱가포르 한 달 살기

2023년 1월 18일 수요일
싱가포르 한 달 살 12일차



싱가포르에 와서 갈까 말까 고민이 되는 곳이 몇 군데가 있다.

동물원과 보타닉 가든.

둘 다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관광지이지만

모두 야외 관광지라 많이 더울 것 같아서

일부러 찾아가려고 하지는 않았다.

싱가포르 오기 전엔 당연히 갈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와서 돌아다녀 보니 아들이 더위에 힘들어하는 것 같아 망설여졌다.

그래도 완전히 가지 않겠다고 마음 접기는 힘들어서

비교적 선선한 이른 오전에 보타닉 가든을 가보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 일찍 일어난 김에

보타닉 가든으로 가보자고 아들과 합의를 봤다.


보타닉 가든은 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다 둘러보기는 무리일 것 같아서

공원 내에 어린이만을 위한 "제이콥 발라스 칠드런스 가든"에 가기로 했다.

9시에 숙소를 나서서 택시 타고 출발하여 공원에 도착하니

아직 덥지는 않고 선선하게 바람도 불어서

천천히 걸으며 둘러보기 괜찮았다.


드문드문 아이와 함께 산책하러 온 엄마와 아이들,

시터와 아이들이 보이기도 했다.






아들은 공원 입구에서 전체 안내 지도를 꼼꼼히 살펴본 후

번호 순서대로 둘러보겠다고 하여

나는 아들 뒤에서 사진을 찍으며 따라갔다.

어린이 정원이라고 해서 뭐 특별한 게 있을까 생각했는데

정말 잘 관리되고 꾸며져 있어서 좋았다.

정원의 규모뿐만이 아니라

곳곳에 아이들을 위해 준비해둔 액티비티들이 너무나 훌륭했다.

더 마음에 들었던 건,

코스와 코스 사이의 거리가 멀지 않아 지루함을 느낄 새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는 거다.

초록 초록 나무숲 아래

미로 정원, 모래 놀이터, 나무집, 미끄럼틀, 흔들 다리, 짚라인, 미니 가든 등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위치하고 있어서 편리했다.






물 놀이터도 있었는데 아쉽게도 운영을 하지 않아서 이용하지는 못했다.

2시간 정도 산책하며 놀다 보니 서서히 더워지기 시작했고

공원도 다 둘러보았기에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MRT 쪽으로 걸어갔다.

보타닉 가든 후문 쪽에 숙소로 바로 가는 Downtown Line이 있어서

돌아갈 때는 택시 대신 MRT를 타고 가기로 했다.





공원 내 카페에서 더위를 식히며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한 입 중. 그 옆에서 부스러기라도 먹어 볼까 눈치보고 있는 새 한마리.




MRT 방향이 표시된 안내판을 따라가다 보니

넓고 푸르고 청명한 공원이 또 나왔다.

이 또한 보타닉 가든의 일부분이겠지만

일부라도 이렇게 마주하지 정말 좋았다.

탁 트인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지

내 가슴도 확 트이는 것 같았다.

나이가 들면 자연을 좋아하게 된다던데

그 때문일까.




초록초록 시원해지는 공원



이유야 어떻든 너무나 평화롭고 편안한 풍경에

나는 반해버렸고,

아직 다 보지 못한 보타닉 가든은

언제고 다시 둘러보리라는 생각에

미리 설레었다.


뜨거운 태양 아래 더위쯤이 어떠랴.

그 더위를 식혀줄 푸르른 녹음이 있으니

괜찮을 거다.















이전 13화 #13. 아들의 마음이 '쿵' 한 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