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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하 Oct 30. 2023

#18. 성장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

싱가포르 한 달 살기


2023년 1월 22일 일요일
싱가포르 한 달 살기 16일차



비가 오는 일요일 아침, 

오늘 내리는 비는 심상치가 않다. 

하늘은 완전히 회색빛 구름으로 덮여있고 

내리는 비의 굵기는 점점 거세져가는 것 같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소리와 함께 아침 맞이


오늘은 음력으로 설날. 새해. 

여기서는 Chineese New Year라고 해서 큰 행사로 여기는데,

나는 Chineese New Year (CNY)라고 불리는게 자꾸 거슬린다. 

음력 설을 지내는 나라가 중국만 있는게 아니라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지내는 큰 명절임에도 불구하고

자꾸 CNY라고 하는게 못마땅하다. 

CNN에서도 Lunar New Year라고 하는데 

중국 영향권 아래에 있는 나라에서는 여전히 CNY로 불리는 것 같다. 




아무튼 오늘은 음력 설,

비가 억수같이 내리긴 하지만 숙소에만 있을 수 없으니

미리 알아본 선텍시티의 실내놀이터 키즈 카페 (Super Park)에 갔다. 

연휴였지만 이미 많은 아이들이 놀고 있었고,

우리도 11시부터 1시까지 2시간동안 알차게 놀았다. 

한국과 다르게 몸으로 놀 수 있는 것들이 많았고 

부모와 함께 할 수 있는 놀이가 많아서 

아들과 함께 즐기기에 딱 좋았다. 





그중 기억에 남는 건 흔들리는 장애물을 

몸의 균형을 잡아가며 건너가는 놀이기구가 있었는데

처음 몇번 계속해서 실패한 아들은 짜증이 많이 난 상태였다. 

(짜증도 내고 화도내고...)

그럴거면 다른 거 먼저 하고 다시 와서 하거나 좀 쉬었다고 하자고 달래었는데

아들은 이걸 성공하기 전에는 어디에도 안간다고 선언하고는 다시 도전하기 시작했다.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잘 안되고 뜻대로 안되는 경우 

보통 엄마 아빠에게 도와달라 (혹은 대신 해달라) 하거나 포기해버리곤 했는데 

이번에는 성공할 때까지 해보겠다하니 그 뒷 모습이 무척 대견해보였다. 

계속되는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마침내 성공한 아들.

성공한 후 환하게 뱉어내는 그 웃음이 정말 행복해보였다. 

이렇게 스스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면

무엇이든 응원해주고 힘이 되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더 강하게 들었다. 




흔들흔들 움직이는 장애물 건너기를 수번의 시도 끝에 성공!!!





끊임없이 부족하지 않은 부모가 되어야겠다, 혹은 듣는한 부모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내가 그런 지원을 받지 못하고 컸기 때문이다. 

심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늘 부족했고

때로는 오히려 생채기 투성이의 마음을 안고 자란 유년기였기에,

나의 아이한테만큼은 내가 받지 못한 무한한 사랑과 응원, 지지를 부족하지 않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런 마음에서 처음엔 온전히 독립한 성인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고 

흔히 말하는 흙수저지만 노력과 고생으로 겨우 토기 수저 정도는 된 것 같다. 

가끔 흙가루도 떨어지고 흙냄새가 날 때도 있지만

좀더 부단히 노력하여 토기 수저가 사기 수저가 될 수 있도록

가마에 굽히고 유약을 발라야하지 않을까.



내 자식만큼은 부족하지 않게 키우고 싶은게 부모 마음인지라

그럴려면 내가 더 단단해지고 풍성해져야할 것이다.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나도 더 성장해야할게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성장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자라면 아이도 스스로 성장하고자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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