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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하 Nov 05. 2023

#26. 어제까지의 우울했던 기분은 툴툴 털어버리고

싱가포르 한 달 살기

2023년 1월 30일 월요일
싱가포르 한 달 살기 24일차 



오늘은 센토사로 이동하는 날.

다행히 아들은 어제보다 컨디션이 많이 나아진 듯 보이고

나는 그저 빨리 첫 번째 숙소였던 이곳(레지던스 호텔)을 벗어나고 싶었다. 


취사가 가능한 숙소가 필요해서 고민을 많이 하고 고른 곳이긴 했으나

내 기준에 비해 청결도가 낮은 것 같고

오래 있어보니 룸도 어둑한 느낌이 강해지는 것 같아서 (어쩌면 비가 자주 와서 일수도)

얼른 다른 곳으로 가서 분위기를 전환하고 싶었다. 


지난 5일 동안 아이가 아프면서 나도 덩달아 울적해졌는데 

두 번째 숙소에서는 재밌게 보내고 싶은 마음뿐.

이제부터 남은 일주일은 호텔에서 지낼 거라 나도 한층 몸과 마음이 편해질 거라 기대도 되었다. 




센토사로 이동하는 날, 다시 짐을 싸고 옮기고... 센토사에서는 밝은 분위기로 재밌게 보낼 수 있기를~






체크아웃을 하고 택시를 불러서 센토사로 넘어가는 내내 아들은 조용하다.

지난 일주일 동안 컨디션 난조였던 아들이었기에 조금이라도 불편하거나 힘들까 봐

나의 신경은 여전히 아들을 향해 곤두서있다. 


싱가포르 시내에서 센토사에 들어서자 휴양지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에

마음이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살짝 들뜨기도. 


호텔에 들어서자 직원들이 무거운 캐리어부터 다 챙겨 주고,

오전 11시에 도착했음에도 얼리 체크인을 해주어서 운 좋겠도 빨리 짐을 풀고 룸에서 쉴 수 있었다. 


호텔 방에 들어서자마자 쾌적한 분위기와 깔끔한 침구들이 반겨두어 더 좋았다. 

레지던스 호텔과 리조트호텔.

등급이 오르니 역시 다르구나를 느꼈고 자본주의가 최고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ㅋㅋㅋ


아들도 두 번째 숙소가 마음에 드는지 8층 복도에 들어설 때부터 신이 나서 들썩이더니

방에 들어와서도 마음에 든다고 폴짝폴짝 뛰면서 무척 좋아했다. 

며칠 동안 아팠던 게 한 번에 싹 나은 듯,

당장 수영장에 가자고도 했다. 



구름 가득한 하늘이지만, 기분만큼은 좋았던.



마운틴뷰이긴 했지만 초록 초록한 나무들과 산이 마주하고 있으니 더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매시간마다 준비되어 있는 이벤트들. 아이들과 하루 종일 리조트에서 놀아도 부족함이 없는 프로그램들.





우리가 묵는 샹그릴라 라사 센토사는 키즈 프렌들리로 유명한 리조트호텔이라 

아이와 함께 머물기 좋다는 평이 다수였다. 

좋은 평만큼 역시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잘 마련되어 있고 편하게 쉬면서 휴양하기에 딱 좋아 보였다. 


우리 짐이 방으로 올라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곧장 수영장으로 갔다. 

날은 흐렸지만 이미 수영장에는 사람들도 많았고 분위기는 즐거워 보였다. 

우리도 썬 베드에 자리 잡고 물놀이를 즐겼다. 

어제까지 아팠던 아들은 알록달록 예쁜 수영장이 마음에 드는지 신나게 뛰어다니며 놀기에 정신없다. 

그래도 아직은 컨디션을 봐가면서 놀아야 하기에 아직 물놀이가 조심스럽기도 한 애미 마음...







이제야 놀러 온 것 같은 기분,



짧게 물놀이를 한 후 룸서비스로 저녁을 먹고 센토사 비치에서 하는 '윙스 오브 타임' 공연을 보러 갔다. 


야외 공연이라 비가 올까 걱정되었지만

다행히도 비는 오지 않았고, 짧지만 강렬하고도 멋진 공연을 맘껏 즐길 수 있었다.

분수와 음악과 레이저와 불꽃까지... 정말 멋진 공연이었다. 

20분짜리 공연으로 짧았지만 '영화 같았다'라는 아들의 말에 나도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넘넘 좋았던 '윙스 오브 타임'

 

 

어제까지 아들이 아파서 계속 걱정하고 신경 쓰다 보니

몸과 마음이 나도 예민해지고 살짝 지쳤는데

센토사에 오고 나니 확실히 분위기도 바뀌고 컨디션이 좋아지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한 달 살기의 마지막 주,

일주일이 남았는데 별 탈 없이 무사히 지내기를 바랄 뿐이다. 

즐거운 호캉스를 즐기며~




호텔로 들어가는 길에 만난 달팽이.






호텔 앞을 지키고 있는 아주아주 큰 나무. 반짝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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