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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킨다

by try everything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제주도를 제주스럽게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돌담이다. 얼기설기 쌓아 놓은 것 같은데 접착제도 없이 거센 제주도의 바람을 견뎌내고 있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의심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속으로 어딘가에는 시멘트로 붙여 놓았을 거라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틈이 없이 완벽한 돌담이면 오히려 강풍에 직격타를 맞고 무너졌을 것이란 이야기를 들으니 이 작은 틈새가 돌담을 살렸다는 생각을 했다. 구멍이 숭숭 난 빈틈 많은 돌담이 완벽해 보이지 않아 틈을 메꾸는 순간, 오히려 완벽함이 돌담을 무너뜨리게 된다.


완벽함이 주는 희열과 성취감도 있겠지만 때론 빈틈이 바람의 길이 되어 나를 살리지 않을까?

삶의 여유와 빈틈이 부족함이 아니라 풍파를 너끈히 흘려보낼 수 있는 내 삶의 최대 무기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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