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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성 Dec 27. 2023

암환자에게 몰입이 찾아오다

암환자가 행복했던 이유


암 수술을 받으며 경험했던 짜릿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암 환자가 병원에서 '몰입'을 경험했습니다. 수술받기 전에도 수술에 대한 걱정보다는 글쓰기에 대한 생각뿐이었습니다. 입원 전날에는 짐도 싸지 않고 하루 종일 앉아서 글을 썼습니다. 입원 후에도 머릿속이 온통 글쓰기에 대한 생각뿐이었습니다. 암 환자가 아무 걱정 없이 글만 썼습니다. 저도 이런 제가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글쓰기가 있어서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글쓰기로 놀지 않았다면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천만다행으로 글쓰기가 암 수술에 대한 제 두려움을 많이 반감시켜 주었습니다. 




 입원 며칠 전부터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수술에 대한 걱정 때문이 아닌 글쓰기에 대한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글을 썼음에도 잠을 자려고 하면 새로운 글감들이 떠올랐습니다. 그 글감들로 이야기를 상상하다 보면 새벽 늦게 잠이 들곤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일찍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저절로 일찍 일어나 졌습니다. 글을 빨리 써야 했기 때문입니다. 




 산책을 하면서도 글쓰기 생각을 했습니다. 걷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나 글감들이 더 많이 떠올랐습니다. 몸을 움직여야 뇌가 움직인다는 말은 사실이었습니다. 




 밥을 먹으면서도 글쓰기 생각을 했습니다. 음식을 꼭꼭 씹어 먹으며 쓰고 있던 글을 생각했습니다. 첨부해야 할 책도 생각하고, 직접 경험한 일들도 생각이 났습니다. 이렇게 나의 모든 시간은 글쓰기를 하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며칠이 지나자 컨디션이 걱정되었습니다. 암 환자가 잘 먹고, 푹 쉬어야 하는데 하루 종일 글을 쓰고, 잠도 몇 시간 못 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잠을 푹 자지 못했음에도 아침에 일어날 때 개운했습니다. 하루 종일 글을 써도 전혀 지치지 않았습니다. 잠을 자기 위해 침대에 누우면 뿌듯함과 풍만함이 밀려왔고, 아침에 눈을 뜨면 글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행복했습니다. 매일 하루가 행복했습니다. 매 순간이 행복했습니다.





 수술을 받은 후 앉을 수 있게 되자 바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쓴 글이 제 블로그에 남긴 <성장의 끝판왕 '몰입'>입니다. 병원에서 글을 쓰며 깨달았습니다. 저는 '몰입'을 경험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결국 탈이 나고 말았습니다. 수술 부위의 피가 새어 나왔습니다. 왼쪽 가슴이 터질 듯이 땡땡하게 부었습니다. 피를 많이 흘린 탓에 혈압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숨도 잘 쉬어지지 않았고, 토할 것 같기도 했습니다. 결국 진통제도 맞지 못한 채로 생으로 고통을 이겨내야 했습니다. 혈액 검사를 하기 위해 다리에 7~8번 주사기를 꼽았습니다. 사실 수술 때보다 이때가 가장 힘들고 아팠던 순간이었습니다. 




 재수술 이야기가 오고 가고, 퇴원 날짜가 미뤄졌습니다. 다행스럽게 출혈이 멈추어 재수술을 하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도 아찔했던 순간이었습니다. 




 수술이 처음부터 잘못되었던 것이었는지, 수술 후 과한 노트북 사용 때문이었는지 정확하게는 알 수 없으나 제 짐작으로는 무리한 컴퓨터 사용도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을 해 봅니다.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가만히 누워 쉴 수가 없었습니다. 무엇에 중독된 것처럼 글쓰기가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다 보면 '아!'하고 깨달음의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렇게 몰랐던 것을 알게 되면 엔도르핀이 도는 것처럼 행복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경험한 '몰입'은 엔도르핀의 행복을 몇 주간 계속 느끼는 것이었습니다. 암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글쓰기로 '몰입'을 경험하며 말도 안 되는 행복을 암 환자가 느끼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암 환자가 블로그에 매일 글을 썼습니다. 지금 과거의 글을 보면 아쉽고 부끄러운 면도 있지만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댓글에 글을 잘 쓴다는 칭찬들이 종종 보였습니다. 저는 이것이 '몰입'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몰입'은 나의 능력을 뛰어넘을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성장을 경험하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몰입'은 폭발적인 성장으로 인해 엄청난 행복감을 주며, 놀면서 성장하는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런 면에서 저는 글쓰기로 '몰입'을 경험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도 간헐적으로 몰입을 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만든 전자책 중 <3개월 만에 10킬로 빠진 건강한 다이어트 식단>이 있습니다. 제가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아 항암 식단을 찾으며 먹기 시작한 식단이 신랑의 몸무게를 사정없이 빼고 있었습니다. 그 식단을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전자책을 만들기 전에 일주일 안에 만들겠다고 블로그에 선언부터 했습니다. 전자책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실행을 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선언을 한 후에는 순식간에 전자책 만들기에 '몰입'을 했습니다. 매일 먹는 음식 사진을 찍고, 글을 썼습니다. 요리책 만들기가 이렇게 번거로운지는 책을 만들며 알았습니다. 




 결국 책을 만들기 시작한 지 6일 만에 80페이지가 넘는 전자책을 완성했습니다. 힘들지 않았냐고요? 행복했습니다. 매일 스타벅스에서 글쓰기에 집중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그 길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몰입은 행복하게 성장을 만듭니다. 




  유튜브 <몰입 최고의 나를 만나다>를 보면 황농문 교수님은 '죽음을 의식하는 것은 인생을 축복으로 바꾸는 것'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암을 통해 죽음을 의식했고, 덕분에 몰입을 경험하며 최고의 행복을 느꼈습니다. 




 뒤돌아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서 저는 지금도 '몰입'을 경험하며 살려고 노력합니다. '몰입'만이 생존, 행복, 자아실현을 가능하게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죽음을 인지하며 숙고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이렇게 산다면 죽을 때 삶에 대한 큰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것들은 다 암이 저에게 알려준 것들입니다. 암은 이렇게 멋진 선물을 저에게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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