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성 Feb 07. 2024

 인생의 절정은 '노을'

아름다운 노을을 가지기 위해


 작년 가을 신랑과 별마루 천문대에 다녀왔습니다. 지는 노을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한참을 앉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무엇인가 끄적이고 있었습니다. 그때 끄적인 글을 소개합니다.





<인생의 절정은 노을>


 노을이 되고 싶습니다.

 가슴 시린 주황빛 노을이 되고 싶습니다.

 미련 없이 떠나는 노을이 되고 싶습니다. 



 노을이 주황빛인 이유는 고난과 역경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노을이 주황빛인 이유는 하루를 치열하게 살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고통은 가슴 시린 아름다움이 되었습니다. 



 노을이 살아온 하루가 기가 막히게 아름답습니다.

 고통으로 가진 주황빛에 코끝이 시립니다.



 인생의 절정은 주황빛 노을입니다. 

 모두 그 절정을 향해 달려갑니다. 

 그렇게 나의 오늘도 절정을 향해 달려갑니다.



 하루 살이 노을은 미련 없이 떠나갑니다. 

 모든 것을 다 했기 때문입니다.

 모든 순간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노을은 가는 시간마저 아름다움을 흘리고 갑니다.



 노을이 떠난 자리엔 아련함만 남습니다.

 노을의 마지막을 보며 가슴이 시큰거립니다.

 노을의 주황빛에 자꾸만 울컥입니다.



 노을은 인생이 하루살이임을 알려줍니다.

 짧은 인생 순간을 살아야 한다고 알려줍니다.

 그렇게 살다 보면 너도 주황빛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아름다움을 선물하고 떠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노을의 주황빛을 가지고 싶습니다. 

 주황빛을 가진다면 저 또한 미련 없이 떠나겠습니다.

 생각만 해도 너무나 멋져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주황빛을 가지기 위해 오늘도 모든 순간을 살겠습니다. 

 그렇게 오늘도 주황빛에 조금씩 물들고 있습니다.

 절정을 향해 오늘도 한 발자국 걸어 봅니다.



 노을이 되고 싶습니다.

 가슴 시린 주황빛 노을이 되고 싶습니다.

 미련 없이 떠나는 노을이 되고 싶습니다.





                                                                                                                    - 별마로 천문대에서




 시를 쓸 줄 모릅니다. 그냥 쓰다 보니 시 비슷한 것이 된 듯합니다. 진심을 담으려 노력했습니다. 그거면 된 것 같습니다. 



 암에 걸린 후 삶이 크게 변하였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삶의 유한함을 피부로 느낀 것이었습니다. 인생은 찰나임을 알았습니다. 죽음 앞에서 크게 화낼 일도 크게 슬퍼할 일도 없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오늘을.. 순간을 즐기며 살아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역경은 나를 성장시키러 온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내가 해석하느것에 따라서 역경은 축복이 되기도 합니다. 암에 걸리고 글을 쓰기 시작한 저는 어쩌면 축복을 받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 


 암에 걸리기 전과 후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더욱 건강한 식습관을 가졌고, 웬만한 일에는 초연하게 대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작은 일에도 감사함을 느끼고 꽃 한 송이에도 행복을 느낍니다. 암에 걸리기 전보다 더 성숙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모든 순간을 즐기며 살겠습니다. 그렇게 신나게 놀다가 가겠습니다. 이렇게 살다 보면 아름다운 노을빛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노을빛을 가지고 싶습니다.



 그동안 <암이 준 선물>을 구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전 12화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나는 놈 위에 노는 놈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