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에 앉아 무아지경에 빠져 패드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파란 눈동자의 아가씨가 있는 풍경에 이끌려 카페로 들어갔다. 그녀는 못해도 지구 반 바퀴쯤은 날아와 고향 어딘가에도 있을 법한 스타벅스에서 앉아 그림 그리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옆에서 지켜본 그녀의 모습은 세상에 존재하는 건 패드와 자신밖에 없는 것 같았다. 일을 하고 있던, 즐기고 있든 간에 ‘저렇게 집중할 수 있게 이끄는 힘은 뭘까?’라는 문이 들었다.
아마도 그녀는 일상의 예술을 통해 행복한 몰입에 빠져있는 것 같아 보였다. 옆에서 그 모습을 힐끗 지켜보는 나도 이유 없이 그냥 편안했다. 내가 지금 글을 써 마음을 표현하고 있듯이, 그녀도 아마 그림으로 자신과 연결된 세상과 소통하고 있을 터였다. 그리고 있는 그림의 의미는 알지 못해도 그 마음만은 알 것 같았다.
몸으로 하는 예술 중 가장 접하기 쉽고 빠르게 집중해 볼 수 있는 건 게임 같다.
생각과 몸의 협업이 필요하다면 무인 게임장으로 들어가 보자. 손으로 하는 게임보다는 농구나 사격 같이 온몸으로 하는 게임 도전도 좋겠다. 또는 늘 즐기던 게임이라도 오른손으로 던지던 공을 왼손 던지기로 도전해 보면, 익숙하게 했던 동작도 각 단계별 나뉜 연속적인 움직임이었다는 것은 관찰할 수 있게 된다.
펀치나 두더지 게임은 오랜 사랑을 받는 게임이다. 무턱대고 두드리는 것 같아 보이는 게임이지만 짧은 시간 동안 정신을 집중해 파워풀하게 움직여야 한다. 몰입감과 물체가 부딪치면서 일어나는 에너지 해방이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주고,몸과 정신이 협업해 생각할 틈도 없이 찰나의 순간을 즐기며 하이파이브를 한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을 수 있는 취미로는 스마트폰 어플을 빼놓을 수 없다. 바닷속 물고기만큼이나 많고 다양한 앱을 활용하면 즐길 거리들이 무한하다. 폭넓은 키워드로 검색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많은 즐길 거리들이 나온다.
음악이나 리듬은 새로운 기분으로 전환시키는데 탁월한 기능을 한다.
걱정의 소용돌이에 사로잡히면 벌떡 일어나 아무렇게나 몸을 흔들어 보자. 의미 없는 막춤이라도 기분이 환기되는 걸 느낄 수 있다. 스마트폰 피아노 배우기나 비트 메이크로 한 곡 멋지게 연주한 전자 곡이, DNA에 잠들어 있던 음악적 유전자를 불러 깨울지도 모를 일이다.
일상 예술가는 매일의 일상에서 창조적 활동을 통해 재미와 즐거움을 찾는 사람이다. 그러면서우리는 새로운 삶을 이끌어 내기에 익숙해져 간다.
우리 모두 비공식 일상 예술가가 되어보면 어떨까. 소소한 일상의 놀이를 즐기는 어른들이 많아지면 세상도 즐거운 놀이터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