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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빈 Jul 17. 2024

[우울증 극복 D-13] 1.생각그만 'STOP'외치기


D-13. 말, 마법의 도구

-생각 그만 ‘STOP'외치기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생각할 거리가 없는 날은, 

하루를 시작할 초기 세팅 값으로 떠오른 키워드를 입력하고 엔터를 눌러줘야 할 것 같다. 입력 값이 없는 날은 짝짝이 양말을 신고 나온 듯 마음이 왠지 어색하다. 생각거리가 없다는 건 조용한 불편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무엇이라도 찾아내 생각을 시작하게 된다.


사람은 어떤 생각에 딱 두 가지 선택만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결과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둘 중에 한 가지 생각을 선택해 하루 종일 바통을 주고받으며 릴레이처럼 이어가게 된다. 아침에 우연히 들은 노래 가사를 하루 종일 흥얼거리는 것처럼 말이다. 

만약 생각 입력 값이 비어진 상태라면 우리의 생존 시스템은, 빛의 속도로 부정적인 생각을 도출해 내고, 애써 찾아낸 긍정적인 생각은 한참 뒷전으로 밀려난다. 그러면 아침에 자연스럽게 입력된 걱정이라는 초기 세팅 값에 따라, 출근 버스를 놓치고 카페에서 내 앞에서 단체 주문이 들어오는 식으로 머피의 법칙이 이어진다. 


내 머릿속에서 이렇게 부정적인 생각이 계속된다는 걸 어느 날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때 내가 했던 생각 멈추기 방법이 ‘STOP 외치기’다.  ‘STOP 외치기’는 심리학 강의 시간에 배웠던 방법이라 들어본 적이 있었는데 책에서 읽고 따라 해 보게 되었다. 강의시간에 배웠을 때는 너무나 간단한 방법이라 피식 콧웃음이 났었는데 정말 해보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런데 의외로 즉각적으로 생각을 인지하는데 효과가 뛰어났다.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하면 생각 컨트롤이 어려워진다. 그래서 생각이 본격적으로 일어나기 전에 이 방법을 써야 했다. 생각이 일어났다는 걸 알아차리면 그 순간 오른손 팔과 손바닥을 쫙 펴고 STOP이라고 외치기만 하면 된다. 

이 소리가 편도체를 놀라게 만들어 교감신경을 잠시 멈추고 부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켜 준다고 한다. 교감신경은 생존을 위해 위기에 대체해야 할 때 활성화되고, 부교감신경은 교감신경 효과를 상쇄시키는 역할을 한다. 

STOP 외치기를 통해 내가 얼마나 자주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지 빈도를 알 수 있었고, 부정적인 생각을 뚝 떼내어 앞에 두고 관찰할 수 있다. 앞에 두고 바라본 부정적인 생각은 일어나지도 않는 에고가 꾸며낸 허상 드라마가 대부분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뚝 떼내어 관찰하기만 해도 사라질 우울 드라마를 초기에 잡아내지 못해 하루 종일 머피의 법칙에 휘둘리고 있었다는 걸 후에 알 수 있었다.


내 안에 말하는 나와, 듣는 내가 따로 존재한다는 사실 또한 놀랍고 신기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후로는 말을 항상 조심한다.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던 ‘나 우울해’,‘난 행복하지 않아’라는 말은 이제는 더 이상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생길 때는 청개구리처럼 거꾸로 '행복해 죽겠네'라고 말하며 웃어넘긴다. 

소리 내어한 말이 실제 현실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에는 언령이 있다는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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