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재발을 막기 위해 공부를 시작하다.
난 아무래도 우울증이 세 번째 재발한 것 같다. 이제는 진짜 우울증 치료를 위해 내가 전적으로 공부하고 노력해야 할 때인 것 같다. 그냥 약 먹고 병원 다닌다고 치료가 되는 단순한 병이 아닌 것 같다. 매일 어느 순간 찾아오는 이 우울감은 정말 사람을 미치게 만들기 때문이다.
밀리에서 우울증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하니 눈에 띄는 책이 하나 나왔다. <우울증 재발 완전히 차단하는 7가지 멘탈 관리법>. 나는 벌써 3번째 재발이었기 때문에 절실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저자는 일찍부터 우울증을 앓아왔었다. 무려 중학생 시절부터 앓은 것 같은데 불우한 가정환경이 원인이었다. 나는 불우하진 않았지만 억압되고 행복하지 않은 가정환경이었기에 어느 정도 공감됐다. 중간에 나오는 에릭슨의 발달모형에서 확실히 나는 10대 시절 자아정체성 확립이 안되어서 성인이 되어 우울증으로 발현된 것 같다. 10대 시절 자아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으면 부모가 시키는 데로 살기 때문에 학창 시절이나 사회초년생 때는 큰 문제가 없다가 30대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나는 누구인가?’ 따위의 질문을 나한테 계속해서 던지는 것이다.
나도 입사 후 딱 3년이었다. 부모님이 원하는 직장에 합격하고 3년까지는 아무 생각 없이 즐겁게 다녔던 것 같다. 그 이후로는 ‘버티는’ 삶이었다. 어떻게든 버텨내서 부모의 마음에 들어야 했고 떳떳한 자식이 되어야 했으니까. 그런데 책에서 나오는 것처럼 10년을 버티니 내 마음은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설사 버틴다 하더라도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마음으로 20년, 30년이 흘러가 버리는 것이다. 나는 11년을 버텼다.
11년 동안 많이 망가져 버린 내 마음의 원인은 회사가 컸다. 맞지 않는 회사 시스템, 업무, 사람들 등등. 일단 원인을 차단해야 했기에 그 회사를 그만둔 것은 일차적으로 우울증에 큰 도움이 됐다. 그다음은 전직 후 다시 재발한 요즘 나의 우울증이다. 다시금 우울증이 도지면서 기분이 오락가락 가슴은 미친 듯이 뛰고 제대로 된 직장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지장이 크다. 그래서 이 책 제목대로 재발을 방지하고픈 마음에 읽기 시작한 것이었다.
일단 재발을 막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첫째로 원인 제거, 둘째로는 우울증 재발을 왜 막아야 하는지이다. 난 사랑하는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우리 남편이 나에게 베푼 사랑과 자비, 이런 것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리고 나의 우울증으로 인해 남편이 영향을 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우울증도 전염이 되니까. 난 우리 남편을 정말 사랑한다. 내 목숨보다 소중할 정도로. 그래서 남편이 소중한 만큼 우울증을 좀 이겨내고 싶다. 책에서는 이걸 꼭 마음에 새기거나 눈에 잘 보이는 곳에 글을 써서 붙여놓으라고 한다. 마치 공부를 하는 수험생이 글귀를 붙여놓는 것처럼. 나는 대신 브런치에 써본다. 언제든 다시 읽어볼 수 있게.
책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또 있다. 스트레스는 유익하다고 믿는 것이 좋다는 것. 사망위험도 낮았고 학업이나 일의 성취도가 높았다고 한다. 즉, 생각한 대로 산다는 것. 스트레스를 나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유익하다, 나를 성장시키는 것이다라고 믿는 게 실제로 건강에 좋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처한 시련에는 ‘의미’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무너지지 않았다는 것 또한 흥미로웠다. 이게 바로 종교인 것 같다. 예를 들어 “하느님은 버틸 수 있는 시련만 주신다고 했으니 나는 이것을 버티면 좋은 날만 올 것이다”라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결국은 긍정적인 미래를 상상하고 우울증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나에게 종교가 필요한 이유일 수 있다. 물론 책에서는 종교를 믿으라고 강요하지 않고 저자 또한 종교가 없다. 그래도 나는 종교가 주는 신비, 안도감, 긍정의 힘이 분명히 있다고 본다. 어쨌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라는 것이 저자가 말하는 키포인트다.
쾌락과 만족의 구분. 이 부분도 나에게 엄청나게 중요한 부분이었다. 나는 우울증을 빨리 잊기 위해 쾌락 추구를 많이 했구나 싶었다. 만족이라는 것은 운동이나 독서, 봉사활동 같은 것을 말하는데 쾌락은 맛있는 음식 먹기, 영상 시청하기 등이 있다. 쾌락은 그 즉시 즐겁지만 끝나면 미묘하게 불쾌한 느낌이 찾아오고 금세 우울해졌다. 반면 만족은 행동 뒤에 기쁨이 찾아오고 꽤나 길게 유지되는 차이점이 있다. 우울증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쾌락보다 만족을 추구하는 생활 방식을 가져야 한다. 어떤 일에 몰입하고 뿌듯함을 느끼고 그 일을 반복해야 하면서 마음 근육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내가 지켜야 하는 우울증 재발을 막기 위한 생활패턴을 이곳에 적어보겠다.
1. 하루에 30분 독서
2. 하루에 20분 홈 트레이닝
3. 좋아하는 음악 2개 이상 감상
4. 하루에 30분 일본어 공부
5. 매일 감정 일기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