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는 아이스아메리카노가 없다?
아이스 + 아메리카노
인도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 중에 하나는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들이키는 일이다. 델리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온몸으로 느껴지는 열기는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근데, 어디서 먹지?
인도의 커피문화델리공항에는 스타벅스가 있다. 그리고 당연히 아이스아메리카노가 있다.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기다리다 보면 내 이름인 'KIM'을 부르며 커피를 준다. 근데 왜 얼음이 없지?
얼음이 없어서 주문이 잘 못 들어갔나 싶은데 또 그건 아닌 것 같다. 컵은 차갑기 때문이다. 그렇다. 얼음이 다 녹아서 시원하지만 얼음이 없는 아메리카노를 받은 것이다.
인도의 더운 날씨 때문에 차가운 음료가 많은 것 같지만 생각보다 인도에는 차가운 음료가 별로 없다. 대신에 인도 전통음료인 짜이(Chai) 또는 뜨거운 차 문화가 발달되어 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인도의 수질이 기본적으로 좋지 않기 때문에 차가운 음료보다는 끓여 먹는 차와 같은 음료를 사람들은 마시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먹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우리가 커피를 주문한 곳의 바리스타가 우리가 알고 있는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알고 있다면 그냥 주문하면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커피를 어떻게 해 달라고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설명을 한들 주문을 받는 사람이 잘 이해를 해서 바리스타에게 전달하지 않는다면 말짱 꽝이다.
인도인들이 이해하는 아이스아메리카노
아이스블랙커피1. 시원한 블랙커피
"아이스아메리카노 하나 주세요"라고 주문하면, 이해 못 한 얼굴로 되묻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메리카노 메뉴를 처음 들어보기도 하고 아메리카노가 어떤 종류의 커피인지 정확히 모르기 때문이다. 메뉴에 없다면, 블랙커피를 나름대로 시원하게 가져다주게 된다. 아니면, 뜨거운 블랙커피와 얼음을 따로 줄 때도 있다.
2. 얼음이 둥둥 떠있는 블랙커피
그나마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들어보거나 본 적이 있는 직원들은 아이스아메리카노 주문을 받게 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커피의 모습대로 만들어서 줄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뜨거운 커피에 얼음을 넣어가며 시원하게 만들고 최종적으로 얼음을 띄워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완성한다.
그렇다고 인도에서 맛있는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먹는 것이 너무 힘든 것도 아니다. 내가 잘 설명만 한다면 인도인들의 특성상 최대한 만들어서 가져다주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꼭 에스프레소에 얼음(ice cube)을 넣어서 달라고 해야 우리가 원하는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먹을 수 있다. 설탕을 넣지 말라는 말을 꼭 해야 한다. 간혹 기본적으로 설탕이나 시럽을 넣어서 준다.
만약에 직접 제조해서 먹고 싶다면, 에스프레소와 물 그리고 얼음을 따로 가져다 달라고 하면 그렇게 해준다. 대부분의 호텔이나 카페에서는 가능하고 식당이나 베이커리에서는 어떤 인도인을 만나느냐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다. 그래도 대부분의 인도인들은 우리가 원하는 음료를 만들어주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
인도의 콜드커피(Cold Coffee)는 아이스아메리카노와 다르다.
콜드커피인도에서의 커피의 기본은 블랙커피에 우유를 넣고 설탕을 넣어 달달하게 만든 커피를 의미한다. 인도인들은 이 커피와 스위트(인도식 디저트)를 자주 즐긴다. 인도의 음료 메뉴판에는 콜드커피(Cold Coffee)를 볼 수 있다. 이 커피는 위에서 설명한 인도식 커피를 차갑게 한 커피를 말한다. 맛은 우리나라 '더위사냥 아이스크림'과 정말 비슷하다. 시원하고 달콤한 커피를 먹고 싶다면 콜드커피(Cold Coffee)도 좋다.
제대로 된 아이스아메리카노와 아이스라떼인도에서 내가 생각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주지 않는다고 화를 내거나 불평을 하는 것은 그 나라의 특성과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것과 같다. 우리나라의 아이스아메리카노 매력이 대단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다수의 인도인들은 이를 접해본 적이 없다. 우리가 인도인들에게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알려주면 매우 신기해하면서 더 알고 싶어 한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서, 안되면 외부에서 사 와서라도 우리에게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준비해 주려는 모습을 보이는 아주 친절한 인도인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