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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가드너 Jan 13. 2024

그저 그런 일상이  행복이더라

한국에 있는 친구와 새해 안부 전화를 하고 있었다. 

요즘 어떻게 지내? 라고, 물으니 "맨날 똑같지 뭐. 그저 그렇지!"란 대답이다. 아프거나 큰일이 없어 다행이고, 일상이 단조롭지만, 무사하고 행복해 보여 안심했다.  



뉴욕 날씨가 추웠던 며칠 전 이다. 

올해엔 기다리는 눈은 오지 않았어도 날씨는 그런대로 견딜만했더랬다.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자, 매일 루틴인 '공원에서 걷기'도 하기 싫었다. '이렇게 추운데! 딱 오늘 하루만 쉬자!'란 달콤한 속삭임에 하마터면 마음이 흔들릴 뻔했다. 잠시 고민하다, 얼른 긴 패딩을 입고, 털모자와 겨자색 털장갑을 끼고 집을 나섰다.   


우리 동네엔 각각 차로 5분 거리에 세 곳의 공원이 있다. 각각 특징에 따라 '호수 공원', '바닷가 공원', '언덕 공원'이란 이름을 붙였는데, 이날은 남편과 호수공원을 걷기로 했다. 여느 때처럼 차를 공원 앞에 세우고 좁은 입구로 들어섰다. 이 순간만큼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자연을 느낄 수 있어서, '그리운 친구 만나러 가는 길'처럼 설렌다. 지금은 미쳐 못 치운 낙엽이 가득하지만, 지난여름엔 상쾌한 숲 내음이, 이른 초봄엔 연둣빛 향이 반겼더랬다. 서서히 호수로 향하는 나무 계단을 내려가니, 수척해진 나무 사이로 유난히 파란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보통은 자전거를 타거나 걷는 사람도 많은데, 추워선지 인기척이 없다. 간혹, 호수를 망원카메라로 담는 사람의 낙엽 밟는 소리만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릴 뿐이다. 따뜻한 코코아라도 보온병에 타 올걸! 후회하며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호수 둘레길을 걷기 시작했다.


요즘은 주로 일상의 글쓰기와 책에 관한 대화를 나눈다. 한참을 내가 묻고, 남편이 답해주다가, 신년 북클럽 모임에서 만난 신입회원 이야기로 흘러갔다. 잔잔한 미소에 따뜻한 아우라가 풍긴 분이었는데, 알고 보니 '여류 시인'이었더랬다. '역시 글 쓰는 사람은 분위기가 있고 멋져!'라고 자랑삼아 말하는 순간, 한발 앞서가던 남편이 갑자기 하늘을 보란다.  


우두머리 철새가 앞장을 서고, 그 뒤로 V 자로 군무하듯이 하늘을 수놓고 있었다.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간격을 맞춰 가는 모습이 "국군의 날'에 공군이 비행하는 모습처럼 일사불란하다. 일제히 호수로 직진하는 모습을 넋 놓고 보며, 조금 더 걸어가자 낮은 관목 사이로 크고 작은 오리와 이름도 모를 물새들이 연잎처럼 떠 있다. 


도통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은 아름다운 영화의 한 장면이 펼쳐져 있었다. 슬(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이 황홀하도록 근사해서 하마터면 사진 찍다가 호수로 들어갈 뻔했다. 백조 커플이 다정하게 부리를 비비기도 하고, 물로 들락거리는 것을 보니 매서운 날씨와는 달리 따뜻하게 보인다. 자주 오는 동네 공원이지만, 평소엔 못 보던 풍경을 이 한겨울에 보여주다니! 찾아주는 이들에게 감사의 표현이라도 한 걸까?  



"이동진 독서법"을 쓴 애서가인 이동진 작가는 "행복'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행복이란, 반복되는 소소한 일상에 있는 일들"이라고 한다. 즉, 우리 삶을 이루는 것 중 상당수가 습관이고, "좋은 습관을 지니는 게 최상의 행복 기술"이란 설명이다. 패턴화된 습관의 중요성이랄까?      


다시금 행복은 뻔한 말이지만, 평범하고 "그저 그런" 익숙한 일상 속에 있음을 깨닫는다. 매일 다니는 공원에, 가족과 함께하는 밥상에, 새벽 미명에 나 홀로 책상에 앉아 있을 때 갖는 편하고, 충만한 감정이다. 겨울에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 자연을 보며 또 하나의 "작은 행복"을 느끼며 집으로 돌아왔다. 추워도 공원에 다녀오길 잘했다!    


이날의 아름다웠던 호수의 풍경을 담았습니다. 

https://youtube.com/shorts/aGuuGYcb05A?si=X48HJlKeZfYmTWrP




다음은 공원에 다녀와서, 기분 좋은 에너지를 담아 만든 소품인데요. 

복잡해 보여도, 방법만 알면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꽃 가랜드 만드는 법}

1) 준비물: 유칼리투스잎 20장 정도, 각종 마른 꽃, 글루건, 와이어

2) 와이어를 유칼리 중간에 끼우고, 양쪽으로 마른 꽃 2개씩을 글루건으로 붙인다.

3) 2번 과정을 원하는 길이만큼 이어서 끝은 와이어로 마무리한다. 

4) 완성된 된 꽃 가랜드를 살피고, 부족한 부분에는 꽃을 보충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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