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에 인스타 팔로워의 "갓생 살기를 응원합니다"란 댓글을 받았다.
갓생 살기? 이게 무슨 말이지? 어디서 들어본 것 같긴 한데 알쏭달쏭했다. 찾아보니, "소소한 목표를 정하고, 이를 계속 성취하며 살아가는 삶"이라고 쓰여 있었다. 부담스럽고 거창한 계획보다는, 하루하루 몸에 익숙해진 루틴을 익히며, 꾸준하게 해 나간다는 설명이다.
앗! 이거!!
'루틴 마니아'인 내가 오랫동안 해 온 습관인데...
MZ세대가 좋아한다는 신조어로 만나니 새삼스럽고, 누군가에게 인정받은 거 같아 뿌듯했다.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우리 집의 "하루 한 곳 정리" 루틴을 겸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개인주택이라 지하부터 1층, 2층, 거라지, 뒷마당, 앞마당, 옆마당까지 손 봐야 할 곳이 많았다. 평소에 정리를 자주 하는 편인데도 시간이 가면 어쩔 수 없이 집이 어수선해진다. 보아하니 족히 일주일은 걸릴 분량이라 엄두를 못 내다, 조금씩 나눠서 하기로 했다.
일단, A4 용지에 방마다 치워야 할 목록을 세세히 적어 클립 보드판에 붙였다. 그리곤, 습관이 되도록 목록에 매일 인증을 했다. 시간이 여유 있는 날엔 손이 많이 가는 곳을, 바쁠 때는 작은 서랍 한 칸이라도 정리했다. 하루의 루틴이 자리 잡고, 집이 점점 깔끔해지자, 하기 싫었던 일이 '즐거운 정리 프로젝트'가 됐다. 마침내 12월 30일에 집 전체의 정리 정돈 마무리를 하고 개운하게 새해를 맞이했다. 모델 하우스처럼 하려는 계획은 아니었는데, 매일 루틴으로 했더니 정말 잡지에서나 봄 직한 집처럼 깨끗해져 작은 성취감을 체험했다.
그 여세를 몰아 일과 삶 작가님의 '매일 독서 습관 쌓기' 인증 동아리에도 가입했다. 북클럽을 몇 년째 하긴 하는데 "다양한 독서를 해라"는 남편의 충고를 듣기로 한 거다. 해외에선 책 구입이 번거로워 '밀리의 서재' 구독도 시작했다. 딸의 아이디를 지금까지 사용했는데, 기분 좋은 투자라 기꺼이 하기로 맘먹었다.
그동안, 독서 습관이 마음 내키는 데로, 아니면 말고! 식이라 불규칙했더랬다. 집 청소를 하면서 루틴의 필요성을 다시금 절감했다고나 할까? 무리하게 시간을 정하면, 곧 포기할 거 같아 40분 일찍 일어나는 것으로 스스로 타협했다. '그 정도면 할 수 있겠다.' 싶어 아침 6시면 일어나 독서하고, 인증을 하는 중이다. 이 역시도 곧 단단한 하루의 루틴으로 정착하리라 믿는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에도 다양한 루틴을 시도해서 성공한 사례가 제법 있다.
5년 전, 6개월에 걸친 "간헐적 단식"으로 몸무게 10kg 정도를 감량했었다. 지인들이 어떻게 살을 뺐냐? 고 노하우를 물었는데, 자신 있게 "루틴 덕"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습관을 잘 길들이려고 18:6 단식을 하며, 나 혼자 인증을 했더랬다. 그리고 1주일 동안 꾸준하게 하면, 동네 옷 가게에 들러 아이쇼핑을 했다.맘에 드는 옷을 입어보고 몸의 변화를 조금씩 느껴보는 것이 나름의 선물이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해오고 있는 습관 덕에 요요현상 없이 무사히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일을 성취하는 데 있어 꼭 굳은 결심과 뼈를 깎는 노력만 필요한 건 아니었다. 매일 하는 '작은 루틴'도 성실히 하다 보면, 어느새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었음을 깨닫는다. 거창한 목표를 세워서 작심삼일이 되느니 차라리 여유있고, 꾸준하게 하는 편이 성공률이 더 높았다. 이제 막 시작한 '독서 루틴'도 확실한 목표는 없지만, 매일 하다 보면 즐겁고, 그래서 결국엔 멋진 꿈에 다다르지 않을까 한다. 새해 첫날에 덕담처럼 받았던 "갓생 살기를 응원합니다"를 마음에 새기고 루틴을 잘 지키며 올 한 해를 보내야겠단 생각이다.
얼마 전 집 정리를 하며 만들어 본 {책상용 빗자루}인데요.
친환경이고, 사용처가 많아 소개합니다.
1) 준비물: 솔잎, 끈 조금, 데코 할 꽃 조금, 글루건
2) 솔잎을 5-7 개 정도 모아 놓는다.
3) 가지런히 끈으로 묶어준다.
4) 솔잎의 위와 아래를 반듯하게 잘라준다. (원할 경우, 마른 소재로 데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