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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가드너 Dec 23. 2023

달력, 꿈꾸는 자의 한 해가 보인다


작년부터 자그마한 탁상달력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한 해 동안 만든 소품을 기록하려는 단순한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달력 속의 "일 년의 흔적"이 현생을 살아가는데 많은 동기부여가 됐다. 올해도 가을이 되자, 서둘러 사진을 정리하고, 파일을 만들어서 소량 주문을 했더랬다. 지난번 한국을 방문했을 때 찾아서, 친구들과 가족에게, 나머진 뉴욕으로 가지고 와서 지인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나눴다.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은퇴 후 지금처럼 활기찬 생활을 하리라곤 꿈에도 생각 못 했다. 기껏해야 일하느라 못 가본 여행을 하고, 운동과 독서 정도를 즐길 줄 알았다. 정원에서 행복과 치유를 경험하게 되면서부터 필명도 "행복을 전하는 가드너"란 의미의 "해피가드너"라고 정하고, SNS를 시작한 지도 꽉 찬 2년이 됐다.


주로 비슷비슷한 관심사 기반인 인스타에서 활동하다 보니 "나만의 콘텐츠"를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함을 느꼈다. 그러다 우연히 올린 소품이 인기를 끌며 차별화된 나만의 코어 콘텐츠를 찾을 수 있었다. "그래! 맞아! 원래 이런 것을 좋아했으니 이 길로 쭈욱 가면 되겠다!"란 생각에 필명과 함께 나를 잘 표현해 줄 호칭을 알아봤다. 무슨 일을 하든지 이름부터 확실하게 정하고 시작해야, 한 곳을 바라볼 수 있다는 오랫동안의  습관 탓이다.   


내 소품을 보고 딱! 떠오르는 호칭을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기웃거려 봤지만, 특별히 잘 맞는 게 없었다. 결국, 따뜻하고, 감성적인 소품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담아 "감성 꽃 소품 크리에이터"란 호칭을 스스로 지어 필명 앞에 붙였다. 지금도 구글에서 이 단어를 찾아보면 나만 나오는 게 일반적이진 않나 보다. 브랜딩 하는 게 뭔지도 모른 상태에서 나름 철두철미하게 시작했단 생각에 웃음이 피식 나온다.      


암튼 "감성 소품 만들기"를 콘텐츠를 정하고 SNS활동을 하니 방향을 잡을 수 있어서 좋긴 했다. 그러나 일주일에 3번 창의적인 소품을 올리기 위해 남모를 노력과 시간투자를 지속적으로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뚝딱 만들 거 같아도, 소품하나가 완성되기까진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했다. 이 세상에 거저 되는 것이 없음은 만고의 진리라고나 할까? 그럼에도 좋아서 하는 일이라, 매번 다른 주제를 정해 다양한 재료로 여러 시도를 꾸준히 해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물론 대다수의 많은 분은 좋아했지만, 가시 돋치고, 비꼬는 반응도 더러 있었다. 다른 사람과의 차별화를 위해, 열심히 고민해서 만든 소품을 출처도 안 밝히고 그대로 따라 해서 올린 사람도 생기기 시작했다. 타인의 부정적인 말 한마디로 슬럼프에 빠지기도 하고, 내 창작물이 그대로 도용되는 듯한 묘한 배신감도 느껴졌다. 딸이 "엄마, 그런 부정정인 사람은 어디나 있기 마련이고, 누군가가 따라 한다는 것은  엄마가 인풀루언서로 인정받았다는 말이기도 하니 신경 쓰지 마세요"라고 여러 번 위로를 했다. 


한편으론 수긍하면서도 의욕이 꺾이고 기분이 상해 "지금, 내가 뭘 하고 있는 걸까?"란 자책도 수없이 들었다. 그런 일이 반복되자 마음의 평화를 위한 나름의 재정돈이 필요했다. 결국 감정이 상함은 "시간과 에너지 낭비"란 생각이 들면서, 영양가 없는 부정적인 말은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내 콘텐츠에만 집중했다. 그러자 어느 순간부터 남의 반응에 그다지 신경이 쓰이지 않기 시작했다. "모든 사람의 호감을 받을 필요는 없다"는 든든한 맷집이 생겼다고나 할까?    



요즘도 여전히 작은 작업실에서 소품을 만들고, 글을 쓰며 미래를 위한 꿈을 꾼다. 소박한 꿈이지만, 스스로 만들어 가는 길이기에 과정의 힘듦쯤은 기꺼이 감수하고 있다. 가다가 흙탕물도, 크고 작은 돌멩이를 만나더라도 깨끗이 닦고, 치우고 가면 된다. 힘들면 좀 쉬었다 다시 가던 길 걸어가도 된다. 살아오면서 수없이 겪었던 꿈을 향한 도전처럼....  


해마다 함께 하는 자그만 탁상달력에는 그런 나의 꿈을 향해 가는 여정이 보여 애틋하다. 아마 3년 차인 내년 달력에는 좀 더 꿈에 가까이 간 모습이 보일지도 모르겠다.   

 

 2024년도 달력


다음은 {달력 포장과 데코} 소개입니다

달력이나 책 선물은 카드 봉투처럼 포장해도 예뻐서 너무 쉽지만, 공유합니다.

1) 정사각 종이를 마름모 모양으로 놓는다.

2) 중앙에 포장할 달력을 놓는다.

3) 달력 밑부분을 가로로 접어준다.

4) 양쪽을 세로로 접어준 후, 위 꼭지를 한 바퀴 돌려준다.

5) 적당한 꽃이나 데코 테이프로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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