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처음 집을 지어 이사 왔을 때다.
우편함을 설치하려는데 시중에서 파는 기성품은 대부분 차가운 느낌의 철재나 플라스틱이라 맘에 들지 않았다. 고민하다 우리 집을 닮은 작고 소박한 나무 우편함을 직접 만들었더랬다. 그리곤 크리스마스나 특별한 기념일이 되면, 혹시 반가운 소식이 왔나? 라는 행복한 상상도 은밀하게 즐기곤 했다. 가을과 겨울이 함께하는 요즘, 낡은 우체통에 떨어져 있는 단풍이 그리운 사람의 편지를 기다리는 것만큼이나 애잔하다.
7~8년 전쯤,
나이가 비슷한 회원들이 참여하는 그룹 리더를 몇 년 동안 한 적이 있었다. 해야 할 중요한 일 중 하나는 새로운 회원이 들어오면, 손으로 직접 쓴 "웰컴 카드"를 보내는 거였다. 사실 잘 알지도 못한 사람에게 편지를 써야 하니 부담감도 적지 않았다. 보통 한 달에 한두 번은 썼는데, 진심을 담으려고 해도 형식적인 인사말을 하고 나면 쓸 말이 없었다. 그럼에도 받을 사람을 떠올리며 최대한 마음을 담아 장문의 편지를 수년간 집으로 보냈었다.
시간이 한참 지난 요즘도 나를 떠올리면, 제일 먼저 "다정한 손 편지"가 생각난다고 한다. 본인 한 사람을 위해 정성껏 쓴 편지를 읽으며 사랑을 받은 거 같아 행복한 마음이 들었노라고... 더러는 그때 받은 손 편지를 지금까지도 간직하고 가끔 꺼내 본다고도 했다. 정작 나는 무슨 내용을 썼는지 기억도 가물거리는데 오랫동안 고마움으로 기억해 주니 감사한 일이다.
"손 편지로 사랑과 위로를"을 전달하는 "More Love Letters"라는 재단이 있다.
설립자인 Hannah Brencher는 일상에서 극심한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자기처럼 힘든 누군가를 위로하기 위해 도시 곳곳에 손 편지를 남기는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활동이 알려지면서 2011년 뉴욕에서 비영리단체를 설립하게 된다. 많은 자원봉사자가 참여해 쓰인 손 편지는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 전달된다. 익명의 누군가에게 쓰기도 하지만, 진짜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겐 직접 편지를 쓰기도 한다. 손 편지로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외롭고 힘든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달하는 의미있는 활동을 지금까지 하고 있다.
손 편지는 "한 사람만을 위한 글"이고, 오직 그 사람에게만 전달되는 유일한 글이기도 하다. 편지를 쓰기 위해 받을 사람에게 집중하고 생각을 정리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쑥스러워 말로는 하지 못했던 여러 감정표현도 수월하게 전달할 수도 있다. 감사했지만, 무심히 흘렸던 일들도 생각나고, 서운하고 찝찝한 일도 편지를 쓰며 자연스럽게 풀리기도 한다. 상대방뿐 아니라 나 또한 편지를 쓰며 위로와 힘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해를 마감하는 12월,
매일 조금씩, 직접 만든 카드에 손 편지를 담아 한 해를 정리하고 있다. 사랑하는 가족, 오랜 시간 함께 한 친구들, 한때는 가까웠지만 어느새 무덤덤해진 관계...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과의 소중했던 시간을 소환하며 쓰고 있다. 인생사가 그렇듯이 누군가의 한해는 행복했고, 또 힘들었다. 편지에 전하고 싶은 말을 다 표현 못하기도 했다. 그랬으면 어떠리. 잠시라도 함께했으니 만족하련다.
나의 진심이 담긴 작은 위로와 사랑이 숲 향과 함께, 그대에게 전해지길 소원한다.
다음은 간단하고, 너무 쉬운 {크리스마스 카드} 만드는 법입니다.
1) 준비물: 사철나무잎 조금, 장식할 작은 데코와 리본, 글루건, 종이카드
2) 먼저, 사철나무(솔나무) 잎을 카드중앙에 놓고 디자인을 해본다.
3) 글루건으로 사철나무가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해 준다.
4) 작은 데코나 리본으로 데코 한다.
추가로 만든 다양한 사철나무 카드를 올립니다. 참고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