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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가드너 May 25. 2024

카르페 디엠

3년 차 정원지기의 꽃밭 정원에서

장미의 계절이라는 오월이 되자, 꽃밭 정원이 더욱 화려해졌습니다. 일 년 중 가장 아름답고 달 뜨는 시간임이 분명합니다. 사실, 작년에도 비슷한 꽃이었는데, 여유롭게 즐기지를 못했어요. 지나치게 마음을 뺏기는 게 싫어 남의 집 정원 보듯 했거든요. 많은 정원지기가 꽃이 지고 나면, 한참을 허허로워해서 미리 꽃들과 거리 두기를 했더랬습니다.


3년 차 정원지기가 되어 다시 피어나는 꽃들을 보니, 고맙고, 미안한 감정이 들어 조금 더 마음을 열기로 했습니다. 헤어지는 게 두려워, 사랑을 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까요. 조금 있다 사라지겠지만, 그건 그때 생각하기로 하고요. 작은 정원 구석구석 다니며, 마음속에 꼭꼭 담아두고 있습니다.    

   



선물 1 스윗 알리섬 (Sweet Alyssum)

꽃말 '빼어난 미모'처럼 동궁 동굴 귀엽고 작은 꽃이 바라만 봐도 사랑스럽습니다. 게다가 달콤한 향기까지 진하게 나니 예뻐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넓게 퍼지는 특성이 있어 화단의 가장자리에 심어주면, 잡초도 안 올라오고, 화분에도 아주 잘 어울립니다. 시원한 것을 좋아해서, 여름만 주의하면, 겨울까지 싱싱하게 핍니다.   


스윗 알리섬


선물 2 솔체 (Scabiosa)

이름도 예쁘고, 몽실몽실, 한들거리는 연보랏빛 색감이 반할 수밖에 없는 꽃인데요. 키가 늘씬하고, 레이스처럼 아기자기한 꽃잎은 가을의 코스모스 분위기도 나고요. 화분에도 심고, 라벤더 길에도 같이 두었는데, 어디에 놔도 감성 분위기가 납니다. 꽃말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데 조금 어울리는 듯도 하네요.


솔체


선물 3 물망초(Forget me not)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꽃!! 하늘색 청색, 노란색의 파스텔 톤의 색이 동시에 보여 자세히 볼수록 예쁜 꽃인데요. 작지만, 시원하고, 영롱한 기분이 느껴집니다. '나를 잊지 말아요 '란 꽃말은 마치 어느 소녀가 절절히 누군가에게 애원하는 것 같아 애잔합니다.   


물망초


선물 4 란타나 (Lantana)

시간이 가면서 7가지 색으로 변한다고 해서 '칠변화'란 애칭이 있는 꽃인데요. 공 모양으로 뭉쳐있는 꽃이 처음엔 노란색으로 피다, 점점 화려해집니다. 햇빛을 좋아해서 따뜻한 양지바른 곳에서 키워야 하고요. 귀여운 모습과는 달리 꽃말은 '엄격, 엄숙'이랍니다. 작지만, 화려하죠?


란타나


선물 5 라벤더 (English Lavender)

사람을 편안하게 해 주고,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향이라 많은 사람이 좋아합니다. 드라이플라워로도, 화장수로도, 소품 만들기도 활용도가 무궁무진해서 특히 애정하는 꽃으로, 꽃말은 '평화와 안정'인데요. 보라 꽃이 주는 아름다움이 정서적 안정과 관련이 있는 듯합니다.  


라벤더


선물 6 보라 사계 국화(Swan river Daisy)

데이지 모양의 연보라 꽃이 심쿵합니다. 사계절 쉼 없이 핀다고 해서 '사계국화'라고 하는데요. 낮에는 활짝 피었다가 밤이 되면 살짝 오므라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가까이서 들여다보고 있으면, 꽃말인 '맑은 마음'이 느껴져서, 꽃밭 입구에 심어 두고, 오고 가며 제일 먼저 눈 마주치고 있어요.   


사계국화


선물 7 장미 (Rose)

 오월의 주인공인 장미는 두말하면 잔소리이죠. 서재 앞 창가에 심은 장미 3주가 올해도 황송하리만큼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작년에 너무 잘 자라 나무로 만든 아치를 남편이 세워주었더니, 올해엔 다 덮여 장미 그늘막이 되어 버렸습니다. 장미향이 좋아선지, 영리한 새가 둥지를 틀더니 아기 새 3마리도 태어났답니다.  '낭만적인 사랑'이란 꽃말이 어울리는 치명적 아름다움입니다.  


창가 장미와 새 둥지


카르페 디엠 Carpe Diem !!

최근 읽은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당신도 알게 된다면'이란 책에선 70세 이상의 현자들의 글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저자 칼 필레머/코넬대 교수/사회학자) 그들이 후회하는 것 중 하나가 "삶의 즐거움들, 기쁨, 사랑, 아름다운 그 자체를 누리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현재를 즐기라는 '카르페 디엠' 강조하는데, 진심 와 닿았습니다. 일상의 크고 작은 행복을 그러려니! 하기도 하고, 무심히 지날 때도 많았거든요. 그래서일까요? 올해엔 정원의 꽃이 조금 더 아름답고,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꽃은 기다려 주지 않으니, 지금, 이 순간을 마음껏 누리고 사랑해야겠어요. 흘러가는 인생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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