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크리스마스트리
매년 12월이 되면 연례행사처럼 딸과 함께 맨하탄에 있는 록펠러센터의 크리스마스트리를 구경하러 간다. 해마다 가다 보니 조금 무덤덤 해지기도 하는데 이곳을 다녀와야 한해를 마감하는 것 같아 기차와 전철을 번갈아 타고 가는 수고가 있어도 기꺼이 간다.
록펠러센터는 갑부 록펠러 가문에서 투자하고 1939년에 완공했다. 고층만을 추구하던 마천루 형태에서 높이와 형태에 변화를 주어서 좀 더 기능적이고 아름다운 건물군이 만들어졌다. 획일적인 높이가 아니어서 건물들 사이로 하늘도 보이고 입체감이 들어서 비전문가인 내가 봐도 참 멋지다. 록펠러센터를 중심으로 라디오시티, 세인트 페트릭성당, 5번 명품가들이 쭉 들어서 있다. 그뿐만 아니라 도보 10분 이내에 타임스퀘어와 센트락 팍을 갈 수 있는 교통의 요지에 있다. 세게에서 가장 큰 크리스마스트리와 곳곳에 있는 예술작품들을 보기 위해 크리스마스시즌 마다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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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10시쯤 집에서 출발해서 맨하탄행 롱아이랜드기차를 타고 32가에 있는 펜 스테이션에 내려서 전철을 갈아타고 록펠러센터에 도착했다. 평소에는 세계 모든 나라의 국가를 게양해 놓는데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곳곳에 걸려있는 은색과 금색의 깃발이 관광객을 맞아준다. 각기 다른 언어로 말하는 관광객이 얼마나 많은지 사람들에 밀려서 제대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크리스마스트리
나 홀로 집에 란 영화에도 나온 적이 있는 크리스마스트리는 뉴욕 인근의 평범한 가정에서 기증하는 나무를 사용하는데 주로 24m 이상의 가문비나무를 사용한다고 한다. 기증자에게는 나무를 기증한 것에 대한 자부심 외에 따로 대가로 지불하지는 않는다. 8km에 달하는 조명과 스와로브스키에서 만든 별로만 장식을 한 점등식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그리고 TV에서도 생중계한다. 벌써 내년 점등식 예약도 다 찼다니 인기 있는 행사인가 보다. 트리 점등 축제가 끝나면 나무는 해비타트 Habitat for Humanity 프로젝트 재단에 기부되어 집 없는 사람을 위한 나무로 가치 있게 사용한다.
# 아이스링크.
트리 아래로는 시원한 분수대와 금빛 조형물이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는 아이스링크가 자리잡고 있다. 멋진 옷차림을 한 뉴요커들의 로맨틱한 스케이트장 모습을 상상했지만 아쉽게도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고 관광객들의 유쾌하고 신나는 모습이 보인다. 아이스링크는 보통 10월부터 4월까지 오전 8시 30분에서 자정까지 오픈한다. 입장료($20)와 스케이트 대여료($10)를 내면 50분 동안 신나는 크리스마스 캐럴을 들으며 화려한 마천루 사이에서 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다.
#코치 타이니 하우스 (COACH Tiny House)
스케이트장 주변으로 명품브랜드인 COACH코치가 디자인하고 운영하는 타이니하우스가 있다. 먼저 타이니하우스 예약센터로 가서 핫초코와 스낵을 구입하면, 매니저가 이름표가 가기 다른 케빈으로 안내해 준다(20분 체류). 들어가 보니 자그마한 실내를 아기자기 예쁘게 꾸며놓았는데 천장의 등과 격자 무늬창, 스키 등이 마치 모델하우스 같았다. 아이스링크를 마주 보고 있어서 스케이트 타는 모습도 보고 휴식 시간에 아이스링크를 재미있게 청소하는 모습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록펠러센터와 Saks Fifth Ave 백화점 사이에 기다란 겨울왕국 분수대가 있다. 분수대를 중심으로 하얀 옷을 입은 천사들이 나팔을 불고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꽃들로 장식되어 있어서 이곳에 앉아서 잠깐의 휴식을 갖고 사진촬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센터의 곳곳에 멋진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올 한 해는 예전과는 많이 다르게 보냈다. 바쁘게 지낸 것은 비슷했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7월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 글이 나를 치유해주고 성장시켰다는 점이다. 남편이 얼마 전 나의 생일날에 보내준 편지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 "당신이 인플루언서로, 작가로 인생의 최고점을 달리고 있음을 축하한다. 그것은 누구나 쉽게 가질 수 있는 축복이 아니다. 무엇보다 당신 자신에게 자랑스러운 일이다. 특히나 자신이 힐링 받는다는 것은 자신에게 주는 진짜 상이다 " 편지에는 남편의 눈을 통해서 본 나의 지난 일 년이 고스란히 적혀 있었다. 사실 나는 무슨 일에든지 재능이 많진 않지만, 노력은 많이 한다. 그 노력이 쌓여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감을 믿기 때문이다.내가 머물렀던 많은 순간에 감사하며, 한 해 동안 겪었던 크고 작은 시험과 도전에도 감사한다. 록펠러센터의 크리스마스트리를 보고 오니 드디어 올 한 해가 무사히 지났음을 새삼 느낀다. Che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