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피가드너 Mar 04. 2023

모네는 왜 똑같은 정원을 250번이나 그렸을까?

뉴욕 전시회에서 만난 모네의 수련정원 체험



얼마 전, 뉴욕 맨하탄에서 모네의 디지털 전시회가 열렸다. 특히 뉴욕전에서는 디지털 그림과 함께 실제 모네정원을 축소 전시해서 체험할 수 있다는 광고를 보고 호기심이 발동했다. 전시회는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지인 월 스트리트의 증권거래소 바로 맞은편에 유서 깊은 건물에서 열리고 있었다.



모네 전시회가 열린  월 스트리트 건물

 

 건물을 들어서서 전시회장으로 올라가니 모네 안내판이 커다랗게 세워져 있었다. 모네의 그림에는 꽃과 나무가 많고 평화로운 느낌이 들면서도 강렬해서 미술에 문외한인 나도 좋아하는 화가이다. 그는 프랑스의 시골 마을인 지베르니로 이사한 후에는 정원을 직접 디자인하고 아네모네, 수선화, 라일락, 튤립등 다양한 꽃과 나무를 심어서 가꾸는 가드너이기도 했다. 일본식 정원에서 영감을 많이 받은 모네는 일본풍의 정원 다리를 설치하고 250 여점의 수련 연작을 작품으로 남겼다.


Claude Monet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 인상파 양식의 창시자 중 한 사람으로, 그의 작품 《인상, 일출》에서 ‘인상주의’라는 말이 생겨났다. ‘빛은 곧 색채’라는 인상주의 원칙을 끝까지 고수했으며, 연작을 통해 동일한 사물이 빛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탐색했다. 말년의 《수련》 연작은 자연에 대한 우주적인 시선을 보여준 위대한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 네이버 지식백과사전 참조]

  

전시회장 입구의 모네 안내판


그가 일본식 정원을 조성한 이유는 프랑스식 정원이 인공적인 요소를 강조했지만 일본식 정원은 자연의 생태환경을 중시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어서 자연의 변화를 관찰하고 순간적인 인상을 화폭에 담기에 적합해서이다. 전시회장에는 초록색 아치형으로 만든 일본식 정원 다리가 중앙에 놓여있고 양쪽으로는 수련 연못, 그 주변에는 각종 나무와 꽃들이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 아치형 정원 다리가 아름답기로 유명해서  이번 전시회에서도 인기가 좋아 사진 찍는 사람들이 줄지어 있었다.


 일본식 정원 다리


아치 다리를 중심으로 모네의 유명한 수련 연못 정원이 있다. 그는 수련 연못을 만들기 위해 그가 사는 지베르니 주변의 물길을 끌어오고 수련을 심고 연못 주변에는 버드나무, 사과나무, 벚나무 같은 일본산 나무도 심었다. 모네는 매일 정원으로 나가 수련 그림을 그렸는데 자연의 빛에 따라 수련은 모양이 변하기도 하고 색이 변하기도 해서 늘 새로운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그는 매 순간 달라지는 빛의 색채에 몰두하며  똑 같은 장소에서 250편의 수련작품을 그렸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빛을 통해 보이는 수련을 담아냄으로 그는 순간적인 인상을 담아내는 인상주의의 대가가 됐다.  


그는 후에 이런 말을 남겼다.

당신이 그림을 그리러 나갈 때 당신이 전에 가지고 있던 대상에 대한 생각은 잊도록 노력해라. 나무, 집, 들판....단지, 작은 파란색 정사각형, 핑크색 정사각형, 노란 선들이라 생각하고 당신에게 보이는 그대로 정확한 칼라와 모양을 그려라 [Claude Monet]



모네의 수련 연못정원


 나는 매일 식물에 물을 주고 사진으로 기록한다. 얼마 전부터 사진을 찍으면서 아침과 오후, 저녁.. 언제 찍느냐에 따라 똑같은 식물이라도 다르게 보임 알게 되었다. 햇빛이 비치는 시간이나 날씨, 그리고 조명에 따라서도 식물은 새로운 모습으로 보였다. 처음엔 잘 몰랐는데 사진을 보니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었다. 그 사실을 알고 난 후에는 좀 더 다양한 모습의 식물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이다. 나 자신이나 상대방을 대할때  선입관이나 고정관념을 가지고 쉽게 판단하고 지나가게 되면 상대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수많은 모습의 숨겨져 있는 다양체라고도 하지 않았던가? 내가 조그마한 창문으로 바라 본 세상이 전부가 아니듯이 말이다. 모네가 한 장소에서 피어있는 수련의 새로움을 보게 되어 250점의 수련 연작을 그렸듯이, 나 또한 사물을 볼 수 있는 생각의 폭을 넓혀 여러 속성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 진부하고 뻔한 시각은 버리고, 감춰진 무한한 가능성을 찾기 위해 마음을 여는 훈련을 해야겠다는 깨우침을 갖게 한 모네의 전시회였다.    


빛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모네의 정원


모네의 정원 그림으로 만든 창틀액자



매거진의 이전글 88세 엄마의 자서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