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피가드너 May 20. 2023

기부는 행복해

나무 부자가 됐다


요즘은 기부문화가 아주 다양해졌다.


얼마 전 문구류 파는 곳인 Staples를 갔더니 구입한 물건을 계산하는데 기부하겠냐고 물었다. 10불을 기부했는데 그 액수보다 더 많은 문구류 쿠폰을 줬다. 생활용품 가게에선 계산하고 남은 자투리를 기부하겠냐고 늘상 묻는다. 월가의 어느 기업은 개인의 기부를 독려하는 차원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즉 직원 1명이 1년 동안 50시간 봉사를 하면 5,000달러를 기부 명목으로 해당 직원에게 지급한다. 실제로 이 직원이 외부 기관에 기부하면 기업에서 5,000달러를 추가해서 기부하도록 지원하기도 한다. 기부를 활성화하고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기 위한 기부 브랜딩 같기도 하다.  

 


나 또한 자연스럽게 몇 군데에 소액 기부를 하는데 Arbor Foundation(나무재단) 도 그중 한곳이다. 공원에 갈 때마다 우거진 나무에 감사해서 하는 일종의 고마움 표시다. 몇 년 전에 처음 기부를 시작했을 때 재단에서 감사 편지와 소소한 선물을 보내줬다. 그리고 이어 FREE 나무 묘목을 보내도 되겠냐는 친절한 엽서가 왔다. 그때만 하더라도 식물을 키우지 않을 때라 나무를 죽일 거 같아서 안 받는다고 했다. 해마다 기부만 하고 선물은 안 받다가 작년에 처음으로 무슨 나무인지 받아보고 싶어 FREE GIFT 나무를 보내달라고 했다. 올봄이 되자 정말로 재단에서 뿌리 묘목 12개와 감사 카드, 2017년부터 기부했다는 MEMBERSHIP CARD, 그리고 나무를 심는 안내서를 정성스럽게 포장해서 보내 줬다.




나무는 무려 12그루의 뿌리었는데 다음과 같다. 주로 가정집에서 많이 심는 꽃나무 종류여서 내심 반가웠다.

버드나무 3 
꽃사과나무 2
산사나무 2
산딸나무 3
베롱나무 2

선물로 온 뿌리는 비록 한줄기지만 물에 적셔 정성스럽게 비닐에 포장이 되어 왔다. 샹태도 좋았고 줄기는 각기 다른 페인트로 나무표시를 해서 보냈다.




일단 우리 집에 적응해야 해서 하루를 한쪽에 잘 보관했다. 이튿날이 되자 아침부터 부산하게 뿌리 묘목 심을 곳을 찾았다. 그러다가 아무래도 땅에 직접 심으면 다른 식물들과 헷갈릴 거 같아 모아둔 플라스틱화분을 재활용하기로 했다. 나무마다 이름표를 만들고 화분용 흙을 넣어 12개의 뼈 묘목을 심어주었다. 설명서에는 나무마다의 특징, 물 주는 요령, 얼마만큼 깊게 심는지? 가 아주 자세하게 쓰여 있었다.   



12개의 묘목을 심어주고 나니 뿌듯하고 나무 부자가 된 거 같다. 더군다나 나무로 자라는 성장 과정을 지켜볼 수 있으니 흥미롭다. 집 앞의 단풍나무도 처음 시작은 미미했지만, 많은시간을 비바람 맞으며 자란 후에야 지금처럼 멋져졌겠지. 난 눈에 잘 띄는 곳에 놔두고 돌보려고 남편이 만들어 준 식물 장 안으로 집을 마련해 주었다





미 국립보건연구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산하 신경장애 뇌졸증 연구소의 인지 신경학자 그래프먼 실장과 조던 볼 박사는 기부금 내는 사람의 심리를 실험했다. 그들에 의하면 "실험대상자들은 이타적인 행위를 할 때 만족감을 느끼는 뇌의 부위가 활성화된다"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곧이어 기부금을 받을 때보다 줄 때 큰 기쁨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한다. 즉 기부금을 낼때 활성화하는 뇌의 부위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입맞춤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 활성화 되는 부위가 같다"라고 덧붙였다. 


기부를 통해 내가 가진 작은 것을 나눔을 할 수 있으니 감사하고 행복하다. 이런 물질이 아니어도 재능기부도 있고, 필요한 물건도 구입하고 기부도 할 수 있는 일석이조 기부도 있다. 달리기하면서 하는 기부도 있고, 티브이 시청을 하면 쌓아지는 기부도 있다. 앞으로도 거창하게 하지는 못하더라도 필요하고 다양한 곳에 여러 모습으로 기부하려고 한다. 함께 사는 세상에서 내가 받은 것을 조금이라도 보답을 한다면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일주일만에 싹이 났다



매거진의 이전글 하마터면 이사 갈 뻔 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