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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가드너 Jul 29. 2023

꿈꾸는 자, 행복하여라

그녀의 2년 후를 응원하며  

                  

지난 2주 동안 심한 감기로 모든 것이 잠시 멈췄다. 몸도 마음도 힘들어 기운을 좀 내보려고 작년 여름에 글짓기과제로 써 두었던 글을 다시 꺼내 읽어봤다. 신기하게도 많은 부분이 글처럼 진행되고 있었고, 어떤 부분은 초과 달성하기도 했다. 열심히 살아온 나를 위로하며, 다시 힘내서 2년 후를 향한 꿈을 꾸려 한다.       

                        



2025년 10월 13일


오늘도 새소리에 잠이 깨서 정원으로 나가니 가을의 기분 좋은 찬바람과 친근한 흙냄새가 그녀를 반겨준다. 오랫동안 꿈꾸어 온 여행을 떠날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아져 정원 오솔길을 걸으며 유행가 가사를 흥얼거린다. “지금 네가 가는 것이 길이다 - 브라보 마이 라이프” 그녀가 좋아하는 노래에 나오는 이 가사는 언제 들어도 힘이 난다. 정원식물들에게 골고루 물을 주고, 점심 약속을 한 이십년지기 친구에게 선물할 꽃 한 웅큼을 꺾어서 꽃다발을 만든다. 집 안으로 들어와 그녀는 얼마 전에 딸이 선물해 준 커피 머신 으로 만든 부드러운 라테 커피를 마시며 컴퓨터 앞에 앉는다.



                                                

화면을 켜자, 출판사에서 보낸 메일이 보인다. 지난 1년 동안 공들여 쓴 “해피가드너의 설레이는 삶 “이란 책의 마지막 탈고 확인 메일이다. 그녀는 은퇴 후 글쓰기 공부를 꾸준히 하며, 정원을 가꾸고, 나눔과 섬김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찾으며 설레이는 삶을 찾아가는 중이다. 책에는 식물을 키우며 느끼는 삶의 생각, 정원의 버려지는 꽃들로 만든 여러 작품, 뉴욕명소의 사진들, 그리고 그녀가 10kg 감량에 성공한 후 바디 프로필을 찍었던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살아가는 내용이 실렸다. 책 표지는 이미 2년 전에 인친이 선물 해준 그대로 쓸 거다. 



그녀는 커피를 마시며, 꼼꼼하게 마무리 퇴고를 하고, 전자사인을 한 후 마지막 엔터키를 누른다. 곧 책이 출간될 것을 생각하니 새삼 3년 전에 시작한 글쓰기 공부는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어! 란 생각을 다시 한다. 그동안 엄마의 자서전도 출간했고, 1년 전엔 그 경험을 바탕으로 또 한 권의 책인 "부모님의 역사를 기록하는 노하우" 가 담긴 책도 딸과 함께 발행해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녀는 친구와의 점심 약속을 위해 잔잔한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집을 나선다. 친구와 호수가 보이는 카페에서 달콤한 허니브레드를 함께 하며 정원에서 만든 라벤더 꽃다발을 전해주고 1년 후에 만날 것을 기약하며 헤어진다. 



집에 돌아오니 향긋한 텃밭 허브로 만든 샐러드와 가족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파스타와 샌드위치가 식탁에 정성스럽게 차려져 있다. 엄마의 행복한 여행을 축하하려고 준비한 사랑 가득한 선물과 뭉클한 카드도 함께 받는다. 그들은 함께 식사하며, 지난 2년 동안 있었던 의미 있었던 시간을 회상하듯이 나눠본다. 


그동안 가족 누군가는 많이 아팠고, 그래서 서로 위로하고 수고했던 시간에 대해, 가족 이름으로 기부했던 캄보디아의 학교가 드디어 준공검사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이야기를 나눈다. 가족 모두가 골프를 즐길 수 있게 되어 골프장에서 찍었던 사진들, 함께 다녔던  여행지에서의 사진도 함께 꺼내 보며 감사를 나눈다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 일들을 돌아보니 어느새 그녀의 눈가도 촉촉해진다. 그 사이에 아픔도 있었고, 극복하느라 힘듦도 있었고, 행복함도 있었다. 각각의 울퉁불퉁한 작은 길을 걷고 나니, 어느새 그 길은 다져지고 넓혀져서 큰길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이젠 잘나가도 교만치 않고, 무거운 역경이 오더라도 그녀의 삶을 굳건히 지킬 수 있는 탄탄한 큰길 말이다. 


지난 2년의 세월에 감사하며,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 가기 위해 그녀는 잠시 가족 곁을 떠나 또 다른 가족을 만나러 간다. 나이 아흔이 되신 그녀 엄마와의 마지막 여행일 수도 있는 “한국에서 친정엄마와 1년 함께 보내기”를 하기 위해서다. 그녀는 행복 넘어 있는 또 하나의 꿈이 있는 삶을 기대하면서 남편의 배웅을 받으며 서울을 향한 밤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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