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의 쓸개 돌 제거 수술 이야기:2년 6개월의 기다림과 예상치 못한 고비
타이틀:2년 6개월의 기다림과 예기치 않은 위기
부제: 존의 쓸개 돌 제거 수술 이야기: 2년 6개월의 기다림과 예상치 못한 고비
오전 10시, 시어머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며칠 동안 시어머님의 파트너인 존의 상태에 대해 자주 연락을 주고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시어머님: Connie, 방금 병원에서 전화가 왔어. 간호사가 어젯밤에 갑자기 존의 상태가 나빠졌다고 했어. 그래서 지금 계속해서 항생제와 수액을 투여하고 있는데,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해.
일단은 다른 항생제를 써보고, 그래도 상태가 안 좋으면 중환자실로 옮길 거래.
나: 왜 그런 상황이 된 건지, 구체적으로 말해주지 않았나요?
시어머님: 그것만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어. 너무 답답해.
시어머님 성격상 이렇게 말씀하신다는 것은 본인에게 조언을 조금 구하고 싶으신 거라는 걸 알았다. 시어머님은 모든 일을 객관적으로 보시고 지혜롭게 실행하시는 분이라, 항상 스스로 해결하시지만, 가끔은 헷갈리거나 결정이 필요할 때 나에게 물으신다. 그때도 아주 자연스럽게, 넌지시…
나: 존의 아들들과 며느리는 병원에 가봤나요?
시어머님: 둘 다 바쁘다고 나중에 가겠다고 하더라고.
나: 시어머님, 그러면 어떻게 하실 거예요?
시어머님: 기다려야 할까? 병원에 가봐야 할까? 가야 할 것 같기도 하고...
마음 같으면 내가 시어머님을 모시고 병원에 가서 전직 사회복지사로서 도와드리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시어머님은 내가 사는 도시에서 차량으로 1시간 30분이나 떨어져 계신다.
나: 어머님, 제가 말씀드리는 대로 하세요.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려드릴게요. 하실 수 있죠?
그렇게 시어머님께 행동 지침을 알려드린 후, 나는 저녁까지 시어머님의 전화를 기다렸다.
시어머님은 남에게 싫은 소리를 잘 못 하시는 내향적인 성격이셔서, 가끔은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할 때 주저하시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행동 지침을 드려야 한다.
사실, 영국의 의료 시스템이 25년 전처럼만 돌아갔더라면, 나는 굳이 시어머님께 행동 강령을 말해드릴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영국의 NHS는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다.
그 정도로 심각해서, 3주 전에는 신문 기사에도 실릴 정도였다. 팬데믹 이후, NHS는 지속적으로 과중한 부담을 안고 있으며, 의료 인프라와 인력이 한계에 다다른 상태다. 그 결과, 영국의 A&E(응급실)는 과밀 상태에 빠졌고, 심각한 병이 아닌 이상 집에서 치료를 받도록 유도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라고 한다.
최근 지인이 페니실린 부작용으로 응급실에 가라는 병원의 통보를 받고 갔지만, 16시간 만에 병실을 배정받을 수 있었다. 이런 상황이 일상화되면서, 도시마다, 병원마다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응급실로 들어오는 환자들을 제한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기사가 신문에 실렸다. 이 말은, 이제 응급실에서 기다리는 것조차 아무나 할 수 없다는 의미다.
실제로 최근 몇 주 사이, 영국 전역에서 A&E에서 병실을 기다리다가 사망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러한 상황은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긴급 대응이 필요하다. 병원 인프라를 확장하고, 의료 인력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예방적 차원의 의료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러한 대책들이 시행되지 않으면, NHS의 위기는 더욱 악화될 것이 분명하다.
존은 쓸개에 생긴 돌을 제거하기 위해 NHS 병원에 입원했다. 이 수술을 받기까지 무려 2년 6개월을 기다려야 했다. 처음에는 간단히 배에 구멍을 뚫고 돌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수술실에서 상황이 달라졌다. 돌의 위치가 문제였던 것 같다. 구멍을 뚫고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였고, 결국 배를 10인치 정도 절개해 돌 두 개를 꺼냈다. 그러나 남아 있던 한 개는 제거하지 못했다.
수술 중 상황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개복 수술이 진행될 것으로 보였다.
일단 부위를 봉합한 후 CT 촬영을 결정했고, 촬영 결과, 예상대로 돌 하나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이에 따라 3일 후 내시경을 이용해 남은 돌을 제거하기로 계획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존의 상태가 악화되기 시작했다. 수술 후 열이 나고 급격히 상태가 나빠졌다. 병원에서는 감염이 발생했음을 확인했고, 즉시 항생제를 투여했으나, 효과가 없었다.
하루가 지나면서 존의 상태는 더욱 악화되었고, 병원 측에서 연락이 왔다. 현재 투여된 항생제가 듣지 않고 있으며, 상황이 더 나빠지면 일반 병동에서 중환자실로 옮겨야 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시어머니는 걱정이 커져 나에게 연락을 주셨다. 문제는 병원 측에서 세부적인 내용을 충분히 설명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존의 아들들과 며느리는 바쁜 상황이라 급히 병원으로 가지 않았고, 시어머니는 배우자는 아니지만 파트너로서 나와 의논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현재 영국 병원들은 포화 상태다. 병실이 부족해 복도까지 환자 침대를 놓고 진료하는 실정이며, 응급실에서 대기하다가 사망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내 지인도 페니실린 부작용으로 급히 병원에 가야 했지만, 16시간을 응급실에서 기다려야 했다. 이런 환경에서 병원이 모든 환자 가족에게 일일이 보고할 시간이 부족한 것은 당연했다.
그래서 나는 시어머니께 정신을 차리고 직접 병원에 가서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시라고 말씀드렸다.
결국 시어머니는 병원에서 문제를 정확히 파악해 냈다. 의료진은 감사하게도 감염의 원인을 찾아냈고, 시스트(낭종)로 인한 감염이 발생한 것이었다. 여러 가지 항생제를 투여한 끝에 존의 상태는 점차 안정되었고, 며칠 후 내시경을 통해 남은 돌 하나를 성공적으로 제거할 수 있었다.
그 후 병원에서는 존이 82세이며, 과거 두 차례 심장마비를 겪은 이력이 있어 추가적인 심장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또한 지속적인 항생제 투여와 수액 치료도 함께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 모든 상황을 겪으면서, 나는 시어머니께서 17년 전 시아버님(당시 60세)을 췌장암 말기로 단 3개월 만에 떠나보내셨던 기억을 떠올리셨다는 걸 알게 되었다. 당시 시어머니는 불치병으로 다리를 쓰지 못하는 상태였고, 그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시아버님을 떠나보내야 했다. 그 경험은 시어머니뿐만 아니라 나와 남편에게도 큰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아픈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희석되지만, 특정한 상황에서는 다시 선명하게 떠오르게 마련이다.
아직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지만, 다행히 존은 위급한 상황을 넘겼다. 그 사실에 우리는 깊은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