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 전부터 재발한 대상포진으로 인하여 발진과 통증이 시작되었다.
그래서 9월에 처음으로 Surgery에 등록하기 위하여 의사를 볼 기회가 있었고, 그때 의사에게 이야기를 해서 통증완화용 약을 처방받아서 먹었다.
그런데, 그 약이 나의 몸에 맞지 않아서인지, 통증이 없어지기는커녕 더 아파왔다.
결국, 나는 그 약을 먹지 않고, 대신 약국에서 구입한 타이레놀 비슷한 것을 사 먹었으며, 휴식을 취했다.
그런데, 벌써 11월인데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나는 NHS Sergery에 들려서 증상을 이야기했다.
Surgery의 Receptinonist는 의사의 진료를 받으려면, 무조건 전화예약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했다.
만일에 너의 고통이 너무 심하면, 즉시 시내에 있는 Walk-in Centre(워크인센터)를 가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tmi: Surgery는 한국의 의료시설로 이야기하자면, 전문의가 없는 의원급 의료기관과 비슷하다. 어쩌면, 검사할 수 있는 의료기계가 없기 때문에 마치 아주 외딴섬에 있는 작은 보건소 같다고나 할까?
사실, 요즘 한국의 보건소는 웬만한 시설은 다 갖추고 있는데ㅠㅠ.
tmi tmi: Walk-in Centre은 처방을 할 수 있는 간호사가 상주하고 있는 의료기관으로 운영시간은 월요일~일요일까지 아침 7시부터 저녁 9시까지 운영된다. 이곳에 가면 최소 2시간 이상을 그곳에서 기다려야 하는 곳이다. 이곳은 주로 급성 경증 질병이나 부상을 당했을 때 이용하는 곳으로 운영시간 내에 가야 한다.
또한 이곳은 액스레이, 스캔시설이 없으며, 혈액검사도 불가능한 곳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그런대로 견디고 쉬면서 나아지기를 바랐는데,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으며, 급기야는 미각을 상실했고, 두려움이 엄습했다. 나 혹시 암인가? 누가 입맛이 달라지면, 죽을 때가 다 되었다고 하는데ㅠㅠ. 결국 나는 한국의 중대형급의 폭풍경보가 발효된 날, 아침 8시, Surgery로 전화를 걸었다.
8:00: "Welcome to the OOSurgery"라는 안내멘트가 나왔다.
그러더니, 그다음 멘트가 나오지 않고, 전화가 바로 끊어졌다.
뭐지?
그래서 다시 걸었다.
8:02: "You are 20th in line"이라는 안내멘트가 나왔다.
엥?
그 후, 음악과 함께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19번째, 18번째, 17번째...............
그렇게 25분이 지난 후, 음악소리가 바뀌면서, "Now you are the next line"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사실 25분의 기다림은 빠른 편에 속한다.
마침내, 기계가 나오는 전화기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 나왔다.
참 반가웠다.
그녀: "어디가 아프세요?"
나: "2달 전 통증 시작, 진통제 먹고, 휴식 취했는데,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고, 결국은 미각을 잃었다."
그녀: "기다리세요."
다시 음악소리가 나왔다.
그녀: "네가 오늘 의사를 볼 수 있다."
나: "Do I? Really?"^^
그녀: "오늘 2시 20분에 의사를 볼 것인가?"
나: "Yes, Please. Thank you."
전화를 끊고 나서 생각했다.
2023년 영국에서 의원급의 의사를 만나 볼 수 있는 것을 나는 진심으로 감사해야 하는 건가???
아하ㅠㅠ나, 한국 돌아갈래~~~~
창밖으로는 사람이 날아갈 정도로 바람이 불며, 성난 장대비가 쏟아져 내렸다.
이번 폭풍우는 벌써 3번째인데, 이 번 것은 아주 센 폭풍우다. 한국의 중대형 태풍급이다.
Stom Ciaran(폭풍 키아란)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시속 50킬로~최고 140까지 불어대고 있는 한국의 중대형급 태풍과도 맞먹는 것이다. 폭풍 키아란은 서유럽에서 시작해서 영국 전역을 아주 느리게 돌며, 관통하고 있다. 그래서 피해가 크다. 이미 100여 개 이상의 곳이 침수되고, 많은 학교들이 문을 닫았으며, 전기가 끊겼다. 오죽하면 시내에 있는 학교도 오픈하지 않았다.
그나마 우리 집이 있는 지역은 서쪽으로 조금 더 위치하고 있어서 피해가 덜 일어나고 있다.
같은 지역임에도 10분 거리를 두고, 한쪽은 학교 문을 닫을 지경이고, 다른 쪽은 문을 열고 있다.
한국은 11월에 더워죽겠고, 이곳은 가을폭풍으로 4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며, 연신 뉴스에서는 떠들어대고 있다.
2:20: 의사를 만났다.
오늘은 그전에 본 의사가 아니다. 다른 의사를 배정해 주었다.
보통 Surgery에서는 규모에 따라 2~4명 정도의 의사가 상주하고 있다.
흑인이었다. 처음에 나는 그녀가 수간호사인 줄 알았다.
역시 나는 여전히 흑인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나에게 자신의 이름과 의사라는 것을 밝힌 후,
의사: "나는 닥터 OO입니다. What can I do for you?"
나: 기승전결로 이야기해 주었다. 왜냐하면 처음 보는 의사이니까... 나에 관하여 잘 모르니까...
내 말을 다 듣고 난 후 그녀는 "너 혹시 코로나19 걸린 것 아니야?"
나: 속으로 "뭔 소리?" 하면서도 입으로는 공손하게 "그것은 아닌 것 같아. 왜냐하면 나는 이미 코로나19에 걸렸기 때문에 코로나19인지 아닌지 정도는 구분할 수 있어"
의사: "언제 걸렸었어"
나: "작년 12월에"
의사: "너 9월에 진통제를 다른 의사에게서 처방받았는데, 그것을 먹었는데도 아파?"
나: "응, 사실 하루이틀정도 먹었는데, 온몸이 더 아프잖아. 내가 선천적으로 간이 약해서 약을 처방받은 후, 며칠 먹어보고, 안 맞으면 약을 중단하라고 한국에서 늘 이야기했었거든. 그리고 이곳은 의사보기가 너무 힘들잖아. 그래서 그냥 의사각 처방해 준 약은 먹지 않고, 통증이 있을 때에는 간간히 약국에서 구입한 진통제를 먹었어."
의사:"그럼 피검사해 보자. 리셉션에 가서 피검사하도록 예약해"
나:"알겠어"
나: "그러면 나는 통증 있을 때마다 기존에 처방된 그 약을 먹어야 돼? 혹시 다른 약으로 바꾸어주면 안 돼?"
의사: "그 약이 최선이야. 다른 약은 없어"
내가 멀뚱멀뚱하게 쳐다보자,
의사: "그 대신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에 크림을 발라서 통증완화를 시키는 방법이 있는데, 사실 바르는 약은 그리 큰 약효는 없어."
나: "그래도 줄 수 있어?"
의사: "알겠어"
나는 그렇게 의사와의 대화를 마친 후, 리셉션에 가서 피검사 예약일을 받았다.
5일 후, 그것이 가장 빠른 날이었다.
피검사하는데, 최소 5일은 걸려야 하는 이곳...
앗차! 무슨 피검사인지 안 물어보았다.
에라 모르겠다.
피 뽑는 간호사한테 물어볼 수밖에 없군!
Surgery를 나오자, 폭풍우는 잠시 소강상태에 있었고, 그 틈을 타서 근처의 초등학생들과 부모들은 하교를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폭풍경고 때문인지, 평소보다 빠른 시간에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후, 나는 딸에게 문자를 보냈다. 버스가 제시간에 오지 않으면, 이미 그런 일이 여러 번 발생했기 때문에, 콜택시 불러서(이곳은 전부 콜택시임. 지나가는 택시를 잡을 수는 없음) 빨리 집으로 돌아오라고...
그리고 가만히 앉아서 생각했다.
"왜? 영국의 의료시스템이 이렇게 되어버렸지?"
또다시 궁금증이 올라왔다.
아마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누가 그랬던 것 같다.
"왜?"라는 질문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저항의 왜"이고 나머지 하나는 "수용의 왜"다.
나는 지금! 여기! 영국에서! "저항의 왜"가 아닌 "수용의 왜"를 선택해야만 한다. 선택하고 싶다.
영국의 의료현장에서 어떠한 일이 벌어지는지를 알게 된다면,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깨닫게 된다면, "저항의 왜"가 아닌 "수용의 왜"를 자발적으로 선택하고, 긍정성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래서 나는 몇 주 전에 구입한 책을 꺼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