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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정 May 17. 2023

대형견을 키우면 생기는 일

사고뭉치 보리 2


어느 날 퇴근하고 보니 보리가 이상하게 엉거주춤 서있었습니다.

"보리야 왜 그래? 무슨 짓을 한 거니?"ㅋㅋㅋㅋㅋㅋㅋ~ 웃음 만 났습니다.

우리 보리는 왜 그러는지 모르겠네요. 요가가 하고 싶었던 걸까요?



알고 보니 스탠드형 밥그릇을  걸어 놓는 곳에 몸이 끼었습니다.

왜 거기에 들어갔는지는... 어떻게 들어갔는지...며느리도 모릅니다~ㅋ


원래는 이렇게 생긴 대형견용 식기인데... 밥그릇이며 물그릇도 다 엎어놓고 거기에 그릇 대신 보리가 들어가 있더라고요. 언제부터 그랬던 건지... 퇴근하고 오니 앉지도 못하고 엉거주춤 서있는 모습에 웃음이 빵 터졌습니다. 보리한테는 미안하지만 웃기만하고 빨리 빼내 줄 생각보다는 사진을 먼저 찍어놨습니다.

자기도 잘못한 걸 아는지 불쌍한 눈으로 어떻게 좀 해달라면서 쳐다보고 있는데 짠하네요...

꺼내주고 나니 조립 부분이 부서져서 새로운 식기를 장만해야 했습니다. 우리 보리는 호기심이 많은 걸까요?



이제 서랍장을 열고 어지르는 것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문을 여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엄마가 보고 싶었나 보더 생각합니다.서랍장을 열고 사진을 꺼내서 엄마를 찾고 있습니다.~ㅋ

이 정도는 정리하면 되니까 애교라 화도 안납니다.

며칠 후... 진짜~~ 대형사고를 쳤습니다!!!



보리가 커질수록 사고의 스케일도 커져서 하루에 한두 번씩 홈 CC로 감시를 합니다.

뭔가 분위기가 쎄하다 싶었는데 확인해보니...거실장 위에 있던  TV가 바닥으로 거꾸로 처박혀 있었습니다.

악~!!! 뭐지?? 제눈을 의심했습니다.

보리가 거실장에 매달려서 TV가 앞으로 고꾸라진 것 같습니다. LCD라 무게도 만만치 않은데요ㅜㅜ

평소에 거실장을 자꾸 물어 뜯고 옆으로 밀길래 불안하긴 했는데... TV가 넘어갈 줄은 몰랐습니다.

이런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중간에 깔렸던 건 아닌지 걱정되기도 하였습니다.

다행히 보리도 TV도 너무 튼튼한지 작은 흠집 만나고 크게 이상은 없었습니다.

(차라리 망가졌으면 이 핑계로 새로 TV장만을 할 수 있었는데... 아쉽습니다~ㅋ)


어떤 날은 거실 우드블라인드를 아작 냈습니다.

이젠 집안에서는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대형사고를 연달아 쳐주는 사고뭉치 김보리!!!(아이들도 혼낼 때는 왜 "김보리!" 이렇게 성을 붙여  부르게 될까요?ㅋ~)

하루하루 오늘은 어떤 사고를 쳤을까 상상하며 퇴근을 하게 해 줍니다. 여러 사건을 계기로 거실에 두는 건 무리가 있겠다고 생각하고 이사를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사는 거실옆에 붙어있는 썬룸입니다.

썬룸은 테이블 밖에 없어서 사고칠게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우리가 생각이 짧았네요ㅜㅜ)


매일 누워자던 애착소파 와 함께 쫒겨난 보리


혼자면 외로울까 봐 평소 좋아해서 늘 자던 애착 소파와 인형들과 함께 썬룸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거실에서 쫓겨나니 어리둥절한 표정입니다. 처음엔 안 나가려고 기를 쓰고 버티다가 어쩔 수 없이 내쫓으니 문만 열리면 들어오려고 준비하고 문 앞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보리야~ 우리도 좀 살자! 거기서는 사고  좀 치지말고..."



문 안 열어주니 화가 났는지... 문밖에 있던 신발을 물어와서 뜯으면서 시위를 합니다.

"이래도 안 열어 줄 거야?!" 하는 것 처럼...눈치를 보면서 신발을 물어 뜯습니다.

우리 사고뭉치 보리의 활약은 어디까지 일까요?

무궁무진한 보리의 사고활약상~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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