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작가의 꿈에 도전하였다. 5월에는 브런치 작가 되었다. 그 후로 꾸준히 글을 썼다. 매일 아침에 글쓰기로 아침을 열고 점심에는 알바를 갔다가 저녁이 되면 하루를 글쓰기로 마무리했다. 4개월간 하루도 빠짐없이 꾸준하게 나의 18년간 일상의 에피소드를 기록하였다.
6월 말에 갑작스러운 사고로 오른쪽 쇠골이 골절돼서 병원에 입원하고 한 달 정도 알바를 쉬었다. 오른팔을 잘 못쓰지만 손가락은 움직여서 키보드를 두드릴 수 있었다. 쉬면서 그동안 썼던 글을 본격적으로 퇴고하기 시작했다. 퇴고의 끝은 없다. 볼 때마다 수정할 내용이 생긴다. 미흡하지만 올해 반년의 시간 동안 노력한 결과물이 원고가 되었다.
8월부터는 투고를 시작했다. 일면식도 없는 출판사에 출판기획안과 원고를 메일로 보냈다. 처음에는 우리가 들으면 알 수 있는 유명한 출판사 10곳에 보냈다. 처음 보낸 곳은 전 직장의 계열사였다. 투고란에 나의 소개와 원고를 첨부해서 '보내기'를 클릭하는 찰나의 순간이 너무 떨렸다. 메일을 보낼 때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여러 곳에 투고를 했다. 일주일 정도가 지나도 아무 출판사에서 연락이 오지 않았다.
그럼, 그렇지, 베스트셀러 작가도 아닌데... 뭐 내가 한 번에 되겠어?
기대하지 않았지만 실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었다. 우리나라에는 6만 개의 출판사가 있고 이제 겨우 10군데에 문을 두드린 것이었다. 다시 용기 내어 다른 출판사에 20곳에 투고를 했다. 그다음 날은 30곳, 그다음 날은 40곳, 이렇게 100군데 출판사에 문을 두드렸다. 나를 알아봐 줄 한 곳의 출판사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며칠 후 나의 두두림에 답을 해주는 출판사가 생기기 시작했다. 편집자님이 메일을 보내서 미팅을 하자고 하거나 대표님께서 직접 전화를 해서 출간제의를 해준 곳도 있었다. 너무 감사했다. 여러 출판사의 출간 제의에 고민하는 일이 생길 거라곤 생각도 안 했던 일이었다. 그런 일이 나에게 일어났다.
어느 날, 전화가 왔다. 정중하고 예의 바르지만 확신에 찬 목소리로 애기하셨다. "작가님, 저희랑 함께 하시죠!" 전화하신 이사님을 직접 만나 뵈었는데 참 따뜻하고 좋은 분이었다. 고심 끝에 그곳과 출간계약을 했다. 요즘 원고 수정 중인데 항상 칭찬 가득한 피드백으로 나에게 용기를 주신다. 감사하고 좋은 인연을 또 만났다. 올연말까지 퇴고가 끝나면 내년에는 나도 출간 작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