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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의 기술 Sep 27. 2020

오늘 한 선택은 시간이 지나 봐야 알 수 있습니다

선택도, 결과도 항상 자신의 몫입니다.

만족스러우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천추의 한으로 남을 지라도 받아들여야 합니다.

원하는 결과를 얻으면 기쁘기 그지없지만 설령 실패로 돌아와도 견뎌내는 것 또한 스스로 감당해야 할 몫입니다.

오늘 한 선택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알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 봐야 잘한 건지, 잘못한 건지. 얼마나 소중했는지, 아님 너무나 뼈아팠는지도요.


이전 회사를 다닐 때 온통 불만 투성이었습니다.

상사는 고지식하고 동료들은 자기들밖에 모르고 월급까지 짜면서 복지후생도 별로였습니다.

좋은 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고 발전 가능성도 기대할 수 없었죠.

무엇보다 나의 가치를 알아주지 않으니 다닐 맛이 안 났습니다.


이직을 결심합니다.

이직할 회사는 이전 회사보다 규모는 적지만 월급도 괜찮았고 사람들도 좋아 보였습니다.

이직을 하려니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옮겨도 후회는 하지 않을 것 같았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새로운 직장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기로 결정을 내립니다.  


이직 후 예전 다니던 직장 소식이 들려옵니다.

투자도 크게 하고 멋진 건물로 이사를 했다네요. 신문 기사에도 나올 정도로 발전을 했습니다.

전에 다니던 회사가 잘된다니 다행스럽습니다.

한 때 몸담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면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한편으로는 '나 있을 때 좀 그렇게 하지' 하는 생각이 들자 아쉽고 씁쓸해집니다.

마음이 텅 비어지면서 후회가 채워집니다. 허탈한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이직하면 나을 줄 알았는데 여기가 거기나 사람 사는 세상은 별반 차이가 없었습니다.

실은 이직을 했지만 불만은 여전히 그대로입니다.




어깨동무를 하고 웃고 떠들며 영원히 변치 않을 우정을 쌓았습니다.

그러나 각자의 길로 들어서면서 일이 바빠 오랫동안 연락 한번 없이 살아갑니다.

남는 건 사람뿐이라고 했건만 먹고사는 일에 지쳐 챙길 여유가 없습니다.

간혹 힘들 때 보고 싶어 지는 이 친구가 점괘에 나오는 평생의 귀인이 아니었을까요?


하늘의 별과 달을 따다 주겠다고 맹세한 사랑을 선택했지만

함께 살면서 오히려 하루라도 마음 편한 날이 없습니다. 가정의 평화는 온데간데없고 불화의 연속입니다.

차라리 떠나간 옛사랑이 그리워지고 이루지 못한 사랑이 아름다워 보입니다.

사랑이 잘못된 건가요? 옛사랑과 이루어지면 평화가 찾아올까요?


멋있어 보이고 능력도 출중해서 따랐던 동료, 곁에만 있어도 힘들 것 같지 않던 친구가 있습니다.

막상 어려움이 닥쳤을 때 다들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고 심지어 뒤통수를 칩니다.

자신을 위해 나를 가차 없이 밟고 오릅니다.

'사람 보는 눈이 이리 없나', 자신을 원망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입니다.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던 친구, 친구라고 부르기도 애매했던 친구가 어려울 때 기운을 북돋워줍니다.

힘든 일을 겪고 나서야 진국이었음을 알고 고마워합니다.

전혀 뜻밖의 도움에 살아갈 용기를 냅니다. 아직까지 세상은 살만한가 봅니다.

‘사람 보는 눈이 아직도 없나’, 자신을 한심하게 쳐다보지만 입가엔 미소가 지어집니다.


요람에서 무덤에 가기까지 무수한 선택을 하며 살아갑니다.

사람 욕심은 끝이 없고 앞날을 모르기에 모든 선택에는 만족보다는 후회를 더 남깁니다. 그럼에도 자고 나면 항상 운명의 갈림길을 마주합니다.

진로, 취업, 이직, 연애, 사랑, 꿈 등. 밤을 새워 고민을 하고 조언을 구하지만 정답을 얻지 못한 채 결정의 순간을 맞이합니다.

이 선택이 옳은 것인지는,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과거의 어느 순간 자신이 선택했을 때는 분명 그렇게 결정한 이유가 있었을 겁니다.

'그때 왜 이걸 선택했을까?' 지금 후회하고 있다면, '그때 왜 그랬을까?' 자책하고 있다면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그때는 이게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는지. 적어도 다른 길보다는 나을 거라고 판단하지 않았는지.

다른 길을 선택했다면 후회가 없을까요? 이 역시 살아보지 않은 인생을 논할 뿐 부질없습니다.


사람은 머릿속에 원하는 결과를 그려놓고 나의 바람과 생각을 결과에 맞춰 놓습니다. 결정하는 순간 이렇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생각대로 이루어진다고 하니 간절하게 바라면 이루어질 거라 굳게 믿으면서 말입니다. 근데 세상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습니다. 세상살이 뜻대로 되는  얼마 되지도 않습니다. 예상치 못한 변수, 뜻하지 않는 돌발상황이 원하는 결과를 뒤엉키게 합니다. 심지어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릴 때도 고요.

이 모두도 내 인생의 한 장면이기에 받아들이며 살아갑니다.  


선택이 올바른 결과를 내면 바랄 것도 없겠지만 만족스럽지 않을 때가 더 많습니다.

실패가 두려워 선택을 항상 망설이게 합니다. 실패한다고 인생이 끝난 것도 아닌데 미리 겁부터 냅니다.

실패는 끝이 니라  다른 시작이라고 합니다. 마음먹기에 따라서 실패는 우리를 강하게 들어 줍니다.

살다 보면 한겨울에 소나기가 내릴 때도 있고, 찬란한 무지개를 보는 날도 있듯이 인생, 아무도 모릅니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 내 앞에 놓인 일, 내가 가야 할 길.

과감하게 결정을 내리던, 머뭇머뭇거리다 마지못해 결정에 따르던.

용감하게 앞장을 서던, 분위기에 휩쓸려 얼떨결에 딸려 가던.

내가 내린 결단입니다. 인생을 만들어가는 선택입니다.


오늘 한 이 선택의 결과는 당장 알 수는 없지만 후회 또한 어쩔 수 없이 따라오겠지만

후회에 얽매여 현재를 옭아매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후회에 머물러 옴짝달싹하게 만들지 말고 과거는 과거대로 흘러 보냅니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겸허한 마음으로 현재를 살며 또 다른 선택을 이어갑니다.


오늘 한 선택은 시간이 지나 봐야 알 수 있습니다.

오늘이라는 시간 역시 내일이면 과거가 됩니다.

미래의 언젠가 오늘 이 순간을 돌아보며 뿌듯함을 느낄 수 있게

그저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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