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공감의 기술 Sep 26. 2020

피로야, 물러가라!

만성피로 증후군


 A 사업장에 근무하는 B 씨가 두통과 어깨 걸림을 호소했습니다. 평소에도 조금 무리했다 싶으면 생기는 증상이라 단순히 '피로해서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주말에 쉬면 낫겠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건강에는 자신이 있어 크게 신경 쓰지 않았고요. 몇 개월 후 두통과 어깨 걸림 뿐 아니라 심할 때는 전신까지 아파 병원을 찾았습니다. 진단 결과 ‘만성피로증후군’으로 휴직 권유를 받았습니다. 가끔 아프다는 정도만 느꼈을 뿐인데, 일상생활을 하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병원을 늦게 찾은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예전 TV에서 "피로야, 물러가라!"라며 피로 회복제를 선전하던 광고가 있었습니다.
 마치 이 제품을 먹으면 곰 같은 힘이 불끈 솟아 올라 어떤 상황도 거뜬히 이겨낼 것만 같았죠. 몇십 년 전의 광고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당시도 피로가 문제였나 봅니다.
 바쁜 현대인은 피곤을 당연하다고 여깁니다. 다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낙오되지 않을까 하는 긴장감의 연속에다 끝이 없는 과다한 업무, 가정을 이끄는 책임감, 노후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불안과 걱정까지 스트레스는 끊이질 않습니다. 제대로 쉬지 못하고 일에만 매달리니 피곤을 달고 사는 게 일상생활입니다.



 일반적으로 피로라고 하면 일상적인 활동 후에 생기는 비정상적인 탈진 증상을 들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평소 하던 활동을 수행하기 힘들 정도로 기운이 떨어져 지속적인 노력이나 집중이 필요한 일을 할 수 없는 상태를 뜻합니다.
 이런 피로가 1개월 이상 지속되면 ’ 지속성 피로’, 6개월 이상 지속되면 ’ 만성 피로’라고 정의합니다.
 만성 피로는 잠깐의 휴식, 며칠 잘 먹고 잘 잤다고 금방 회복되지 않습니다. 쉬어도 회복이 되지 않으니 사람은 점차 약해집니다. 1차 진료를 받은 환자 중 10-20%가량이 이 같은 증상을 호소합니다.
 만성피로증후군은 단순 피로라고 여기고 무심코 지내다가 우리가 못 느끼는 사이에 많은 이유로 피로가 누적되어 발생하는 직업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만성피로증후군의 원인과 기전은 명확하게 알려진 건 아직 없습니다.
 바이러스 등의 감염성 질환, 충격과 같은 일과성 외상, 독성물질과 과도한 스트레스 등은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에 문제를 일으킵니다. 이때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사이토카인이 생성되는데, 이 사이토카인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어 신경전달물질 기능을 저하시켜 증후군이 발생한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지금 전 세계를 마비시킨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사망 원인처럼 사이토카인 분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 여러 장기를 손상시켜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습니다.

 만성피로증후군을 일으키는 질환과 잘못된 생활습관은 아주 많습니다.
 빈혈, 당뇨, 고혈압, 종양, 신부전, 갑상선 질환 등 여러 신체적 질환과 우울증, 불안 장애, 수면 장애 같은 정신 질환이 만성피로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영양결핍, 중증 비만, 지나친 음주와 흡연 같은 생활 습관 이상으로도 초래될 수 있고요, 여러 가지 약물의 부작용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성 피로로 인한 증상들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운동 후 심한 피로감을 호소하거나 위장장애, 식욕부진, 전신 통증이 있을 수 있습니다. 두통, 근육통, 관절통 같은 통증도 유발할 수 있고요.

 무력감, 우울감, 불안감 같은 심리적 증상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수면에도 이상이 생깁니다.
 기억력이 떨어지고 집중력이 저하되어 잔실수가 많아집니다. 매사에 감정적이게 되는 판단능력 저하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핵심 증상은 피로입니다. 6개월 이상 반복되는 피로가 휴식을 취해도 호전되지 않고, 활동이 증상 전보다 현저히 감소한 경우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만성피로 증후군의 일반적인 치료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본인 질환에 대해 잘못된 인식이나 태도가 있으면 교정하고 휴식과 수면, 활동 등을 개선시키는 인지행동요법. 유산소 운동, 스트레칭, 이완 요법을 포함한 운동 요법. 질 좋은 수면을 유도하는 수면요법과 식사요법 등이 있습니다.
 우울감, 무력감, 불안감, 수면장애 증상이 동반된 경우에는 항우울제를, 극도의 통증이나 피로감을 호소할 때는 부신피질 호르몬제를 단기간 사용합니다.

 만성 피로는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잘 관리하기만 해도 어느 수준까지는 예방 가능합니다.
 일반적인 피로 예방법은 평소 건강을 유지하는 습관과 차이 없습니다.
 1주일에 2-3회, 30분씩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하라고 권유합니다. 금연과 금주는 당연히 빠지지 않고요. 균형 잡힌 식사 하기와 매일 적당한 휴식을 취하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긍정적인 대처법으로 극복하기 등이 있습니다.

 요즘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스트레스와 피로.

 평소에 피로감을 별로 느끼지 못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극심한 피로가 몰려와 병원에 갔더니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진단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신체 상태,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서 피로감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사례입니다.
 이렇듯 만성피로증후군은 다양한 병증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평소에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합니다.




천하를 얻는다 한들 건강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했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게 평소 관리에 신경 써줘야 합니다.
운동 자주 하시고, 사는 게 힘들어도 많이 웃으시고, 잘 드시고 잘 주무시고요.
스트레스를 날리는 취미 활동도 가져보세요.  
다른 질환은 없는지 건강 검진은 꼭 챙겨 받으시고, 복용하는 약물이 있으면 의사와 상의하세요.
쉴 때는 집안 걱정, 회사 걱정, 노후 걱정은 접어두고 푹 쉬는 데만 집중하세요.
쉬는 게 쉬는 게 아니라면 사는 게 사는 게 아니겠죠. 적절한 휴식을 하며 심신을 달래야 합니다.

‘호모 헌드레드’라는 백세 시대입니다. 튼튼하게 살아도 모자랄 판에 피로에 발목 잡혀 인생의 후반전을 힘들게 보낸다면 백세 인생은 축복이 아니라 괴로움입니다.
 평소 건강관리를 등한시하지 마시고요,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며 건강한 백세 인생을 맞으시길 바랍니다.


작가의 이전글 몸이 아플 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