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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의 기술 Jun 14. 2021

잘 가꾸면 꽃은 다시 피어납니다

 아침 일찍 문을 열었지만 손님이 예전만도 못한 커피 가게 사장님의 얼굴엔 시름이 깊어 보입니다.

 예년만 해도 밀려드는 주문으로 바쁜 아침이었습니다. 하지만 주변에 경쟁 가게도 몇 군데 생기고 요즘은 드라이빙 스루가 대세인 지라 가게를 찾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드문드문 오는 손님들의 테이크 아웃을 주문받아 커피를 내리던 사장님이 오늘 아침 손님에게서 이런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매일 아침 이 커피 한 잔을 기다리는 시간이 하루 중에 가장 큰 낭만이자 하루를 시작하는 즐거움입니다. 고맙습니다.”

 메시지를 받은 사장님의 시름 깊던 얼굴에선 옅은 미소와 함께 결연한 의지가 느껴집니다.


 오늘도 꽃집을 연 사장님은 꽃 하나, 화분 하나마다 정성을 다해 물을 주고 조심스레 잎을 닦아줍니다.

 요즘 자영업자 어려운 사정이야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적지 않은 세월 동안 이 가게를 지켜왔는데 무럭무럭 자란 수많은 꽃들을 뒤로한 채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를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오전에 화분을 사러 온 노부부가 있었습니다. 꽃이 핀 화분을 찾는 남편에게 아내가 말합니다.

 “꽃이 피는 건 아름답고 좋은데 꽃은 결국 시들잖아. 그럼 시드는 꽃도 봐야 되는데. 그러지 말고 화초 사자. 그냥 초록색만 있는 화초 말이야.”

 그러자 남편이 잔잔한 미소 띠며 말했습니다.

 “잘 가꾸면 꽃은 다시 피어나. 그죠? 사장님?”

 남편의 물음에 사장님은 빙그레 웃으며

 “그럼요. 정성을 다해 보살피면 꽃은 다시 피어나죠.”라고 대답합니다. 그 말을 하면서 사장님은 스스로 마음을 다시금 가다듬습니다.  




 우리는 말하지 않고는 살 수 없습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말을 내뱉습니다. 때로는 칭찬보다는 험담을, 좋은 말보다는 깎아내리는 말을 할 때도 적지 않습니다. 어쩌면 지금 누군가는 내 험담을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말 한마디가 사람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말 한마디가 깊은 상처를 남기는가 하면 말 한마디가 용기와 힘을 주기도 합니다.


 특별할 것도 없는 조그마한 마음 씀씀이가 담긴 말이 의기소침해 있는 누군가에게는 크나큰 용기가 되고요, 늘 하는 나의 일상적인 일이 누군가에는 아침의 진한 커피처럼 소중한 이벤트가 되기도 합니다.

나의 따뜻한 말 하나, 행동 하나, 표정 하나가 누군가에게 설렘으로 다가올 수 있고 낭만이 될 수 있다면 멋진 즐거움 아니겠습니까? 마음고생하는 이에게 용기를 가져다준다면 그 또한 의미 있는 일일 거고요. 알게 모르게 우리 주변에 그런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친절이란 세상에 혼자라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누군가 힘들 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주고 위로가 필요할 때 가만히 귀 기울여주는 일, 상대에게는 큰 힘이 되고 스스로는 힐링이 됩니다.

 잘 가꾸면 꽃이 다시 피는 건 비단 화분만은 아닐 겁니다. 사람 관계도 마찬가지일 거고요, 실의에 빠져 기운도 없고 풀이 죽은 사람도 정성을 들여 보살피고 잘 가꾸어 주면 다시 화려한 꽃을 피웁니다. 이 꽃망울을 터뜨릴 수 있게끔 스스로를 보살피고 서로를 가꾸어 주는 일, 더 부지런히 해야겠습니다.


 '역경을 이겨내고 핀 꽃이 가장 아름다운 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삶에도 해당되는 말처럼 들립니다. 역경을 이겨낸 삶이 아름답고 감동을 주니까요.

잘 가꾸어 역경을 이겨내고 피어난 꽃처럼 우리들의 삶 속에서도 다시 피어나는 꽃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루를 여는 이 아침에,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에 누군가의 시들어 가는 꽃을 피워주고 계십니까?

 낭만을 가져다주고, 꽃을 다시 피우게 하는 그런 사람인지 나 자신부터 돌아봐야겠습니다.

 우리 다 함께 노력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름도 모르지만 서로에게 낭만과 용기를 주는 사람으로, 내가 한 말 한마디로 주위 사람들이 즐거워한다면 그 또한 기분 좋은 행복일 테니까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남에게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라는 명언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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