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을 통해 나와 마주하는 시간
요가를 배운 지 3년이 넘어간다. 인스타그램에서 플라잉 요가 사진을 보고 요가 센터를 등록한 날이 2018년 3월쯤이니까. 플라잉 요가를 시작으로 힐링 요가, 빈야사 요가까지 배우고 있는 지금, 충동적으로 시작한 것치고 누구보다 요가에 진심이다. 이젠 요가를 안 하면 하루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은 기분이다.
꾸준히 요가를 하는 내가 신기했던 지인들은 '요가 무슨 재미로 해?'라고 묻는다. 글쎄. 운동에 재미랄 게 있나? 하지만 내가 요가를 하는 이유는 분명하게 대답할 수 있다. 바로 요가의 호흡 때문이다.
요가를 갓 시작했을 때, 동작 따라가기도 벅찬데 숨 쉬는 것도 신경 써야 한다는 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도 모르게 숨을 '흡!'하고 참아 버린다거나 숨을 들이쉬는 타이밍에 내쉬기도 했다. '도대체 호흡이 뭐길래 그래?'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예로부터 요가 수련자들은 호흡을 통해 깊은 명상에 이른다고 하던데 명상은 무슨. 나에게 호흡은 생존의 문제였다.
호흡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건 어느 정도 요가에 적응하고 난 후였다. 호흡할 때 중요한 건 동일한 길이로 숨을 들이쉬고 내쉬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한쪽이 길거나 짧아서는 안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깊은 호흡을 하게 된다.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쉬다 보면 마치 나쁜 기운은 빠져나가고 새로운 기운으로 채워지는 느낌을 받는다.
또한 호흡은 나를 집중하게 한다. 호흡을 하다 보면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어 동작이 흐트러진다. 더 정확하고 오래 동작을 유지하기 위해, 온전히 그 순간에 집중한다. 자연스레 다른 생각은 사라지고 한결 가벼워진 마음을 만날 수 있다.
호흡하는 동안 머물러있던 기운을 내보내고 새로운 기운을 얻으려 나의 내면은 조용하지만 또 치열하게 움직인다. 이 움직임이 좋다. 그리고 가벼워진 내면과 마주하는 그 시간이 좋다. 마치 새로운 사람이 된 것 같고 뭐든 다 해낼 수 있다는 에너지가 생긴다. 일상에서 나를 들여다볼 시간은 충분치 않다. 그렇기 때문에 나와 만나는 이 고요한 시간이 더욱 소중하다.
요즘은 평상시에도 천천히 호흡하려고 노력한다. 짧은 시간이나마 마음이 차분해지고 에너지가 생기는 걸 느낄 수 있다. 오늘도 퇴근하고 얼른 요가하러 가야지. 이제 요가 없는 삶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