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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화려하고 헛된 꿈에서 깨다

새벽기상이 밀어낸 세번째 강박

by 멘탈튼튼 김프리





자존감과 자존심이라는 단어 많이 들어보셨죠? 언뜻 듣기엔 두 단어가 비슷한 의미를 지녔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그런데 단어의 의미를 다시 한번 정확하게 파악해보면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답니다.


자존감, 자아존중감은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가치있는 소중한 존재이고 어떤 성과를 이루어 낼만한 유능한 사람이라고 믿는 마음입니다.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 수 있는데요. 굉장히 주관적입니다. 내 능력을 높게 평가하는 절대적 근거가 없어요. 하지만 자존감의 높낮이는 학업, 일, 대인관계 등에 큰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자기계발 전문가들이 자존감을 높여야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내가 나를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자신감이 생기고 모든 일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가 있으니까요.


이번엔 자존심이라는 단어를 한번 살펴볼께요. 자존감과 자존심은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부분에 큰 의미를 둔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갖지만 자존감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대한 긍정을 뜻하고, 자존심은 남들과의 경쟁에서 긍정을 뜻한다고 합니다. 타인과 내 자신을 동시에 바라보면서 나라는 사람의 능력과 성취의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죠.


저는 제 자신을 꽤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살았어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특출난 재능으로 좋은 결과를 얻는 경험도 많이 해봤고 재능이 없는 영역은 꾸준한 노력으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한 적도 많아요. 저라는 사람은 어떤 일이든 마음 먹고 달려든다면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강했죠.


그런데 저는 자존감이 너무 높았고 자존심이 너무 강했어요. 삶의 모든 영역에서 남들보다 무조건 뛰어나야 했고 세상을 바꿀만한 큰 일을 해내야 하고 또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어요. 오만했었죠. 그래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저를 인정할 수 없었어요.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압박에 오랫동안 시달리다보니 하루하루가 매일 불안으로 가득찼어요. 놀 줄 모르고 쉴 줄 모르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죠.


A라는 일을 하다보면 B라는 일이 생각났고, B라는 일이 끝나기도 전에 C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야할 것들을 계속 생각했어요. 경쟁자가 누구냐고 물어보면 딱히 대답할 수 없었어요. 저보다 앞서가는 모든 사람들이 제 경쟁상대였고 모든 사람들이 저를 지켜본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누구를 이겨야 하는지도 모른 채 제 스스로를 계속 몰아붙이고 있었죠.


직장에서는 절대 없어서는 안될 유능한 인재로, 집에서는 육아와 살림과 요리를 완벽하게 해내는 슈퍼맘으로, SNS에서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인플루언서로, 예쁘고 날씬한 몸을 유지하며 많은 책을 읽고 똑똑한 지식 크리에이터로 완벽하게 살아가는 삶이 목표이다보니 40대 아줌마로 지극히 평범하게 일상을 사는 제 모습을 인정할 수 없었어요.


화장실 청소를 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빨래를 정리하고, 남편과 아이들과 매일 부대끼며 사는 삶은 제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아이 학원 가방을 2~3개씩 들고 다니며 시간 맞춰 아이를 픽업하는 일 따위는 절대 할 일이 없을거라 생각했죠. 저는 목표가 있고 성공하고 싶은 엄마이니 이런 일들은 목표가 없고 성장하는 삶에 관심없는 엄마들이나 하는 일인 줄 알았어요.


말끔한 정장을 입고 중형 세단을 타고 매일 아침 회사에 출근해 경제 신문을 읽고 유명인들과 업무 미팅으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오면 모든 것이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하루를 보내는 것이 제가 누려야 될 삶이라고 생각했죠. 화려하고 비현실적인 삶을 꿈꿨고 그런 삶을 살 수 있다고 믿었고 또 그렇게 살아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웃기죠. 저는 그냥 지극히 평범한 두 아이의 엄마인데 말입니다.


대단한 일을 해낼 수 있다고 스스로를 믿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대단한 것이 구체적이지 않고 추상적이고 막연하다면 그것은 망상에 불과합니다. 실행 없이 성공한 미래를 상상하다 현실을 직시하게 되면 속이 상합니다. 그리고 남 탓을 하게 됩니다. 사람들이 나를 도와주지 않아서 남편과 자식 때문에 내 꿈이 좌절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큰 일 할 사람인데 내가 이렇게 살 사람이 아닌데 라는 생각은 지금 누리고 있는 것들을 하찮게 만들어버려요. 감사할 줄 모르는 삶이 시작되고 하루하루가 불행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저를 비교적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어요. 자존감이 높고 자존심이 센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를 어떻게 잘 다독거리며 살아가야 할까를 꽤 오랜 시간 고민했어요. 그동안은 이 좋은 에너지들을 저를 힘들게 하고 괴롭게 하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쓰고 있다는 것도 깨달았어요. 생각을 전환 시키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방향이 바뀌니 일상의 모든 것이 달라졌어요.


저는 세상을 바꿀만한 대단한 일을 기획하고 만들어내는 일, 수많은 사람을 이끄는 대단한 능력은 없어요. 그 대신 하루하루를 체계적으로 계획하고 온라인에 꾸준히 기록하면서 취향과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에게 저의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이에요. 타인을 움직이기보다는 제 스스로를 자극하고 행동할 수 있게 하는 것에 관심이 많고요.


제 그릇의 크기를 정확하게 본 후 평범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니 잔잔한 일상속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들이 글쓰기의 소재가 되고 방송 콘텐츠가 되었어요. 새벽에 일찍 일어나 매일 읽었던 많은 책들의 가르침 덕분에 제 일상이 특별하고 대단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저를 놓아주었어요. 그렇게 저는 망상에서 벗어나 현실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며 평온하고 평범한 삶을 살게 되었답니다. 평범함을 비범함으로 만드는 비밀은 바로 일상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라는 것도 배우게 되었답니다.


새벽기상은 제 안에 있던 거칠고 못난 마음들을 차분하게 다스려주는 시간을 만들어주었어요. 비싼 돈을 써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만 저는 마음 공부를 새벽기상과 책을 통해 혼자 했어요. 저처럼 아이를 키우는 엄마도 최소한의 시간과 최소한의 비용으로 엄청난 변화를 만들어 냈으니 여러분도 충분히 가능하답니다.


매일 6시를 두번 만나는 삶을 만들어보세요. 다른 삶을 살고 싶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미라클 모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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