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행복 찾기
세 사람의 벽돌공이 있었다. 모두 똑같이 벽돌을 쌓고 있었다. 지나가는 행인이 첫 번째 벽돌공에게 물었다.
“무슨 일을 하고 계세요?”
그는 아주 짜증 나는 얼굴로 날카롭게 대답했다.
“보면 몰라요? 벽돌 나르고 있잖소!”
두 번째 벽돌공에게 물었다.
“에고, 힘드네 그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이 일이라도 해야 입에 풀칠이라도 하고 살지.”
세 번째 벽돌공에게 다가가 똑같이 물었다.
“저는 지금 대성당을 짓고 있어요. 오랫동안 이 벽을 쌓고 있어서 힘은 좀 들지만, 이 작업이 잘 마무리되어야 아름다운 대성당이 건설될 수 있습니다.”
강의 중에 종종 인용하는 ‘벽돌공 이야기’이다. 세 사람의 벽돌공은 하는 일은 정확히 똑같다. 하지만 세 번째 벽돌공은 다르다. 자신이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에 대한 ‘목적의식’이 아주 뚜렷하다. 이 목적의식만으로도 일을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지고, 일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도 달라진다. 당연히 일의 생산성도 높아지고 자신 개인의 삶도 달라진다. 만약 기업과 조직의 CEO라면 어떤 직원을 뽑고 함께 일하고 싶은가?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 알면서 일하는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궁극적으로 어떤 조직이 성공할 수 있겠는가?
지난주 한 고객사에서 풀데이(Full day) 강의가 진행되었다. 사내강사를 양성하는 과정이었다. 하루밖에 시간이 없는 데다 전달할 강의 내용은 많았기 때문에 점심시간을 줄여서 진행하기로 했다. 급하게 먹어야 했기 때문에 그 건물 지하상가로 갔다. 들어가서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데 직원이 밑반찬을 가지고 왔다. 그런데 반찬 그릇을 거의 던지듯 내려놓았다. 깜짝 놀라 올려다보니 심드렁한, 무표정의 얼굴이었다. ‘점심때니 사람도 많고 얼마나 피곤할까...’ 이해했다. 그 직원과 너무나 대조적인 얼굴이 눈에 띄었다. 음식점의 사장님이었다. 그는 시종일관 활기차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손님들을 맞이했다. 너무나 친절한 모습이었다. 사장과 직원의 모습이 너무나도 달라 음식점 공기가 좀 불편하긴 했지만, 음식 맛은 좋았다. 거의 다 먹어갈 무렵, 밑반찬이 똑 떨어졌다. 그냥 먹기엔 조금 부족하고 시키기엔 음식이 얼마 안 남았고... 옆에 있던 동료가 급하게 먹는 점심이지만 맛있게 먹어야 한다며 밑반찬을 조금만 더 달라고 주문했다. 잠시 후 그 무표정한 직원이 반찬 그릇을 역시나 던지듯 내려놓았다. 그런데, 세상에... 반찬이 산더미처럼 수북이 쌓여 있었다. 김치도 수북이, 단무지도 수북이. 처음 세팅되었을 때보다 양이 훨씬 많았다. 밥은 몇 수저 밖에 안 남았는데. 어이가 없었다. 그 많은 반찬들을 다 버려야 할 지경이었다. 그 직원 입장에서는 손님의 요청에 즉각 응대하고 필요한 것을 가져다줬으면 내 할 일은 정확하게 다한 것이라 주장할 수 있지만, 그것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벽돌만 쌓은 것이다. 자신이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전혀 생각이 없는 것이다. 자신이 하는 일을 조금만 생각해보고 손님에게 관심을 가지면 그렇게 수북하게 반찬을 내놓을 일은 없다. 혼자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우렁차게 인사를 건네는 사장님이 왠지 안쓰럽게 느껴졌다.
바로 어제 일이다. 일이 너무 늦게 끝나 밖에서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다. 집 근처 김치찌개 집인데 허름하고 작지만, 항상 사람들이 북적대는 것을 보고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역시나 사람들이 많아서 겨우 계산대 옆 자리에 앉았다. 사장님이 주방에서 요리를 직접 하시고 손님 응대도 하셨다. 직원은 여기저기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손님을 맞이하고 테이블 세팅, 청소도 하고 마지막 계산도 직접 맡아서 했다. 작은 가게라 사장과 직원 딱 두 사람이서 호흡을 맞추고 있었다. 사람이 많았지만 두 사람이 일사불란하게 손발이 척척 맞았다. 한 테이블이 계산을 하고 나갔다. 계산을 끝내자마자 그 직원이 바로 사장님께 달려가 이야기를 했다. “사장님, 오늘 방금 백일만 삼천 원을 찍었습니다! 오늘도 백만 원 넘겼어요. 야호! 벌써 3일째예요. 이번 주 계속 백만 원 넘길 거 같은데요? 완전 대박입니다.” 목소리가 흥분되어 있었다. 순간 저 직원이 사장인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본인 가게도 아닌데 당일 매출을 보고 저렇게도 좋을까?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그 일이 왜 중요한지를 알고 일하는 직원이었다. 순간 저런 직원과 함께 일하는 사장님은 얼마나 든든하고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리더들은 함께하는 직원들이 본인과 똑같은 마음으로 일해주기를 원한다. 자기 회사처럼 생각하고 주도적으로 헌신해주기를 원한다. 그리고 철새처럼 여기저기 옮겨 다니지 않고 오랫동안 일해주기를 원한다. 주어진 일을 그냥 기계처럼 따박따박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내서 창의적으로 해내길 원한다. 자신의 일에 목적의식을 갖고 즐겁게 일하기를 원한다.
탁월한 리더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자기 조직에 들어와 잘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을 찾아내고 그들을 채용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과 일을 함께 해야 할지를 알고 그런 사람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을 함께 공유할 사람을 찾는다. 그런 사람은 더 많은 보수를 준다고 해도 다른 일을 찾아 떠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머리만 써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까지 써서 일을 한다. 채용한 후,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동질감을 형성하기란 쉽지 않다. 애초에 채용부터 제대로 되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공통의 가치관과 신념을 가지기 위해 늘 노력한다는 것이다.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우리 조직이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목적과 가치관을 함께 공유한다. 이런 노력은 우리만의 차별적인 문화를 형성하게 되고 함께 일하고 있다는 유대감과 동지애가 생기기 때문에 서로 신뢰하게 된다. 리더 혼자만 뚜렷한 가치관과 신념을 가지고 일한다면 균형을 잃고 모든 게 엇박자로 돌아간다. 목적과 신념을 공유한 회사는 서로 함께 노력하여 나아가야 할 방향성과 지향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서로 만들어내고 싶은 조직과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생각하며 일한다.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많은 의견과 아이디어를 내어 더 좋은 방법을 찾아내려고 한다. 이렇게 헌신하며 일을 하는 직원이 함께 있다면 무엇이 두렵겠는가.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목적의식을 가지고 일하는 직원과 함께 한다면 얼마나 든든하겠는가.
성공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더 나아가 차별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목표는 우리 회사의 존재 목적과 가치관에 부합하고 우리 조직문화에 적합한 태도를 가진 직원을 발굴하고 채용하는 것이다. 그것이 우선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