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신비 2. 고양이는 목욕을 시키지 않는다
고양이를 키우고 나서야 알게된 놀라운 사실
두번째 이야기.
" 고양이는 목욕을 시키지 않아도 된다 "
고양이를 키우고나서 알게 된 놀라운 사실 두번째는 고양이를 목욕시킬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고양이는 스스로 몸을 핥는데, 그루밍이라고 한다. 그루밍을 엄청나게 열심히 하기 때문에 목욕을 시키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침으로 핥으면 더 더러운거 아니냐고?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고양이들은 정말 깨끗하다. 내가 듣기로는 침에 항균성분이 있다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지 고양이 몸에서는 개나 다른 동물에서 나는 것 같은 누린내같은 냄새가 나지 않는다 (다른 동물 비하 아님) 아무리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봐도 누린내는 전혀 없다. 오히려 좋은 냄새가 나는 것 같다.
물론 길고양이들이 털이 엉켜 있는 것을 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길고양이가 야외생활을 하다보면 당연히 흙이나 무언가 묻는 일이 많을 것이고, 그렇다해도 건강한 길고양이라면 자신을 단장하느라 많은 시간을 쏟아 깨끗한 편일 터인데, 만약 지저분한 고양이를 만난다면 그런 경우 아픈 고양이일 확률이 많다. 자신의 털을 그루밍하기 힘들 정도로 어디 아픈 경우 털이 뭉치거나 더러워진 경우가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반면 집 고양이는 산책을 시키지 않기 때문에 집안에만 있고 스스로 그루밍을 해서 목욕을 시킬 필요가 없다고 한다. 유튜브의 다양한 수의사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이니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강아지를 키우는 분들은 매일 산책을 시키고, 들어오면 목욕을 시키거나 최소한 발이라도 닦아주어야 할텐데, 고양이들은 산책도 목욕도 시키지 않으니, 고양이를 키우는 건 너무나 편한 일이 아닌가? (물론 산책을 시키고 싶은 마음과는 별개로 몸은 편하다)
목욕을 시키고 싶다면 시켜도 된다. 또 살다 보면 고양이 몸에 뭐가 묻을 수도 있고, (본인이 아팠는데 옆에 있던 고양이 위에 토했다는 얘길 유튜브에서 들은 것 같기도 하다) 어느 날 고양이 털이 너무 떡 져 보인다든가, 우리 아이들처럼 목욕이 너무 시키고 싶어서 그냥 시키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럼 이걸 명심하자.
고양이를 씻길때 주의할 점
-일단 씻기기 전에 빗질부터 하자. 씻겨 놓고 나면 고양이는 자기 몸을 엄청나게 그루밍하는데 이 과정에서 털을 다 먹을 수 있다. 털을 먹고 헤어볼토를 하는게 큰 문제는 아니지만 그래도 빗질부터 하고 씻기면 아무래도 털을 덜 먹게 된다.
-고양이를 화장실까지 데리고 가는 것도 힘들 것이다. 간식으로 유인해보자. 평소에 욕실에서 간식을 주거나 해서 미리 욕실을 좋아하게 만들어 놓는 것도 방법이다. 간식만 먹고 튀는 애들도 많다는 점 주의^^
어쨌든 고양이를 욕실로 데려오는데 까지 성공했다면 이제 씻길 차례.
-고양이 대부분은 물을 싫어하므로, 고양이가 발버둥치다 실수로라도 나를 할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주의하자. (씻기다 젖을 거 같다고 나도 다 벗고 들어가는 사람은 없겠지? 옷을 입어야 덜 다친다) 아기 씻기는 것처럼 생각하고 아무 생각없이 했다가 상처투성이가 될 수 있다. 유튜브에 나오는 수속성 고양이들은 매우 드물다는 점을 명심하자.
-샤워기를 세게 틀어 머리부터 들이대면 고양이가 얼마나 놀라겠는가. 물줄기를 약하게 하고 서서히 적셔줄 것, 충분히 적셔줄 것. 고양이 털은 약간 방수(?)같은 느낌이어서 물이 잘 묻지 않는 털인데, 씻길 때도 겉에만 살살 하면 안되고 물을 충분히 많이 묻히고 헹굴 때도 속까지 충분히 헹궈 줘야한다.
-고양이 눈은 씻기면 안된다. 고양이 눈에 비눗물이 들어가거나 해서 눈병이 나는 경우가 매우 많다고 한다.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고 안씻기는게 좋은데 혹시라도 눈에 비누가 들어갔다면 잘 닦아주어야 한다.
-고양이를 씻길 때에는 좋은 비누를 사용해야 한다. 좋은 비누란, 고양이를 씻기는 용도로 나온, 성분이 좋은 비누. 헹구는 것의 중요성은 백 번 말해도 모자라다. 고양이는 씻고 나면 바로 자기가 그루밍을 해 댈 텐데, 목욕 용품의 안좋은 성분을 먹게 되는 셈이다. 좋은 비누로 씻기고 잘 헹궈주자.
-헹구고 나면 말리는 것도 큰 일이다. 최대한 수건으로 몸을 충분히 닦아주고, 드라이기로 말려줄 수 있는 한 많이 말려주자. 그런데 드라이기 소리를 싫어할 확률이 정말 높으므로, 무조건 세게 틀지 말고 고양이의 반응을 봐 가면서 소리를 조절해보자.
그런데 이렇게 까지 꼭 씻겨야 할까? 굳이? 수의사들이 씻기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말이다. 정말 해보면 알게 될 것이다. 씻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얼마나 다행인지.
우리는 1년 1개월동안 키우면서 지금까지 딱 2번 씻겼는데, 그러면 안되지만 아무래도 고양이를 막내 동생처럼(?)생각한 우리 애들이 씻기는 놀이(?) 쯤으로 생각해서 벌어진 일이었다. 나는 씻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말하며 이것은 놀이가 아니라고 이야기했지만 아이들의 호기심을 막을 수 없었다. 그래서 주의사항을 충분히 알려준 후, 난 그저 옆에서 지켜보기만 한다는 조건으로 씻기긴 했는데, 우리 큰애는 두 팔과 등이 다 스크래치가 났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잘 해내서 기특하기도 했다. 이 정도면 얌전한 것인지 비교 대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이 정도면 선방이라는 느낌? 두번짼 그보다 더 수월했고 상처도 팔 조금으로 줄었다. 물론, 안 씻겨도 되는데 왜 굳이 사서 고생을 하는 지 모르겠다.
참고로 씻겨놓으면 은은한 비누향이 나는데, 딱 하루다.
하루지나면 다시 원래의 우리 고양이 먼지의 향으로 돌아온다. (난 그게 더 좋다)
그 하루동안 먼지가 얼마나 그루밍을 하는지, 다시말해 얼마나 온 몸을 핥아대는지 보고 있으면 내 입이 다 아픈 기분이다. 왠만하면 씻기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