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인생의 비상구

세번째 이야기- 상상



익산에 있는 전라북도 교육연수원에 초청되어 가끔 강의를 가곤 합니다.

익산은 서울에서  꽤 먼거리이지요.

하지만 장거리를 운전하고 가서 제 강의를 좋아라해 주시는 연수생들을 만나면

피곤함이 달콤함으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시간이 맞으면 거리가  멀어도 전북교육청연수으로 강의를 가는데요


전라북도 익산에는 백제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유적지들 여럿 있습니다.

삼국시대 백제가 자리잡고 있었던 곳이기 때문인데요

연수원 아주 가까운 곳에는  우리나라 국보인 미륵사지 석탑이 있습니다.

백제 무왕때 창건된  이 석탑은  이전의 목탑에서 석탑으로의 변화과정을 보여주는 한국석탑의 시원이라고 합니다.

백제인들의 놀라운 미적감각과 공예기술을 담아내어 탁월한 가치를 인정받는 유산인데요

백제의  사찰이었던  미륵사터에 있는  석탑은 오랜 세월에 무너져 내려 거의 절반 정도만  남아있는 상태로 남겨져 있습니다.

반쪽 밖에 남아있지 않은,  허전함이 가득한 미륵사지 석탑을 보고 있노라면 많은 생각에 사로잡힙니다.

완성된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머리속으로 나머지부분들을  그려보기도  하고요

수많은 세월동안  그 시간들을 겪어내며  무너지고 깍아져야 했던 우리나라 역사의 모질고 힘든  시간들이  필름처럼 스쳐가며 잔잔한 감동도  파고듭니다.

미륵사지 석탑은 현재 남아있는 최대 석탑이며 가장 오래된 석탑이라고 적어놓은 석탑앞의  안내문을  읽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우리나라 유산에 관심없고 무지했는지  저 반성하게 합니다.



특히 석탑 내부 초석에서 사리장엄구도 발견되었고 석탑에서  백제시대의 사리봉안 방식과 탑건립에 따른 의식등도 살펴 볼 수 있는데요

실로  반쪽만 남아있는 이 석탑의 가치는 어마어마 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원래 모습은 9층이지만 복원 과정을 거쳐 6층으로 되어있는 미륵사지 석탑은  무언가 한없이 부족해 보입니다.

하지만 미흡함보다는 당당함과 묵직함 그리고 장엄함이 부족함을 채워주었습니다.

탑 주변에는 백제의 절터를 발굴하고  연구하는 노력을 지금도 진행하고  있다고 하네요


역사가 없다면 현재와 미래는 없습니다.

우리 조상들께서 남기신 문화 유산을  더욱 소중히 여기고 올바르게 알아야겠습니다.


미륵사지 석탑을 여러각도에서  렌즈로 담아봅니다.

무너져 내린 반쪽의 탑부분이 수천년전의 백제인들의  숨결로 안내합니다.

몇천년전의 역사의   문으로 말이죠 ..


프랑스 작곡가 중 20세기  인상주의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의 오케스트라  작품 <목신에의 전주곡>이 있습니다.

이 곡은 1865년 발표한 작가 말라르메의

“목신의 오후” 시에 감명을 받아 작곡된 관현악  작품인데요

요정 님프를 정복하고 싶은 그리스 신화속의 목신의 꿈이야기를 꿈과 현실을 오가며 펼쳐지는 몽상적인 느낌을 드뷔시의 새로운 음악언어로 표현하였습니다.

음악 화성과 구조의 색다른 접근으로 드뷔시의 독창적인 음악세계가 담긴 작품인데요


“나의 음악은 감정과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 느낌이나 분위기를 불러일으킨다.

대상을 직선이고 열정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다만 암시할 뿐으로 감상은 청자의 몫이다 “

-드뷔시-


작곡가 드뷔시의 말처럼  이 세상에 정답이 있을까요?

이상적인것 , 완벽한것,, 성공한 것..

모두 제각각입니다.

자신만의 인생의 무늬를  아름답게 조각하며  미완성의 삶을 완성합니다.

제가 인생에서 보아온 탑들 중에  반쪽밖에  남아있지 않은 미륵사지 석탑이  최고인 이유는 ,

바로  가능성이 무한한 출구가 있기 때문이니까요…





작가의 이전글 인생의 비상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