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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비상구

열번째 이야기-시선


사진을 찍는 취미가 생긴 이후  생긴 버릇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인물, 사물  그리고 풍경 등에 한번 더 눈길이 머물죠

그리고 텅빈  장소와 공간에도 의미를 찾으려고 합니다.

누구도  앉아있지  않은 어느 공원의 벤치, 어느 카페의 구석 빈 자리,  흔히 볼 수있는 어느 동네의 빈 골목길에서도..

그리고 매일 지나치는 횡단보도와 지하철역 입구 ,버스 승강장등

제 시선이 머무는 곳에 의미를 찾아봅니다.

무의미한 실체와 공간은 하나도 없는 듯 합니다.


음악이 연주될때에도 그리고  쉼표의 기호로 음악이 잠시 멈추는 고요한 순간까지도 모든 것이 아름다운 음악인것처럼 말이에요.

출사의 취미를 갖게 된 후 가장 좋은 점 하나가 바로  예전보다  관심과 애정의 시선으로 무언가를 보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저의  그동안의 무관심과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생긴 편견등을 반성하게 되었어요.

복잡한 여러 관계 속에 살고 있는  우리입니다.

오해와 편협한 생각들에서 벗어나 상대방을 조금 소중한 눈으로 쳐다보면 좋겠습니다.

그럼  기존의 꽉막힌 생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고의 문이 열리지 않을까요?


미국의 작곡자 존 케이지( John Cage 1912-1992)가 만든 곡이있습니다

바로 “4분 33초” 입니다.

제목도 특이하죠?

이곡은 어찌보면 그 시대 음악에 반향을 일으킨 문제의 작품이었습니다.

바로 4분 33초동안 연주자가 아무 연주도 하지 않는 곡이었는데요.

무대에 한 피아니스트가 걸어나오고 피아노 의자에 앉습니다.

관객들은 피아니스트가 손을 건반에 올려놓으며 시작되는 유려한 피아노 연주를 잔뜩. 기대하고 있지요.

하지만 피아니스트는 손목시계를 확인하고   4분 33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가

시간이 다 되니 인사하고 퇴장하는 퍼모먼스를 합니다.

만약 이 공연을 보러 갔다면 어땠을까요?

처음에는 “연주자가 왜 연주를 안하지, 혹시 무슨 문제가 생겼나? 암보한 악보가 생각안나는걸까” 등등 염려와 걱정으로 연주자를 바라봤겠죠.

그러다가 계속 아무것도 안하니까.. “내가 아무연주도 안하는 공연을 티켓을 사서 왔나?”하며 불만으로 웅성거리며 “티켓환불!”을 외쳤을거에요.

작곡가의 의도는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바로 “공연장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들이 (관객들 기침소리, 대화소리, 팜플렛넘기는 소리 등등) 모두 음악이다” 라는 다른 관점으로  음악이란 것을 본거에요.

그러면 존케이지는 왜 이런 생각을 갖게 되었을까요?

존케이지는 완벽한 방음시설이 된 연습실에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아무 소리도 안들릴거라 확신했던 이방에서 아주 미세한 소리를 듣게 됩니다.

존케이지는 생각합니다 “완벽한 무음은 없다” 라고요.


혹시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빈 스케치북을 바라본 적이 있으신가요?

텅 비워진 공간을 보고 있노라면 공간의 빛 으로  또는 여러 그림자들로

그리고 나만의 상상력으로  무언가를 그리고 채워지는 듯 합니다.

어찌보면 4분 33초 동안 음악은 연주되지 않았지만  그 공연장에는 다른 음악이 만들어 지고 있었던 겁니다.


이렇게 기존의 틀과 편견으로 부터 벗어나  조금만 다른 시선으로 눈을  돌려도,

이 세상은  신선한 다채로움으로 다시 채워질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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