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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비상구 26

best friend


저의 인생의 가장 찐 베프를 소개해 볼까요?

가장 오랜시간 함께 했고 앞으로 감히 영원할거라 이야기 할 수 있을 정도로

신뢰의 믿음이 강한 친구 말이에요.

나이는 좀,, 저보다  많습니다. 만난지는 23년 되었구요

처음 인연의 시작은  소개를 통해서 우연히 만났는데 , 한번 만남이 강렬했죠.

헤어지고 나서도 또 만나고 싶었으니까요.

솔직히 말하면 제가 홀딱 반했어요.

그래서 더 알고 싶고 그러다 보니 점점 계속 같이 있고 싶고..

한마디로 사랑이 시작된거죠.

제가 반한 이 친구와 함께  하려고 할때 주위에서 걱정을 해주시는 분들도 계셨죠

“너랑 성향이 안맞는다” 또는 “후회할지도 몰라” 등요.

하지만 한번 콩깍지가 씌었는데  누구 말이 제대로 들리겠어요?

 절대 놓치면 안된다는 강렬한 끌림으로 제 인생에 함께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쯤 소개를 하니, 정말 그 존재가 궁금해 지시나요?

저와 함께  동고동락을 하며 검은 머리 파뿌리될때까지 함께 하고 있는 찐친!

“바이올린” 입니다.

저의 베프 바이올린은 기쁠때나 슬플때나 희망일때나 절망일때나..

제 마음을 가장 잘 알아주고 있어요.


그럼 다투거나 싸우진 않냐고요?

왜요.. 엄청  이 친구 때문에 속상하기도 하죠, 원망스럽기도 하고요.

그리고 얄밉기도 합니다.

몇날몇일을  함께   잠도 못자고 식사도 거르며 작업했는데  아주 냉정하고 쌀쌀하게

돌변해 있을 때도 있지요 .( 무대에서 엄청연습한 부분들이  실수 했을때)

정말 그럴때는 너무 미워 어쩔 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처음에 함께 할때 엄청 힘들었지요.

나는 이 방향으로 하고 싶은데   그 친구는  그렇치 않아 설득하고 달래고..

그리고 제 친구가 원하는 방향으로 함께 가기위해 저를 변화시키는 시간들도 필요했지요.

이렇게 서로 맞추어 가는 힘든 시간이 지나, 지금은 !

이야기 한마디만 들어도 지금  서로의 상태가 어떤지 알아챌 수 가 있습니다.

저보다 나이가 많다고 했지요?

제 친구는 1796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났어요.(장수하고 있지요)

이탈리아 밀라노가 고향이다 보니  아직까지도 한국의 기온과 습도에 힘들어합니다.

겨울의 싸늘한 건조함과 여름의 사우나같은 찜통의 습기를 너무 힘들어하지요.

그때는 극도로 아주 예민해지기 때문에  저의  특별 보살핌이 필요합니다.

가끔 강의를  하면서 클래식 Q/A를 가질때가 있는데,

많이 하시는 질문 들 중 하나가 “연주하는 바이올린 가격이 얼마에요?” 입니다.

아무래도 바이올리니스트는 올드악기를  가지고 연주한다고  생각하시죠 그리고 악기들이 고가라고 생각들을 하고 계셔서

그런듯해요.

물론 제 바이올린도 고가입니다.

하지만 연주자에게 악기란,

자신의 모든것 , 자신의 영혼을 담아내는.. 존재이지요

그러니 악기의 가격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300여년전에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아 숨쉬며 누군가의 최고 보물이었던 제친구!

김수연이라는 바이올린 연주자와 함께 한평생을 살아갑니다.

그전에도 어느 바이올린 연주자의 가장 사랑하는 연인이었겠죠.

제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나서도 제 친구는 저에게 위로와 행복을 주었던 것처럼  

진정한 사랑을 나누어 줄겁니다.

저의 바이올린,

저를 숨쉬게 하는 공기이자  제가 살기위해 걸어가는 출구 입니다.

20세기 최고의 바이올린 연주자 오스트리아 출신인 프리츠 크라이슬러가 있습니다.

연주도 명품이었지만 그가 만든 바이올린 곡들 또한 너무 훌륭하죠.

비엔나에서 유행한 비엔나 왈츠 풍으로 작곡한 “사랑의 기쁨”이란 곡이 있는데요

이 곡은 “사랑의 슬픔”과 함께 모음곡집에 수록된 곡입니다.

사랑의 기쁨과 슬픔,

어찌보면 우리 인생사의 두 모습, 어두움과 밝음이 음악에 녹여 있습니다.

“사랑의 슬픔”의 가슴 아픈 사랑을 노래한 곡도  절망속에 용기와 희망이

그리고 “사랑의 기쁨” 작품 속에 행복가득한 사랑의 선율 속에서도 그리움과 눈물이

모두 오버랩됩니다.

우리의 삶은  절망과 환희의 마침표는 없습니다.

슬픔의 어딘가에 기쁨이 ..

행복 어딘가에 아픔이 있기 때문이니까요.

오늘도 저의 영혼의 단짝인 바이올린과 함께

저의 기쁨과 슬픔을 연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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