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3. 11.
짝꿍이 출장에서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내 기분은 여전히 바닥을 기고 있다.
뭐가 문제일까.
그냥 다 귀찮다.
일하기도 싫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귀찮고, 그냥 어딘가에 짱 박혀서
조용히 숨어 있고 싶다.
들려오는 웃음소리에 동조할 에너지도 의향도 별로 없다.
이런 기분은 나도 불편하다.
집에 일찍 도착했지만
리클라이너 의자에 앉아 유튜브만 보다가
황급히 요가를 하러 갔다.
오늘은 인&양 요가 시간.
처음에는 인요가로 충분히 시간을 들이면서 어깨를 풀었다.
한 동작에 3분씩 머물면서 나는 마음속으로
'제발 나를 도와달라'라고 되뇌었다.
요가를 하고 집에 돌아가 짝꿍의 얼굴을 봐도 여전히 기운이 없다.
결국 짝꿍 앞에서 또 울어버렸다.
뭐가 문제일까.
회사에 다니지 않으면 해결될 문제일까?
20대에 배당금으로 파이어한 청년의 이야기와
50대에 이미 파이어 족으로 살고 계신 유튜버 히피이모님의 이야기 사이에
나는 어정쩡하게 서있다.
(히피이모님은 우울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베트남으로 장기 여행을 떠나신다고 했다.)
내 몸 건사하기 위해 나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돈 버는 것...
그것은 숭고한 일이다. 내 삶에 책임을 지는 일이기도 하고.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하루가 다르게 시들어가는지 모르겠다.
감사하면서 즐겁게 살고 싶은데... 지금은 어째서인지 그럴 수가 없다.
하루하루 그냥 묵묵히 살아나가다 보면 해결될 일인지...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위로라도 좀 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