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야구, 나만의 매력
나는 소심하고, 늘 위축되어 있던 I형 성격의 사람이었다.
야구를 하면서도 늘 남의 시선에 갇혀 살았다.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언제나 외쳤다.
“나는 나의 야구를 하고 싶다.”
누가 뭐라 하든,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과정과 결과.
그게 내가 원했던 진짜 야구였다.
그러나 현실 속 나는 늘 남을 위해 운동했다.
감독의 눈치, 코치의 평가, 팀의 기대 속에서 나의 플레이를 맞춰야 했다.
물론 운동선수는 타인의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그 평가에 휘둘려 나 자신을 잃어버린다면, 그건 더 이상 ‘내 야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운동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매력’**이라고 믿는다.
여기서 말하는 매력이란 특별한 기술이나 화려한 기록이 아니다.
그 사람만의 고유한 색, 그 사람만의 존재감이다.
마치 꽃이 가만히 있어도 벌이 자연스레 찾아오는 것처럼,
운동선수는 그 존재만으로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어야 한다.
그 힘은 억지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자기만의 길을 걸으려는 태도에서 나온다.
나 역시 그런 매력을 가진 선수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늘 다짐했다.
언제, 어디서, 어떤 이유로 유니폼을 벗게 되더라도,
그 순간만큼은 후회 없이, 당당하게, ‘나 자신’으로서 떠나고 싶다고.
내 야구가 끝나는 날, 남을 위한 야구가 아니라
오롯이 나의 야구를 했다는 확신 속에서,
환하게 웃으며 마지막을 맞이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