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아이를 만났을 때의 감동과 감사했던 그 마음을...자꾸만 잊게 된다
아이들에게 함부로 대하다가
가족들로부터 자주 소리를 듣는다.
어제 오후에도 남편에게 한 소리 들었다.
나도 모르게...
내 기분 그대로를 아이들에게
투영하곤 한다.
내 기분에 따라 잘 해주고, 화내고, 짜증내고!!!
그저 건강하게만 세상에서 만나자...
뱃속에 있을 때는 그저 그것만 바랬었다.
이젠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는 것은 기본이요
"말 잘 들어라..."
"이건 왜 안 하니...?"
조금 더 열심히 하라고 더 똑똑해지라고
자꾸만 간섭을 하게 된다.
"그게 뭐예요?"
"아기 옷이야"
"그게 내 옷이었어요?"
"그럼, 네가 얼마나 작았었는지 알겠니?"
처음 아이들이 태어나던 날
너무 작고 연약하고 예뻐서
만지다 부서질까 봐
기저귀도 못 갈았더랬다.
"내가 아기였을 때는 뭘 먹었어요?"
"오랫동안 젖을 먹었단다."
"사과는 그럼 안 먹었어요?"
"그럼, 넌 처음에는 이가 하나도 없었는걸."
이젠 그 이도 다 빠지고
새로운 이가 다섯 개나 났다.
"널 정원에서 잃어버렸던 일이 생각나네.
넌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몰라.
잔디밭을 기어서 어느 새 금방 꽃밭으로 간 거야."
마트에서 약 5분간 아이가 눈에 띄지 않았을 때
그 짧은 시간 동안 심장이 너무 뛰어서
그대로 멎을 것만 같았다.
"아빠가 그 빨간 아기 욕조에서 널 씻어 주곤 했어.
네가 인형을 목욕시키는 것처럼 말이야."
이젠 함께 목욕하기엔 민망할 나이.
찜질방에 가도 이제 남탕, 여탕으로 나누어 데려간다.
늘 빨리 자라라...
"언제 클래?"
"엄마 좀 그만 찾아...!!!"
"네가 알아서 해...!!! "
"그럼 내가 좀 편해질 줄 알았다."
이제 아이들은 많이 자랐고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일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렇게 점점 편해지고 있는데
여전히
아니 예전보다 많이
난 아이들에게 화를 내고
더 많은 것을 바라고 있다.
제목: 내가 아기였을 때
글, 그림: 캐서린 안홀트
펴낸 곳: 한솔교육 - 동화나라 페스티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