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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지킴이K May 18. 2016

나의 안일함을 새삼 깨달을 때

세상에는 참 재주 많은 사람이 많다, M's프리마켓


정말 오랜만에 프리마켓에 참여했다. 작년에 추워질 때 몇 번 나가서 텃세 좀 당하고 고생한 이후로 한동안 프리마켓에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내가 그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사이에 사람들은 여전히 바쁘게 움직였고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덕분에..'이런 거 만들어 볼까?' 나름 아이디어를 내서 궁리하다 검색해보면 이미 매우 훌륭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져서 판매되고 있다. ㅡㅡ;;









이번에 나는 요런 애들 데리고 프리마켓에 참여했다. 작년에 남편님이 애써 꾸며주신 쇼핑몰 제대로 운영도 안 해보고 바로 셔터 내리고 남은 것은 비루한 미싱 실력과 원단들이었다. 지극히 사회적인 인간인 나는 혼자 하는 쇼핑몰 보단 직접 나가서 사람들과 어울리고 구경할 거리 많은 프리마켓이 훨씬 더 체질에 잘 맞는다.





21살 최연소 셀러....!!! 드라이플라워 디퓨져, 캘리그래피 엽서 '에브리데이'

난 21살 때 뭐했지...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지존 찍고 다닐 때였나? 신촌에서 친구들 선배들과 어울려 밤새 술 마시고 5차째의 감자탕집에서 동트는 거 확인하고 그랬던가? 생산적인 일도 아닌 술과 게임으로 그 아까운 나이를 보냈던 철없던 나로썬 이리 열심히 사는 어린 친구들 보면 참 반갑고 기특하다.



주말에 무거운 짐 들고 프리마켓 나가는 길 버스에서 내릴 때 다리를 다쳤단다. 핑계 김에 프리마켓 펑크 낼 수도 있는데  그 다리를 이끌고 참여했다. 참...그 나이의 나에겐...아니 지금의 나에게도 잘 찾아보기 힘든 책임감 있는 모습니다.







요즘 다욧 때문에 잘 못 먹는 내 살앙...맥주...와 꼭 어울리는 건어물...'인어아가씨' 입은 버터구이 오징어를 원하였으나 칼로리 생각해서...어마무시 하게 큰 문어다리로...사실 문어다리가 더 칼로리가 적은지에 대한 과학적인 지식 따위는 없지만 그래도 문어다리로 골랐다.







참여 셀러 모두에게 향긋한 선물을 돌려주는 통큰 센스...'달레보드레 공방' 역시 선물은 늘 기분이 좋다.







내 옆 자리...짝궁? 해피쏘잉? 맞죠잉?? 짝궁이라 이름 외웠다. 힐끔힐끔...조카한테 선물할 거즈 이불이며 인견 이불들...사고 싶었는데...소심한 내 지갑...!!! ㅜㅜ 못 열었다. 좀 후회된다.





'캘리 제이 공방' 아...나도 공방 갖고 싶다. 악세사리에 큰 관심이 없는 엄마와는 달리 화려함을 추구하는 내 딸냄을 위한 팔찌랑 반지...살까말까 망설이는 사이에 플마가 끝났다. 특히..작은 알갱이로 만든 진주 반지는 칭구들과 함께 하라고 사주면 좋아할텐데...내내 생각만...!!!





메추리알 먹고 싶당. 묵사발도 먹고 싶고...오늘 저녁 뭐 해먹지? 라는 고민 잠시 접게 해주는 '찬찬찬' 역시 엄마들에게 인기 짱~!!!




'그리팟 공방' 헐...이런 재주는 하나님이 특별히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주는 건가? 내가 제일 부러운 사람이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 블로거로 치면 웹툰 포스팅할 수 있는 사람이다.




내가 원래 화초 좀 키운다면 키우던 뇨자인데...최근 화초들이 다 죽어나간다. ㅠㅠ 얼마 전 화훼단지에 가서 구매했던 네 개의 다육이들 중 세 포기를 모두 보내고 그나마 남은 큰 다육이도 잎이 다 떨어져 시들시들...키우고 픈데...다시 다육이를 키울 엄두가 안나네. '브라운바스켓' 셀러님의 조언에 따라...선인장...!!!!  겟겟겟~!!!!






딸냄이 언젠가부터 '엄마...나 마카롱이 어떤 맛인지 궁금해.' 이쁜 모양에 끌린건지...하여간 입맛은 고급 져가지고. 그 맛이 왜 궁금하다니? 그래...이 참에 함 먹어보든가. 일산에서 가장 맛 좋은 '써니케이크' 수제 마카롱이라더라. 기왕에 먹어보는 거 맛난 거 먹어야 좋은 인상으로 남지. 아까워서 나는 못 먹고 아이들 먹을 때 한 입씩 살짝 뺏어 먹는 소심함...하나도 안 달고 맛있다. 여긴 맛도 맛이지만...셀러분들 스웩 완전 대박!!! ㅋ





내가 아는 사람 중...가장 부지런하고 생활력 추진력 짱~인 내 동생 '떡 만드는 엄마'이자 탄현 블럭업 사장님. 솜씨도 좋고 마음씨는 더 좋은 M's 플마 주최자!!! 실은 첫날이라 전혀 기대 안 했다. 내가 가져간 물건 하나도 못 팔아도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참여했다. 다만 그럴 경우 마음 약한 이 동생이 내내 노심초사, 안절부절 못할텐데...그 모습 보는 게 너무 힘드니까, 그러니까 잘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내 마음이 더 쪼그라들었다. 결론은!!!! 역시...노력은 배반하지 않는다.





예전 매장 방문할 때마다 지갑 탈탈 털리던 '드리밍J'  프리마켓까지 와서 또 지갑 털림. ㅋㅋ 티셔츠 2개에 에코백 쇼핑!!!! 여름에 매기 딱 좋은디 왠지 남편님이 탐 내셔서 주말에는 뺏길 수도 ㅡㅡ;; 빨강 하나 더 살까?





요기는 내 자리~!!! 무겁게 갔다가 가볍게 돌아갈 판이었는데 샤핑을 좀 하긴 했다. ㅋ  내 새끼들이 많이 떠나가서 아쉽지만 언제까지나 끼고 살 수는 없으니 행복을 빌어줄 밖에...^^ 가서 부디 니들 몫 잘 하고 애미 욕먹이지 말고 살아야한다!!!!



어제 프리마켓에서 느낀 점...사람들은 참 재주가 많다. 그리고 부지런하다. 센스 넘치는 사람 정말 많다. 나만 빼고 다 노력한다. 그러니깐 나도 더 노력해야 겠다. 좀 그만 편하게 지내자고. 그니깐 살찌징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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