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양치기가 있었습니다. 날이 저문 어느 저녁, 그는 버려진 낡은 교회 앞에 다다르게 됩니다. 오래된 그 교회의 건물은 지붕은 무너졌고, 성물 보관소 자리에는 커다란 무화과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습니다. 양치기는 그곳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마음먹었지요. 그는 그날 밤 꿈을 꾸게 됩니다. 지난주에도 꿨던 바로 그 꿈이었죠. 꿈속에서는 한 아이가 나왔습니다. 그 아이는 그를 이집트의 피라미드로 데려간 뒤 이렇게 말합니다.
“만일 당신이 이곳에 오게 된다면 당신은 숨겨진 보물을 찾게 될 거에요.”
그 꿈을 꾼 후 양치기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양을 팔고, 보물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납니다. 양치기의 이름은 산티아고. 바로 소설 ‘연금술사’의 이야기입니다. ‘연금술사’는 파울로 코엘료의 대표작입니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연금술사’에 나오는 마법 같은 이야기들은 그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입니다. 작가는 젊은 시절 연금술에 푹 빠져 있었고, 실제로 연금술사들을 찾아다녔다고 합니다.
소설 ‘연금술사’에서는 카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더 나아가 마케팅에 대한 방법도 나오죠. 산티아고는 전 재산을 팔아서 바다를 건너 아프리카 땅으로 갑니다. 그는 거기에서 사기를 당해 도착하자마자 빈털터리가 되고 말죠. 빈털터리가 된 그는 언덕에 있는 한 크리스털 가게 앞에서 멈췄습니다. 먼지가 소복히 쌓인 크리스털 그릇들을 보던 그는 가게 주인에게 제안을 하게 되죠. 그릇에 있는 먼지를 닦아 드릴 테니 품삯으로 먹을 것을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사장은 침묵으로 동의를 표했죠. 산티아고는 진열대에 있는 그릇들을 모두 깨끗이 닦았습니다. 그사이 손님 둘이 와서 크리스털 가게를 몇 개 사갑니다. 크리스털 가게의 사장은 그 장면을 보고 좋은 ‘표지’라고 생각하여 산티아고를 채용하게 됩니다.
크리스털 가게는 30년이나 넘게 비탈진 거리의 꼭대기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 가게는 예전에는 손님들로 북적였었던 곳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옆 도시가 더 커지면서 손님들의 왕래가 뜸해졌습니다. 이제는 가게에 오는 사람도 거의 없었죠.
산티아고는 크리스털 가게에서 일하면서 급여와 판매 수당을 받았습니다. 그는 사장에게 여러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처음 제안은 바로 바깥에도 진열대를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바깥에 진열대를 만들면 언덕 밑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바로 산티아고의 생각이었습니다. 주인은 처음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만약 바깥 진열장에 있는 크리스털 그릇을 손님들이 깰 수도 있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산티아고는 그런 위험은 감수해야 한다고 주인을 설득했습니다. 산티아고가 오고 나서 장사가 잘되기 시작했기에 사장은 그의 말대로 바깥에 진열장을 두게 됩니다. 산티아고의 예상대로 진열대는 손님을 더 많이 불러 모았습니다. 두 달이 지난 어느 오후. 산티아고는 언덕 위에서 한 남자의 불평을 듣게 됩니다. 그 불평은 비탈길을 힘들게 올라왔는데 목을 축일만 한 곳이 하나도 없다는 불평이었습니다. 산티아고는 그 불평을 듣고 바로 상점으로 돌아가서 사장에게 말했습니다.
“언덕을 올라오는 사람들을 위해 차를 팔면 어떨까요?”
“이 근처엔 차를 파는 곳이 이미 많이 있네.”
“우리는 크리스털 잔에 차를 파는 거예요. 사람의 마음을 가장 강하게 끌어당기는 것은 바로 아름다움이거든요.”
산티아고의 제안은 파격적인 것이었습니다. 크리스털 가게에서 팔고 있는 비싼 크리스털 잔에 음료를 넣어서 팔자는 제안이었죠. 크리스털 가게의 사장은 그 제안도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제 크리스털 가게는 언덕 위의 카페로 변했습니다. 산티아고는 비싼 크리스털 잔에 시원한 박하차를 담아 팔았습니다. 사람들은 예쁜 크리스털 잔에 담겨 나오는 차를 마시러 가게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힘들게 올라온 언덕 덕분에 차의 맛은 몇 배나 배가 되었죠. 크리스털 잔에 차를 마시던 손님들은 그 잔과 동일한 상품들을 사가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가지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차는 역시 크리스털 주전자로 우려야 더 맛있다는 소문부터 동양에서는 크리스털 잔의 마법 같은 효능이 있다는 소문까지. 그 이후 크리스털 잔에 차를 담아 파는 가게가 주변에 많이 생겨나게 됩니다. 하지만 그 가게들은 언덕 위에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언제나 파리만 날렸죠. 가게와 카페가 바빠지면서 주인은 점원 2명을 더 고용해야 했습니다. 크리스털 잔과 엄청난 양의 차를 속속 들여놓았지만 새로운 것에 목말라 있는 사람들 덕택에 팔리는 데는 잠깐이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소설 ‘연금술사’에 나오는 카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장사에서 가장 중요한 첫 번째는 누가 뭐라고 해도 ‘생존’입니다. 생존을 해야 그다음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30년 동안 장사를 하던 크리스털 가게는 상권이 바뀌면서 이 생존이 불명확해졌습니다. 카페는 상권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물론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겠지만 카페는 더 심하다고 할 수 있죠. 우리는 맛집을 찾으러 도시와 도시를 건너갈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카페는 어떨까요? 카페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유는 맛집을 찾은 후 그 주변에 있는 카페를 찾기 때문입니다. 생존 다음에 중요한 것은 바로 ‘성장’입니다.
고객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서는 ‘대의’와 ‘명분’이 필요합니다. ‘대의’란 카페가 존재하는 이유이고, ‘명분’은 고객들이 그 카페에 와야만 하는 이유를 말합니다. 모든 비즈니스는 고객을 위해 존재합니다. 고객의 니즈와 원츠를 채우는 것이 바로 비즈니스의 핵심입니다.
카페의 기본적인 대의는 ‘맛있는 커피와 음료를 편안한 공간에서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 간단한 한 줄을 가지고 ‘어떻게’라는 것을 고민하는 것이 바로 카페 장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객들에게도 그 카페에 방문해야 하는 ‘명분’을 줘야 합니다.
산티아고는 ‘비싼 크리스털 잔에 시원한 박하차’라는 명분을 주었습니다. 이 명분은 화제성이 된다. 화제성. 즉 고객들이 이야기할 무엇인가가 카페에는 있어야 합니다. 스타벅스가 지금처럼 커질 수 있었던 이유도 화제성 덕분입니다. ‘카페 안에서 앉아서 먹는 커피를 들고 다니면서 마신다.’라는 화제성이었죠. 이 화제성을 만들기 위해 스타벅스 직원들은 출퇴근할 때 테이크 아웃 컵을 손에 쥐고 다녔다고 합니다.
그럼 화제성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먼저 우리 카페가 손님들에게 어떻게 소개될지를 고민해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너무 많은 것을 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가지면 충분합니다. 딱 한 가지! 물론 그것에 대한 고민은 사실 처음에 말한 ‘대의’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손님에게 소개될 어떠한 것을, 즉 브랜딩 포인트를 찾았다면 그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손님들이 자발적으로 소문을 낼지를 고민해보는 것입니다. 산티아고는 크리스털 잔에 음료를 담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있어서 이 크리스털 잔은 과연 무엇일까요?
명쾌한 답을 내리고 글을 마치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는 법입니다. 방법이 수천, 수만가지이기 때문이죠. 방향만 제시할 수 있을 뿐입니다. 소설 ‘연금술사’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합니다. 과연 산티아고는 자신만의 보물을 찾을 수 있을까요? 작품 속 크리스털 가게처럼 손님이 북적이는 그런 카페가 되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