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10.1법칙
“10.1 법칙이요? 처음 들어보는 법칙이에요.”
“처음 들어봤어요? 10.1 법칙을?”
“네... 처음 들어봤어요. 엄청 유명한 법칙인가요?”
“그렇죠. 이 법칙은.. 제가 만든 법칙이니까요. 하하하하”
정사장은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10.1 법칙이란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법칙이에요. 우리가 어떤 가게에 갈 때의 기대치를 10이라고 가정 해봐요. 그 10은 가격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죠. 하지만 여전히 10점 만점에 10점인거에요. 예를 들어 분식점에 갈 때의 10점과 고급 레스토랑에 갈 때의 10점 같다고나 할까요? 우리는 어디를 가던지 기대치라는게 있어요. 그리고 그것을 경험한 후 그것에 대해서 주관적인 점수를 매기는 것이죠. 10점에 가까울수록 만족이라고 해요. 10점에서 멀어질수록 불만족이 되는 것이죠. 이 점수는 1,000원짜리 김밥을 먹을 때도 10점 만점의 10점이고요. 12만원짜리 스테이크를 먹을 때도 10점 만점의 10점이죠. 10점 만점의 10점을 우리는 만족이라고 불러요. 그럼 감동은 언제 올까요? 불만족에서 만족까지의 거리가 10점이라면, 감동은 10점 넘어부터의 점수부터는 감동이 되요. 10.1이 되면 고객들이 감동을 하는 것이죠. 11점까지 될 필요가 없어요. 단 0.1만큼만 더 나아가도 고객은 감동을 하게 되는 것이죠.”
“아~ 그래서 10.1 법칙이군요.”
“10.1 법칙만 기억하고 있어도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어요. 만족까지는 정해진 매뉴얼로 가능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정해진 매뉴얼 외의 다른 것이 필요한 것이죠. 매뉴얼에 묶이면 안되요. 매뉴얼은 말 그대로 기본을 말하는 것이지 최종 종착지가 아니니까요. 10.1 법칙을 알고 있는 사장들, 혹은 직원들은 고객의 마음을 얻을 수 있죠. 10을 넘어간 10.1부터는 고객들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그 가게를 기억하게 돼요. 우리가 하고 있는 모든 마케팅과 홍보활동은 모두 고객들의 기억에 남기 위한 것이죠. 기업들은 고객들의 기억에 남기 위해 엄청난 돈을 쓰고 있잖아요. 기억에 남으면 뭐가 좋아질까요? 구매 확률이 높아지고, 구매 확률이 높아진 후 고객들이 만족하면 다시 구매. 즉 재구매와 재방문이 일어나는 것이죠. 아까 말했던 장사의 본질 말이에요. 재미있는 것은 우리가 기억을 하는 방법이에요. 우리의 기억은 모두 감정과 연결되어 있어요. 지혁 사장님도 어떤 기억이든 떠올려보세요. 그 기억은 반드시 어떤 감정과 함께 연결되어 있을꺼에요. 감정이 들어가 있지 않은 기억은 오래가지 않기에 오래된 기억일수록 강렬한 감정과 함께 묶여 있는 것이죠.
그러면 이것을 반대로 장사에 적용할 수도 있겠지요. 고객들이 우리 가게를 오래도록 기억하게 만들고 싶다면 만족을 넘어 하나의 감정. 즉 감동을 주면 되요. 감동을 주는 포인트는 거대한 것이 아니라 10점을 넘어선 0.1점이라는 것을 알아야 되요. 아주 사소한 것도 10점을 넘는 순간부터 고객들에게는 감동을 다가서는거죠. 물론 10점이라는 기본이 되어있지 않다면 결코 10.1이 될 수 없겠죠. 음식점이라면 당연히 음식이 맛있어야 되고, 매장은 청결해야 되겠죠. 그것은 기본이에요. 그 기본 이후의 0.1점을 찾아내는 것은 바로 오너의 몫이죠.”
“일리가 있는 말씀이네요. 그러고보니까 기억에 남는 가게들은 모두 사장님이 말씀하신 그 0.1이 있는 가게였던거 같아요. 그럼 우리의 카페의 0.1은 어떻게 찾아야 될까요?”
“그 0.1은 대부분 우리가 말하는 서비스에서 나와요. 그럼 서비스가 무엇인지에 대해 먼저 생각해봐야겠죠. 서비스라는 단어만큼 여러 의미를 가지고 있는 단어도 없을꺼에요. 그렇죠? 그럼 서비스란 무엇일까요?”
“음.. 갑자기 물어보시니까.. 서비스란 무엇인가를 주는거 아닌가요?”
“그렇죠. 무엇인가를 주는 것도 우리가 서비스라고 부르죠. 사실 그건 서비스보다는 덤이라는 개념이 더 맞겠죠. 다른 의미는 무엇이 있을까요?”
“음.. 친절한거요?”
“비슷해요. 서비스는 여러 가지의 모습이 있겠지만 가장 명쾌한 정의는 바로 ‘고객이 배려받고 있다고 느끼는 모든 행동’ 일꺼에요.”
“듣고 보니까 그런거 같아요. 고객을 배려해주는 가게나 브랜드를 보면 내가 서비스를 잘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거 같아요.”
“그렇죠. 그럼 성공적인 서비스란 무엇일까요?”
“성공적인 서비스라.. 음.. 고객을 잘 배려해서 고객이 다시 오는 것인가요?”
“맞아요. 서비스를 하는 것은 장사의 본질인 재방문 때문인거죠. 그러니 성공적인 서비스는 바로 고객들을 다시 오게 만드는 모든 행동을 말해요. 어떤 행동을 하던지 고객이 다시만 온다면 그것은 성공적인 서비스인거죠. 반면에 어떤 행동을 했는데 그것이 고객을 다시 오지 않게 만든다면 그것은 실패한 서비스가 되는 것이죠. 아까 성공의 본질에 대해서 말했죠.”
“네. 성공의 본질은 행복이고, 행복은 기분이 좋은 것이라는 말씀 말이죠.”
“그렇죠. 그럼 성공적인 서비스도 마찬가지에요. 고객이 우리를 만나기 전보다 우리를 만나고 나서 기분이 조금이라도 좋아졌다면 그것은 성공인 동시에 성공적인 서비스인거죠. 잘 생각해봐요. 우리가 맛있는 커피를 마시면 무엇이 좋아질까요?”
“맛있는 커피를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요.”
“카페에 가서 좋은 음악을 들으면 무엇이 좋아지나요?”
“좋은 음악을 들어도 기분이 좋아지겠죠.”
“매장의 직원이 친절하게 나를 배려해주면 무엇이 좋아지나요?”
“그것도 역시 기분이 좋아지요. 어떤 말씀인지 알겠어요.”
“그래요. 모든 것은 우리의 기분과 연결되어 있어요. 그리고 외식업과 서비스업은 특히나 고객들의 기분을 좋게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가 승패를 가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거죠. 그럼 고객들의 기분을 좋게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만나게 되요.”
“음... 고객들의 기분이 좋으려면.. 제가 먼저 기분이 좋아야겠죠?”
“맞아요. 고객들에게 기분 좋은 서비스를 하려면 가장 먼저 나 자신이 기분이 좋아야 되요. 나는 불행하고, 기분이 좋지 않으면서 고객들에게 좋은 기분을 주겠다는 것은 망상에 가까워요. 남에게 친절하려면 먼저 자신에게 친절해야 되요.”
오후의 햇살이 가게로 떨어지고 있었다. 멀리서 정사장님의 딸인 희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빠~~~ 여기 와서 같이 술래잡기해요.”
정사장님은 싱긋 웃으면서 자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우리 공주님이 저를 부르네요. 오늘은 제가 제 생각을 너무 많이 말한거 같네요.”
“아니에요. 정말 좋은 시간이었고, 많이 배운 시간이었어요. 감사해요.”
“다행이네요. 종종 놀러오세요. 강쌤도 조심히 들어가시고요. 다음에 갤러리에 놀러 갈께요.”
강쌤과 지혁은 옷을 챙겨서 정사장과 함께 매장 밖으로 나왔다.
“지혁 사장님. 가장 중요한 것은 지치지 않는거에요. 그게 가장 중요해요. 늘 자신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세요. 1억이든 100억이든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에요.”
“네. 선배님. 명심하겠습니다.”
차가우면서 신선한 공기가 뺨에 닿았다. 지혁은 문뜩 행복해지는 기분을 느꼈다.